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학구열


[밑줄] 조르주 디디 위베르만, <어둠에서 벗어나기>

조회 수 422 추천 수 0 2016.12.21 20:24:57
어둠에서 벗어나기
/ 조르주 디디 위베르만 (이나라 옮김)


어둠에서 벗어나기.jpg



1
라슬로 네메시, <사울의 아들> (2015, 헝가리)

존더 코만도(SonderKommando) = “비밀을 지닌 자들(Geheimnistraeger)”, 이야기 스스로 이 비밀을 “짋어집니다.” 그러나 이건 비밀을 빛에 전하기 위해서예요. 

2
쇼아란 “우리들 한가운데의 암흑 구멍un trou noir”, 악몽의 구멍, 네 장의 사진(『잔존하는 이미지』(2002), 『반딧불의 잔존』(2009) - 저항의 미미한 불빛, 가까이에서 점멸하는 불빛, “죽어가는 이의 권위”, 죽음을 지켜보는 이에게 잔존하게 될 이미지를 전달하는 것)
군림하는 어둠(“성스러움 중의 성스러움으로 취급하는 일, 침묵의 지척)이 아니라 그것(암흑의 구멍)을 응시하고자 하는, 다시 말해 그것에 빛을 비추려, 그것을 어둠에서 끄집어내려 시도하는 일, 암흑의 증언, 빛의 증언, 흐릿한 이미지, 위급함의 숏

3
어둠을 벗어나는 하나의 이미지, 그늘 혹은 구별되지 않는 것에서 불쑥 솟아오르는 하나의 이미지, 접촉
벤야민 - “비평이란 적정 거리의 문제다.”, “조망과 전망이 주요한 세계, 하나의 관점을 취하는 것이 여전히 가능한 세계가 비평의 터전”
입장, 초점거리, 화면심도, “우리는 먼저 사진을 찍는다.” 마치 죽음으로 마무리될 운명의 봉기 저 너머의 어느 날엔가, 마침내 이미지가 살아남은 이들의 세계에 이를 수 있어야만 한다는 듯, “시네마스코프의 화면이 아닌 협소한 포맷으로, 언제나 배우의 높이에서, 그의 곁에서”
날카롭고 구별되지 않는 공포, 언제나 움직이는, 결코 “고정되지” 않는, 흐릿한 이미지들, 이미지-패닉 - 사울이 끌고 가는 시체 하나가 갑자기 눈에 띄게 멀어지고, 본래보다 더 작아집니다.

4
사울이 어둠에서 벗어나는 일 : 이미 죽은 아이를 구하는 일, 해부학적 조각으로 만드는 일에서 빼내려는 시도, 아이가 소각장 화로의 끔찍한 구멍에 들어가거나, 익명의 재가 되어 비스와 강에 흩어지는 것을 막으려는 시도, 망자의 비-존재함에 저항하는 일
“저항에는 여러 방법이 있습니다.” 저항 너머, 저항에서 떨어져 나오기란 무엇일까? 미래를 향한 전투-저항(봉기 및 소각장 폭파 계획), 과거로 향하는 존중-저항(한 죽은 아이를 자기 아들이라고 말하며 땅에 묻는 것. 죽은 아이를 조심스럽게 팔에 안고 넝마로 감싸는 일, 모든 것을 어깨에 짊어지고 우리가 갈 수 있는 모든 곳에 가져가는 일, 끝없이 절망적인 방식으로 강물 속에서 시신 뭉치를 잃어버릴 때까지 가져가는 일)
“우리는 이미 죽어 있어.”

5
죽음에서부터 말하는 자, 사울의 광기, 이야기의 구조, 지옥의 리브케나우 캠프 속에서 한 죽은 아이를 어둠에서 끄집어내기 위한 사울의 끝없는 여정, 에우리디케를 구하기 위해 신화 속 지옥을 여행하는 오르페우스의 행동(블랑쇼), “오르페우스가 에우리디케를 향해 내려갔다면 예술은 밤이 스스로를 개방하도록 하는 권능이다.”
물에서 구한 산 아이 대신 익사하는 죽은 아이, 오두막의 아이 – 알아보다/감사하다reconnaissant, 사울의 미소

6
“다큐멘터리적 이야기”, 벤야민의 다큐멘터리 몽타주에 의한 “소설의 파열”, 현실화하지 않은 필연성, 이야기의 잔존 “죽음이 또 다른 얼굴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죽어 가는 자의 권위, 아이가 존재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기, 이 잔혹한 역사의 어둠, “암흑의 구멍”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
우리가 보았던 영화가 아니라, 우리를 응시했던 영화
“우리 자신의 인간성의 바닥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공간, 살아 있는 일과 살아 있지 않은 일의 차이가 엷어지는 공간, 폭력에 노출된 인간성이 신음하던 어두운 공간, 영화는 먼저 어둠의 상상할 수 없는 깊이에 빛을 비춘다. 그제서야 어둠은 스스로를 개방한다. 어둠 사이로 아주 작은 틈, 일말의 빛이 새어 나갈 틈이 겨우 열린다. 일말의 진실을 담은 미약한 빛, 다색의 빛, 반딧불(luccio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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