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의 끝


김중식 - 떼

조회 수 4965 추천 수 0 2010.06.07 06:24:53

 

 

김중식

 

 

 

파리떼

 

파리는 잘 안다

알아서 길 수밖에 없었던 출신 성분과

알아서 기었던 前歷을

구더기 시절을

파리는 기억하고 있다

삶이란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는 것을

똥통에서 견디기 내지 버티기라는 것을

또는 반쯤 내지 완전히 썩은 太平盛代에서

소시민의 명랑한 투정처럼 앵앵거리기라는 것을

파리는 잘 안다

 

사람떼

 

수인선 두 칸짜리 협궤열차가 각각

左右로 뒤뚱거리면

승객들은 저마다 上下로 오르내린다

잠들거나

조는 척하는 인물들 대다수는 삶에 지치거나

열차가 가는 대로 종착역까지 실려가기로 작정한 이들이지만

똑똑한 놈들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는 법이 없다

수인선 두 칸짜리 협궤열차가 각각

左右로 뒤뚱거릴 때

가장 똑똑한 놈들이 가장 자주 두리번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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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학생수첩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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