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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예전에 재수하면서 이쪽 미술 학원 다닐 때, 5월에 날씨 좋고 벚꽃 피고 그러면 친구랑 둘이 홍대 앞을 막 탐험했었는데, 진짜 완전 좋았어요. 그 때 홍대 바로 앞에 “글로벌 고시텔”에 살았었거든요, 제 방이 ‘로’자 바로 위에 있어서 친구들이 ‘로방’이라고 불렀는데, 요만큼, 쬐금 열리는 창틈 사이로 봉숭아도 키우고 친구들도 자주 놀러오고 그 시절이 저는 제일 행복했던 것 같아요." - H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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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어제는 회사 워크샵으로 부산에 내려갔다. DC 이전 건으로 협력업체와 미팅을 했는데, 마지막 (형식적인) Q&A 시간에 뭐라도 좋으니 하나라도 질문을 받고 식사 장소로 옮기자고. 그동안 한 마디도 안했기 때문에 뭔가 말해야 하는 순번이 되어버려서, 근처에 원전이 있는데, 문제 발생 시 대책이 있는지 물었다. 그제서야 다들 가방을 주섬주섬 챙기며, "뭐, 다 죽어야죠 ㅎㅎㅎ"라는 식으로 자리가 정리되었던 것 같다. 

다음 날 아침, 회사 동료들은 모두 서울로 올라가고, 혼자 기차 시간을 변경하여 부산에 남았다. 쨍쨍한 가을 햇볕과 높은 구름, 적당한 바람... 부산 U-byke를 타고, 핸드폰 스피커로 흘러나오는 Polaris의 <레몬>과 <남풍>을 따라 부르며, 오랜만에 부산을 만끽했다. 다음 달 예정이었던 카페 공중캠프 10주년 기념 Polaris의 공연을 더욱 기대하게 되었던 것도 같다.

한편으로는 어느 새 홍콩처럼 변한 마린시티의 스카이 라인과 전날 KTX에서 읽은 기사("통유리의 저주? 해운대 초고층 아파트의 비밀"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69408 )를 떠올리면서, 다리 건너편까지 해운대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다가, 아래 사진의 풍경을 마주쳤다.

멀리 언덕 위에서 보았을 때는, 빨간 등대와 노란색 크레인, 낡은 배들과 그 너머의 고층 아파트들이 마치, 구룡마을의 판자집에서 바라본 타워팰리스와 같은 느낌이었다.

처음엔 너무 익숙하고 상투적인(?) 풍경이어서 (굳이 사진으로 남길 생각도 안하고) 지나쳐 가려고 하다가, 

저 '선진' 배의 그늘에서 (아예 돗자리를 깔고) 놀고 있는 아이들을 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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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말하는 것처럼, 고시원에는 불행하고 우울한 삶만 있는 게 아니다. 마찬가지로 저곳에도 "겉모습을 쫓고 허영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만 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쪽방촌에도 타워팰리스에도 그 어디에도 삶과 사랑과 투쟁, 희망과 절망이 존재한다."

2013.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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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리듬을 믿고(この胸のリズムを信じて)", "우리는 걷는다 단지 그뿐(ぼくらは步く ただそんだ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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