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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xi에서 쓴 일기

 

/ 방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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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농밀한 사흘이었다. 그 사흘 내내 주변 친구들과 계속 했던 말,
"꿈같다. 믿지 못하겠어."
오랜만에 푹 자고 일어난 지금, 아직도 어제와 그제, 공연을 포함한 모든 일들이 꿈같다.

 

이쿠코양하고도 나가즈미씨하고도 다이호씨하고도 피스케씨하고도 많이 얘기는 못했지만 여태까지 많은 것들을 받아온 것, 당신들이 만드는 음악을 아주 좋아한다는 것, 또 이번 공연에서도 정말 엄청나게 많은 훌륭한 것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릴 수 있었으니까 마음이 너무나 흡족했다.

 

공연 전날, 술을 마시면서 통역을 했었을 때 이쿠코양이 사당누나한테 했던 말,
"사토신지가 돌아가신 건 진짜 유감스럽고 아쉬운 일이었지만, 그 때부터 시작한 것들도 많이 있어요."

 

나는 여태까지 사토신지야말로 피쉬만즈라고 생각해 왔었으니까 사토의 사후, 피쉬만즈로써 여러 뮤지션들이 사토신지의 노래를 부른다는 것에 대해서 뉴트럴한 감각으로 접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그 때 이쿠코양의 그 말에 그다지 실감이 안 가 단지 번역기처럼 통역을 했었다. 하지만 이번 공연에서 그 4명이 연주했던 "Walk'in the rhythm"를 듣고 이쿠코양이 했던 말의 뜻이 마음 깊은 곳에 와 닿았다.
 
내 자신이 갖고 있던 "피쉬만즈관"이라는 것이 크게 바뀐 기분이 든다. 왠지 내 인생의 큰 변환기를 맞이했던 것 같은 기분이랄까…

 

사토신지가, 킨짱이, 카시와바라가 없더라도 피쉬만즈라는 밴드는 피쉬만즈가 될 수 있는 엄청난 밴드구나!!라는…
그 때 그 4명이 연주한 "Walk'in the rhythm"는 틀림없이 "피쉬만즈"였다. 깊고 외롭고… 하지만 '왠지 좋은 그 느낌'.

 

그 공간, 시간이 성립한 뿌리에 사토신지라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 사실이 눈물이 날 정도로 훌륭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언제부터 피쉬만즈를 듣고 있느냐, 얼마나 많이 들었냐, 그런 것들이 얼마나 하찮고 시시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피쉬만즈를 사랑하는 리스너가 있고 피쉬만즈를 사랑하고 피쉬만즈의 악곡이 갖고 있는 힘을 전할 수 있는 훌륭한 플레이어가 있다면 그걸로 전부 다 OK!라는 사실.
 
공연이 끝난 뒤에 엉겁결에 이쿠코양한테 그 때 이쿠코양이 했던 말의 뜻을 음악을 통해서 느꼈고, 느끼게 해줘서 고맙다고 전했다.

 

 

 

[출처] 『캠프사이드』 8호 SNC.1 리뷰, p2, 2007.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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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리듬을 믿고(この胸のリズムを信じて)", "우리는 걷는다 단지 그뿐(ぼくらは步く ただそんだ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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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kuchu-camp.net/xe/18847/d29/trackback

인조

2012.07.05 15:58:07
*.251.154.2

이거 다시 읽으니 태정 이쿠코빠.... ㅋㅋㅋㅋ

2012.07.05 16:42:23
*.221.158.27

아니 이걸 왜 다시 읽어ㅋㅋㅋ라는 댓글 보기 전까지 나도 새글인줄 알고 읽고 있었네;

인조

2012.07.05 23:25:34
*.151.205.83

뭐 찾아보다가; 이쿠코에대한 빠심이 새삼 느껴짐...ㅋㅋㅋ

go

2012.07.06 09:18:09
*.45.7.254

다시 봐도... 다이호..-_-

midari

2012.07.06 09:41:13
*.110.186.91

앙 피스케 보고 싶다아 ㅠ

ㅇㅈ

2012.07.06 10:14:02
*.251.154.2

피스케보러 오키나와 가고퐈...

midari

2012.07.06 12:45:40
*.110.186.91

확 가자 욱

go

2013.03.29 09:32:26
*.45.7.254

"그 때부터 시작한 것들" 멀리 갈 것도 없이 공중캠프도 그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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