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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SNC.14 - 공기공단

vol.027 조회 수 2541 추천 수 0 2015.04.28 11:46:03
"공기공단 사랑해요"
"공중캠프 사랑해요."
(ㅈㅇㄱ님)

"자주 와주세요."
"항상 고마운 마음입니다."
(ㄱㅌㅎ님)

"자주 와주세요!"
"덕분에 일년에 한 번은 소원성취 하고있는듯 하네요. 공중캠프 화이팅!! ^^"
(ㅈㅅㅁ님)

"늘 공기처럼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요.
いつも、空気のように側にいてくれて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
今までも、これからも、よろしくお願いします。"
(ㅅㅅㄹ님)

"空気のように透明な言葉で現れる空気公団の唄は、どんな時に聴いても心が休まる。音楽は空気公団のそのものでありながらも、アルバムごとに新鮮な所が、まるで旅行日記みたいです。空気公団を知るきっかけになった人は、もうあの頃とは同じ関係ではありませんが、それでも、空気公団は空気のように私の中に残って、また新しい思い出を作ってくれました。そんな音楽を生で聞けるとは、嬉しい限りです。^^*"
"이런 "스바라시끄떼 나이스"한 기획을 해주신 공중캠프 일동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ㅈㅇ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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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공기공단의 라이브 음원들을 어쩌다 구했다. 공연장이 아니라 작은 카페에서 열린 공연이었다. 조악하고 거친 음질이 정규 앨범보다 오히려 더 좋았다. 그해 어느 겨울밤, 언제나와 비슷한 친구들과 공중캠프에 갔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 영범오빠와 함께 바에 모여 있었다. 사람들의 대화에서는 일본어가 섞여 들려왔다.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낸 후 그 라이브 음원을 틀었다. 옆자리가 갑자기 떠들썩해졌다. 영범오빠가 사람들의 말을 옮겨줬다. "이 공연, 이 친구들의 가게에서 했던 거래. 치바에 있는 카페 스탠드라고..." 카페 스탠드의 이름은 이전부터 들어왔다. 공중캠프와 함께 특별한 이벤트들을 여러 차례 진행했던 곳이다. 반가워라, 신기해라, 세상은 좁구나, 뭔가를 좋아한다는 건 역시 멋진 일이야, 공중캠프는 대단해. 이런 저런 생각들이 순식간에 머리를 스쳤다. 다 함께 잠깐 웃었던 것 같다. 나는 술기운에 약간 들뜬 채 "고노 라이브 다이스키" "메챠 스고이" 같은 말들을 몇 마디 건넸다. 그 후로는 언제나와 비슷한 밤이었다. 언제나와 비슷한 친구들과 언제나와 비슷하게 취했다. 

공기공단은 나의 오랜 지인들에게 더욱 특별한 밴드다. 2003년인가 2004년, 알레스 뮤직에서 공기공단 앨범을 국내에 처음으로 발매했다. 담당자는 진현오빠였고 가사 해석과 해설지는 의령이 썼다. 의령은 지금도 가끔 농담을 한다. "그때 공기공단 앨범이 잘 풀리지 않아서 진현오빠가 공무원 시험을 친 거야. 내가 진현오빠를 공무원으로 만들어준 장본인이라구요" 우민언니, 경모오빠, 규영선배 등 가까운 친구들도 공기공단을 좋아했다. 

내일 공기공단이 공중캠프에 온다. 카페 스탠드와 공중캠프가 함께 진행하는 공연이다. 라이브의 오프닝은 우민언니가 맡았다. (나의 사적인 감정까지 포함한) 많은 부분에서 그보다 더 어울리는 조합을 찾기는 힘드리라 생각한다. 
반가운 얼굴들이 보이겠지. 옛 지기들과 지금의 친구들. 옛날 이야기들이 있을 테지. 새로운 이야기들이 시작되겠지. 공연이 끝난 후의 밤은 언제나 비슷하게 흐른다. 음악과 취기, 각별한 대화와 허튼소리, 웃음 사이로 새벽이 도착하겠지. (아마 나는 취기/허튼소리/웃음의 트라이앵글 안에 갇혀 있겠지만...)

2011년 카페 스탠드에서의 공기공단 라이브, 함께 듣고 싶어 링크할게요. 
그 중 두 곡의 가사도 함께 올립니다. 마침 봄이 등장하는 노래들. 
24시간 후에 만나요. 

☆ 공중캠프 presents 스바라시끄떼 나이스 쵸이스 vol.14 & STANDARD CAMP vol.3 - 공기공단(空気公団)


가을에는 누군가와 만나고 싶어져. 
긴 굴뚝으로부터 연기가 흐른다. 바람에 흩날린다.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늘로 높이 올라가 사라져버릴까. 
거리가 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은 
차가운 오후였다. 
생각에 쫓긴다. 
누군가의 마음이 들여다 보인다. 
이 푸르름이 가슴 아프다. 
가을하늘은 깊어서 망설이고 만다. 
봄은 어딘가 슬프지 않아? 
당신이 말하려고 했던 뜻
지금 알아버렸다. 
교차하는 바람. 
생각에 쫓긴다. 
누군가의 마음이 들여다 보인다. 
이 푸르름이 가슴 아프다. 
가을하늘은 깊어서 망설이고 만다. 
봄하늘은 새하얘서 틀려버리고 만다. 

- 春愁秋思 (Shun Shu Shu Shi)



그렇구나, 이 바람
거리는 잠든다
행인들의 흐름 속에서 
문득 멈춰섰다

그렇구나, 이 바람
부드럽게 휘감긴다 
잃어버린 것들은 손을 흔들어 인사하며
뒷모습이 된다

봄이 왔습니다
나의 봄입니다

봄이 왔습니다 
예전 언젠가의 네 모습 

- 春が來ました(Haruga Kimashita)


(정미환 / 2014.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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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사토 신지의 16번째 기일에 공중캠프에서 空気公団/KUKIKODAN 의 라이브를 한다.
어제 공기공단 멤버들과 광장시장 가는 지하철 안에서 2003년 여름, see more glass에서 있었던 공기공단 티셔츠 전시회 때의 이야기를 나눴다. 물감이 튀어 못쓰게 된 티셔츠에 콜래보레이션을 담당했던 디자이너분이 물고기를 그려서 선물해 준 것과 유카리 언니가 티셔츠 안쪽에 사인을 해준 것도 기억하고 있었다.



2002년 12월, JAM에서 혼지의 "간밧데네", 
2003년 7월, star pine's cafe에서 코다마 상의 "겡끼데네",
아래 사진의 see more glass 언니의 "간밧데구다사이네"...
진심을 담은 짧은 한 마디, 그 애정 가득한 눈빛으로부터 정말 커다란 에너지/용기를 받았다.
그런 마음들이 쌓이고 쌓여, 
오늘, 사토신지의 16번째 기일에, 
벙구리 이선진현 와 효봉씨 Hyo Bong Ryu 가 <코도모>의 특별부록으로 공기를 나눠주고 의령 Ui Ryung Park 이 라이너노트를 쓴지 어언 10여년이 훌쩍 지난 후에,
공기공단의 라이브를 공중캠프에서 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가 숨쉬어온 미약한 공기들과 
우리가 걷고 있는 작은 발걸음이 이렇게 겹쳐지고 이어진다.

(고엄마 / 2014.3.15)



(2003.8.7 @see more gl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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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아오면서 참 잘했다고 생각하는 몇 안 되는 일 중의 하나가 바로 ‘공기공단’의 ‘코도모’를 국내에 발매한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포털에 ‘공기공단’을 검색해 봤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의 블로그에서 이야기 되고 있었고, ‘나쁘다’는 반응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나이를 먹어갈 수록 긍정적인 감정이나 느낌을 타인과 주고 받는다는게 어렵다는 것을 느낀다. 나만 편하면 된다는 이기심, 배려 없는 언행을 매일의 일상 속에서 목도한다.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그거 괜찮네. 마음에 들어.”하는 정도의 기분만 들게 하는 일도 참 쉽지 않다. 그런데 내가 모르는 사람들이 공기공단의 음악으로 잠깐이나마, 가볍게, 그런 기분을 떠올릴 수 있었다면... 물론 별 거 아닌 일이긴 하다. 허나, 다른 어떤 것으로 대체할 수 없는 큰 만족과 보람이 느껴진다.
비록 앨범을 사면 주었던 ‘공기(お手玉)’ 사은품이나, ‘음계소야곡의 첫 가사 ‘레시레~’가 우리 민족이 산에서 음식을 조금 떼어 던지며 외치는 ‘고시래~’와 비슷해서 정겹다‘는 혼신의 개드립도 많은 음반 구매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했지만, 소수의 사람들에게나마 ’코도모’가 이들의 음악처럼 조용하고 호감어린 인상을 남겼다는 것은 내 인생에서 가장 보람있는 일 중의 하나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공기공단을 처음 알게 해준 사람은 형우였다. 그리고 앨범을 발매할 때, 한국에 아는 사람이 거의 없던 공단을 위해 훌륭한 소개글과 가사번역을 해준 이가 의령이었다. 이 둘에게 특별한 감사를... 그리고 10년 전에 내가 못했던 일을 대신 해준 공중캠프에도 고마움의 말을 전하고 싶다. 참 좋은 공연 잘 봤습니다.

(벙구리 / 2014.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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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리듬을 믿고(この胸のリズムを信じて)", "우리는 걷는다 단지 그뿐(ぼくらは步く ただそんだ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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