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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ea and cake - one bedroom

/ 가은



The Sea and Cake - one bedroom.jpg




그저 감상하는 목적으로 음악을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언제나 매순간의 느낌만큼이나 다양한 종류, 다양한 사람들의 다른 음악이 필요하다. 또 거꾸로 세상엔 좋은 음악이 '바퀴'나 '단추'만큼이나 많이 구석구석에서 우리를 비춰주고 있지만, 어느 순간 내가 듣고 싶은 노래는 하나라는 얘기도 있는데, 그도 그럴듯한 말이다. 아무튼 the sea and cake의 신보를 들으면서 나는, 어떻게 연상이 이루어졌는지는 몰라도 지지난 여름의 학교 셔틀버스와 거기에 땀을 흘리며 가득 타고 있던 학생들에 관해 생각하고 있다. 아마도 oui를 딱 맞는 배경음악이라고 들으면서 셔틀을 탔던가 하기라도 했겠지.

가끔 개성이 강하고 거기에 추진력도 뒷받침된 운좋은 사람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꾸덕꾸덕 손으로 발로 반죽해서 내놓은 앨범을 만나는 수가 있다. 그러고 보면 요즘은 포스트' 자가 붙은 록 장르의 앨범 가운데엔 개성이 별로 없는 사람일지 몰라도 풍부한 취향을 가진 친구들과 함께 기본적인 악기로 여러 형식을 편애없이 '재현'해 내며, 손에 잡고 있어도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듯한 아슬아슬한 앨범을 내는 경우가 많은 것 같기도 하다. sea and cake의 앨범은 태도 면에서 보면 두 경우의 중간 쯤이라고 볼 수도 있을 듯하다. 아니면 굳이 그렇게 보기 보다는 언제나 팝이 그래왔 듯이 여러 음악의 듣기 좋은 특징들이 모여 젊은이의 애환을 표현해 좋았다는 것을 강조해 그냥 팝 앨범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섬세하면서도 강단있는 목소리의 도움으로 일관된 감성이 느껴지게끔 하면서, 여러 음악형식을 받아들여 그것에 익숙해졌거나 덜 익숙해진 채로 다시 그것들을 늘어놓고 있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는 그만하고, 앨범 속지에 씌여진 글들의 흉내를 내보며 앨범의 곡들에 대한 느낌을 적으면서 정리를 하도록 하겠다.

첫곡인 four corners는 보통의 사각형 바닥의 방속에 앉아 한바퀴씩 돌면서 네 귀퉁이를 구석구석 쳐다보면서 만들기라도 했을 것 같은 음악이다. 나중에는 정말 '어지러이' 떠돌다가 모든 소리 구성원들이 사라진다. 이렇게 발랄하게 달리는 드럼과 기타 소리에 몽롱한 귀신이 달라붙은 음악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2년 전의 학교 셔틀 등을 떠올리면서 그때의 그런 음악이구나! 하면서 좋아할만한 곡이다. 

Left side clowded는 뭔가 귀에 확 꽂히는 곡으로 멜로디와 가사가 조화를 이루는 멋있는 팝이다. 키보드가 인상을 심어주려는 듯이 디옹거리고, 이후에 기타가 좀 지직거려주는데 이미 멜로디에 혹해있는 마당에 그것들은 크게 신경쓸 바가 못되는 것같다. 

Hotel Tell은 S&C의 춤곡이라고 들으면 좋을 것같다. 심지어 보코더 소리까지 있으니. 하지만 이것에 맞춰 춤을 추는 건 별로 좋지 않을 것 같다. 춤을 추다 갑자기 에이하고 다시 멈추게 될 가능성이 크다. 뭐 그건 누구든 마음대로 하시라. 

Shoulder length역시 꽤 신나는 템포의 팝. 여러번 듣게 되는 멋진 곡. 

One bedroom은 긴장되어 똑딱거리는 보싸노바 드럼에 단정치 못한 기타 소리가 밝은 베이스와 함께 낮잠의 단내를 풍긴다. 첨가된 전화벨 소리는 좋은 아이디어같다. 

Try nothing도 뭔가 가벼운 보싸노바 냄새의 기타 팝인데 슬프고 허무하다. 

마지막곡 sound and vision은 보위 형님의 곡을 시원한 느낌으로 휘적거려 놓은 것. 

아무튼 '상당히 가볍고 빠르며 듣기 좋다'는 말로 마무리하면 적당할 것 같다. 감정의 핵으로부터 팝적으로 한발짝 물러선 것 같은 이러한 음악도 어느 필요한 순간에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기에는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든 아니든 사실 중요치도 않다. 틀어놓고 있으면 딴 생각이 날지언정 간간히 들리는 노랫말은 섬세하게 가슴을 찌르고 음악은 듣기 좋기 그지 없으므로,,아무튼,,알루미늄 그룹의 신보를 들을 수 있었으면 그 둘을 비교라도 하면서 끝마칠 수 있었을텐데 이상하게도 구할 수가 없었기에, 속히 그걸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말로 글을 마쳐야 되겠다. 



[출처] 『캠프사이드』 1호, p.30, 2003.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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