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할 곳 없는 천사(free board)


귀축대연회에 대한 쓸데없는 말

조회 수 1695 추천 수 0 2006.10.23 22:53:22
귀축대연회는 정말 잔혹하고 아무 카타르시스도 없는 영화에요. 내가 이 영화를 해석해서 도로시 지배인님께서 매주 수요일에 열심히 하고 계시는 공중극장에서 상영하려고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있어요. 대중극장에서 전국적으로 개봉되는 영화에서 소극장 한곳에서만 개봉되는 무명한 영화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일본 영화를 즐길 수 있는 한국에서, 아직 알리지 않은 귀축대연회라는 영화를 상영하는 것도 그 이유중의 하나. 하지만 그건 한국말 학습자로서의 내 자위행위에만 지나지 않는 것 같아요.
나름대로 이 영화를 상영하자고 하는 별다른 이유를 생각해 볼 때 그건 주로2가지가 있는 것 같아요. 우선 첫 째는 철저적인 폭력이나 죽음에 대한 공포도 충분히 엔타테이멘트가 될 만한 주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때문이에요. 음악을 예로 들어보면…, 약간 극단적인 예이지만요. 어떤 음악이 2곡 있어요. 하나는 뭐, 그렇게 나쁘지도 않으면서 대단하지도 않은, 계속 듣고 있어도 아무 부담도 없는 평범한 밥송.
또 하나는 10초도 듣고 싶지 않는 만큼 시끄럽기만 하고 불쾌감조차 느끼는 노이즈 음악. 영화나 음악이나 어떤 작품에 대한 감정,기억,인상이 얼마나 깊고 길게 자신 안에 남아 있느냐가 그 작품에 대한 평가를 가리는 하나의 기준이라고 치면,
하루 밤 자고 그 노래를 들었던 사실조차 잊어버리게 되는 평범한 음악보다 1년 후에 술자리에서 갑자기 생각이 나서 “1년전에 어떤 음악을 들었는데 진짜 기분이 나쁘더라” 라고 친구한테 말하게 되는 음악이 어떻게 보면 더 엔터테이멘트적이라고  할 수 있지 아닐까요? 자기의 작품 평가를 떠나서 객관적으로 볼 때 말인데요. 여하튼 희망이 꽉 차 있는 빛나는 세상, 그리고 세상이 그렇다고 함부로 근거도 없이 무책임하게 선동하는 누군가(사회인지 매체인지 사실은 모르겠지만)에게 안티테제를 던지고 싶기 땜에 귀축대연회를 해석했다고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둘 째 이유. 되게 흔한 말로 하자면 이 영화가 인간이란 존재가 원래 갖춘 무시무시한 본능이랄까요? 그런 걸 잘 그려내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다시 말해 이 영화는 지나지게 잔혹하고 아무 구제도 없는 영화에요. 하지만 이 영화를 두고 잔혹하기만 하고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고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것은   누구든지 쉽게 할 수 있는 일이죠. 실제로 내가 이 영화 DVD를 산 amazon 구매자 평가에서도 그런 평가밖에 없더군요. 하지만 나는 이렇게 생각해요. 이 영화를 보고 무턱대고 부정하는 사람이야말로 오히려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기에 뭔가 치명적인 위험에 부닥치지  않을까?
자세히 얘기해 버리면 여러분들이 영화를 보시기전에 내용을 알게 돼버릴 것 같아서 지금으로선 못하지만, 하여튼 “나는 괜찮다”고 생각하시는 분이야말로 이 영화를 보는 것을 권해 드리고 싶어요. 지금까지 내가 쓴 글이 문법적으로도 엉터리고 대체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 전혀 이해가 안 가는 분도 계실지도 모르겠지만 이 글을 읽으심으로써 관심을 가지게 되고 수용일 날에 캠프에 발길을 옮기시는 분이 한 분이라도 계신다면 좋겠어요. 머리 속에서 정리도 안하고 썼기땜에 쓸데없이 길게 돼버린 것이 정말 죄송합니다. 아~ 졸리다~.  

도지배인

2006.10.24 15:58:31

응 첫 번째 이유에 동감해요. 그리고 자막 수정 중인데, 아직 화면은 안찾아 보고 있음 :p

ye

2006.10.25 12:38:44

이 영화를 보고싶은데 100분짜리라니. 도착하면 끝나겠군요- 아 보고싶다

2006.10.25 13:05:37

캠프 데스크탑 안에 옮겨놓을 예정이니 피엠피로 옮겨가세융~ 1기가짜리라 저의 컴으론 궈드리지는 못하옵니당;

ye

2006.10.25 13:34:06

공중극장 화면으로 봐야 제 맛-이지라.

go

2006.10.28 14:29:35

영화, 너무 슬펐어요. 왠지 "사요나라 갱들" 보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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