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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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최대 모래언덕’ 사라질 위기
섬마을 가축 키우던 사람들 떠나며 풀만 무성… 사구면적 40% 없어져

동아일보 | 입력2012.05.08 03:20 | 수정2012.05.08 09:18


'바다 섬 속 사막'이라고 불리던 신비로운 분위기는 사라지고 없었다. 모래로 쌓은 '하얀 성'처럼 눈부시다던 절경은 모래언덕 양 옆과 중턱까지 차오른 억새풀과 소나무들로 지저분해 보였다. 전남 신안군 도초면 우이도 풍성사구(風成砂丘)의 현재 모습이다. 바닷가에 있던 모래가 바람에 날려 모래사장 뒤로 언덕을 만든 것이 풍성사구다. '자연이 빚은 최고의 조각품' '동양 최대 사구'라는 찬사를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훼손이 심해져 사구가 아예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자는 4일 국립공원관리공단 관계자, 우이도 주민들과 함께 풍성사구를 둘러봤다.



'바다 섬 속 사막' 전남 신안군 우이도 풍성사구는 지금4일 우이도 돈목해변에서 본 풍성사구 모습. 모래언덕의 하반부와 양옆으로 각종 지상식물과 소나무 군락이 들어서면서 모래 영역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상태다. 모래 영역 가운데도 8m 깊이로 파여 있다. 신안=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 '자연이 빚은 천혜의 절경'이…

이날 오후 우이도 돈목마을 북쪽 해변에 들어서자 멀리 커다란 언덕이 보였다. 우이도 돈목해변과 성촌해변 사이에 위치한 풍성사구였다. 풍성사구는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높이 80m, 폭 100m 내외, 면적 2만4000m²(약 7260평), 경사도 최대 70도로 웅장함을 넘어 장엄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모래 언덕 위에 서서 주변 바다를 볼 수 있는 이색적인 풍경 덕에 매년 각종 사진촬영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영화 '가을로'(2006년)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1988년 촬영한 풍성사구. 현재 풀과 소나무가 자라는 곳이 모두 모래로 돼 있는 등 온전한 해안사구 형태를 갖추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하지만 이날 본 풍성사구는 전체의 40%가량만 모래바닥이었다. 나머지 지역은 마치 수염이 나듯 소리쟁이, 보리사초, 억새풀 등 식물이 자라고 있었다. 또 60여 그루의 소나무 군락도 양 옆으로 들어섰다. 사구의 절반가량 올라가야 모래를 밟을 수 있었다.

사구 정상부에서 내려다보니 사구 중간이 8m가량 파여 있었다. 정상부에는 모래가 부족해 암석이 드러났다. 주민 박화진 씨(63)는 "2000년대부터 훼손이 심해져 지금은 1990년대 초 사구 면적의 60%가량만 남았다"며 "관광객들이 한 번 와보고는 실망해 다시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국립공원관리공단이 항공 촬영, 3차원(3D) 스캐너, 현장 실측 등을 토대로 풍성사구를 분석한 결과 높이는 30m가량 낮아진 약 50m에 그쳤다. 폭도 67m로 줄었다. 전체 면적도 약 900m²(약 270평) 감소했다.


○ 섬 공동화 탓… 주변 풀 제거해 복원



주민들은 "모래가 언덕까지 날리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풍성사구는 우이도 성촌해변에 파도에 밀려 모래가 쌓인 후 햇볕에 말라 가벼워지면 겨울철(11월∼다음 해 3월) 북서풍에 날려 모래가 축적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형성됐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해변과 사구 사이에 풀이 무성하게 자라면서 바닷가에 쌓인 모래가 바람에 날려도 풀에 걸려 언덕까지 날아가지 못하게 됐다. 사구가 점차 작아지자 사구 옆으로 소나무 군락 등이 침식해 들어와 면적이 더욱 좁아졌다. 박동철 우이2구 이장(42)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소 200마리, 염소 800마리 이상이 풍성사구 일대에서 풀을 뜯어 먹었다"며 "그 덕분에 모래가 바람에 잘 날렸는데 우이도가 공동화되면서 가축을 키울 사람이 없어지자 풀이 무성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 박흥영 씨(48)는 "TV에서 풍성사구를 모래썰매 타는 곳으로까지 소개했다"며 "관광객으로 인한 훼손도 크다"고 전했다.

대책 마련에 나선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해 10, 11월 사구와 해변 사이 약 1만600m²(약 3200평) 일대의 풀을 제거했다.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서부사무소 김광균 해양자원과 계장은 "사구 주변 풀 제거 후 정상부에 모래가 1m 더 쌓였다"며 "일시적인 효과인지 근본적인 해결책인지 분석해 일대 수목 등을 추가로 제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안=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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