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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자_ 저희가 이번 라운드테이블을 공중캠프에서 하는 것도 의미가 있는데요. 공중캠프 역시 자치적으로 오랫동안 이 공간을 꾸려오셨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제4의 패널 같은 존재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질문 하나 해주시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고엄마(공중캠프 스탭)_ 공중캠프 커뮤니티가 오늘로 5407일째가 되었네요. 갑자기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이 커뮤니티가 처음 생기게 된 계기였던 피쉬만즈(fishmans)의 가사 중에 “약속하지 않아, 지름길로 가지 않아!”라는 가사가 있는데요, 이 문구가, 아까 말씀해주신, 저희가 버티고 있는 노하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어제 공중캠프 계좌 잔고가 바닥나서 긴급하게 제 통장에서 500만원을 입금하긴 했는데요. 

(일동 웃음)

고엄마(공중캠프 스탭)_ 다음 주가 여기 카페 공중캠프 11주년이라 기념행사가 있어서요. 어쨌든, 이미 많은 분들께서 말씀해주시고 질문하셨던 것처럼, 저희도 비슷한 고민을 해왔어요. 어떻게 하면 적당히 먹고 살면서도 재미있는 일을 할 수 있을까? 그게 뾰족한 해결책이 없기 때문에 문제지만요. 그래도, 적어도 타협하고 싶진 않다, 당위로만 활동하고 싶진 않다, 이 정도는 이제 우리들도 알고 있잖아요. 그럼 이제 질문은, 타협하지 않고 당위로만 활동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지속할 수 있을까가 되는 걸까요?

식상한 비유긴 하지만, 까만 봉다리가 머리에 꽉 씌여진 채로 조여져 있어 숨도 쉬기 어려운 세계에서, 작은 바늘구멍 정도의 숨구멍을 만드는 일. 개인적으로 그 정도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엠선생이 말한대로 낮에는 낚시도 하고 소도 몰고 저녁을 먹고 나서는 비평도 하면서, 어부로도 목동으로도 비평가로도 살지 않는 삶을 사는 것. 그 정도는 지금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또, 과거의 사례를 잘 활용하는 것도 필요한 것 같아요. 공중캠프도 마찬가지인데, 96년도에 신촌이 지금의 홍대 같았을 때 땅값이 너무 많이 올라서 연대 앞에 있던 ‘오늘의 책’이라는 인문사회과학서점이 월세가 갑자기 10배 정도 올라서 쫓겨났던 적이 있어요. 그때는 핸드폰이 없었기 때문에 ‘오늘의 책’에 있는 메모판에서 서로의 동선을 확인했었어요. ‘오늘 기계공학과 얘들은 여기서 술을 마시는구나’ ‘가서 좀 얻어먹을까’. 그런 곳이 사라진다고 하니까 학생들이나 교수들, 졸업생들이 돈을 모아서 조합 식으로 새로운 ‘오늘의 책’을 만들었어요. 지하에는 까페도 만들어서 술도 마시고 세미나도 하고. 근데, 그 공간이 4년 정도 후에 폐점을 결의하게 되었어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앞서 여러분들이 말씀하신대로, 삼각형 형태의 꼭지점이 있는 조직형태가 한 원인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지금 참세상 말고 예전 PC통신 시절에 참세상이라는 온라인 공동체가 있었는데요. 비슷한 사례로 볼 수 있어요. 그렇게 사라지는 공동체들을 보면서 ‘이게 왜 이렇게 없어져야 했을까?’라는 고민이 많았어요. 물론, 공동체에 따라 삼각형 구조가 더 적합할 수도 있겠지만, 공중캠프의 경우는 가능한 꼭지점이 없는 원형적-수평적인 구조가 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리고 학생일 때는 졸업하면 아까 ㅊㅇ이 얘기했던 것처럼, 지금 하는 활동을 후배한테 넘겨주고 사회에 나가서 새로운 뭔가를 찾기위해 시간적 공간적인 단절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굳이 그럴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예컨대, 자유인문캠프처럼요. (웃음) 향후에 자유인문캠프 라운드테이블에서, 실패한 선배들의 얘기를 들어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공동체은행 빈고 얘기는 오늘 처음 들었는데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질문은 안하고 쓸데없는 이야기를 많이 해서 죄송합니다. (일동 웃음)"


녹취록|자유인문캠프 라운드테이블 02 “청년, 운동을 지속한다는 것”

자유인문캠프 라운드테이블 02 “청년, 운동을 지속한다는 것”
2014년 11월 1일 오후 3시 - 6시, 공중캠프.

사회_ 고두현(자유인문캠프 기획단 잠수함토끼들)
토론자_ 박은선(리슨투더시티), 주현우(세미나네트워크 새움), 좌인 오디 우더(공동체은행 빈고)
지원_ 서울시NPO지원센터

http://www.freecamp.kr/archives/6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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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리듬을 믿고(この胸のリズムを信じて)", "우리는 걷는다 단지 그뿐(ぼくらは步く ただそんだ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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