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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산 군산 전주

vol.024 조회 수 11511 추천 수 0 2011.08.02 06:32:15

서울 부산 군산 전주


/ 미다리




떠나자! 시즌2로 접어든 반상회의 모토쯤 될 거 같다. '아싸 밤새 먹고 마셔' 인파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곤했던 서울에서의 시즌1을 뒤로 하고 반상회는 전국 각지의 맛집 술집을 돌아다닌다. 말끔하거나 쉭크와는 거리가 멀지만 낡고 너저분하고 널럴한 멋을 알고 싸구려 술과 최고의 음악이 가득한 그곳, 반상회.

 

    

■ 머리하고 부산갔었지 with 인조 도로시 의령 사민 부녀회장님 아리송 미환 그리고 박봉만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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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하고 부산갔었지- 2010년 12월 본격적인 추위가 오기 직전 부산에 갔다. 밤차로 도착하자마자 수영에 가서 곱창구이를 먹었는데 테팔 그릴마냥 사각형에 자그마한 불판에서 소꼽놀이를 하듯 사부작사부작 아주머니가 곱창을 구워주셨더랬다. 뭔가 먹자골목일거라 생각했는데 큰 대로변에 곱창집들이 즐비했다. 쫄깃하고 육즙이 가득한 곱창 먹고 싶고나.

이윽고 골목의 여관 큰방을 잡는다. 아 하루를 왁자지껄하게 놀고 큰방에 퍼질러 앉아 아침이 밝을때까지 술마시고 음악을 틀고 노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다음날 친구들은 학원전의 예쁜 빵도 사고 해변을 산책하며 실버타운에 대한 꿈도 꿀 시간에 나는 광복동 부산매장에서 설치노가다ㅠ 끝나갈 무렵 사장님한테 막 혼나고 있는데 친구들이 윈도우 바깥을 가득 메워서 적잖이 창피 으흑흑

국제시장과 자갈치 순회를 재빠르게(하지만 먹을거 다먹고 살거 다사고) 마치고 석기시대에 가서 오향장육과 군만두를 먹는데 배가 안꺼진 상태에서 그 어떤 진미를 씹어도 맛을 모를 상태였고 오향장육은 인기를 얻지 못했고  '꾼만두'라 불리웠던 만두만 순식간에 몇접시를 먹었는데 빠삭한 껍질에 속도 아주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언덕배기의 석기시대를 내려와 중앙동의 실비집 '강나루'를 드디어 가게 되었는데...여기서 참 좋은 추억을 얻었다. 띄엄띄엄 나타나신 강나루 어르신들은 하나같이 문인, 화백으로 워낙 시대를 오래 거쳐 오신 선배들이다보니 문화적 내공이 작난이 아니셨고 우리는 무슨 마법에 걸린 아이들처럼 자기 소개를 하고 노래를 한곡씩 불러 제끼는 것이다.. 부녀회장님이 의자 위에 올라가서 소양강 처녀를 선창하고 장동건 닮았다는 소리를 들은 박봉만은 도망가 버리고 크크큭 시집 한권에 그림 한점씩 전리품이 남아있다.

완당 한그릇씩 먹고 떠난 부산.. 부산을 수십차례 내려갔다 왔지만 이런 동선으로 여행을 다닐 수 있었을까?

부녀회장님께 감사.

     

      

      

■ 군산+전주 with 의령 사민 부녀회장님 성우 이오 인조 아리송 그리고 도로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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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축복결혼 동경에서 캠프 전시와 캠프를 위한 아름다웠던 밤들을 벅차게 보내고.. 돌아오는 날.. 부녀회장님과 의령과 나는 때늦은 기내 낮술을 퍼마셨다. 시벌개진 얼굴로 겨우 입국을 하고 의기충천하여 철석같이 군산에 갈 약속을 하고 그렇게 4월 1일의 저녁이 찾아왔다.

밤시간 터미널을 나와 교수는 아무나 하나 세레모니를 마치고.. 모텔의 불빛에 비해 문을 연 술집이 없어 꽤 당황스러웠다. 터미널 옆 24시간 운영한다는 식당에서 술을 마시기로 하고 앉아 조기탕과 닭볶음탕을 시켜놓고 술을 마시는데  메뉴가 @#%^ 각종 백반에 술안주에 분식에 햄버거까지 있었다. 나중에 김밥을 2인분 포장했는데 밥을 많이 넣어 두툼한 것이 웬지 자꾸 또 먹고 싶었다. 이날 첫날도 여관 큰방에서 술을 퍼마시며 음악을 틀어놓고 긴 얘기를 했다. 다음날 복성루-아침한정 볶음밥에 관해 부녀회장님으로부터 못이 박히도록 들었기 때문에-시간 사수 때문에 신경이 쓰이기 시작할 무렵 옆방 노동자님으로부터 육두문자가 섞인 큰소리를 듣고 최면에 걸린듯 모두 조용히 잠이 들었다. ㅋㅋㅋㅋㅋ

다음날 복성루에서 큰 돈 들지 않는 조식만찬을 부지런히 즐기고. 정말 만찬인게, 아무것도 아닐 짬뽕이며 볶음밥인데 뻔한 스타일이 아니고 맛있다는 점이 감동이었던 거 같다. 이윽고 이성당 빵집에서 밀크셰이크와 빵 몇가지를 먹었는데 기름기 가득한 단팥빵에 밀크셰이크는 어릴때 먹었던 옛맛의 그리움이 살아있었다.

하지만 이때부터 무언가 포만감의 저주가 시작되기는 하고..  산에 올라 사진찍고 어영부영 놀다가 내려왔건만 쫄복(작은 복어) 튀김을 파는 똘이네에서부터 별로 맛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무엇보다 군산의 스산하고 황량한 거리들, 죽은 도시 같은 기분이 시종일관 지배를 하고 있었다. 넘쳐나는 폐가(의 파헤쳐진 살림살이들은 왜 그대로 있는걸까?)며 건설되다 만 건물, 곳곳에 문을 닫은 상점에 세금연체 딱지 하며, 일제시대 이후 전혀 개발되지 않은 목조건물 슬레이트 건물들.. 행인 없는 거리에 만국기를 내거는 전자제품 상점.. 불에탄 유흥가까지. 전주에 갔을때 웬지 모를 안도감을 느끼며, 내가 군산을 매우 즐기는 척 하지만 불편해하고 있다는 사실에 조금 슬펐다.

전주영화제 스탭으로 일하는 도로시의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서 거북장에 짐을 풀고, 명랑불고기를 먹고 막걸리 집 사랑채에서 생파를 했다. 안주 레벨을 올리기 위해 술마시기 게임도 하고, 성우의 네버엔딩 송을 들으며 즐거운 시간이 마구 흘러갔다....

 

 

   

다시 서울. 힘겨운 일상을 보내며.. 음악과 앞으로 있을 공연 소식, 친구들과의 밤샘술 등등을 위안삼아 주말을 기다리는 생활이다. 캠프에 와서 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면, 박미다리에게 연락주세요. 술과 유랑으로 또다른 기쁨을 안겨줄 반상회의 세계로 안내해드리게씁미다. 부산 2차와 경남 의령 일대 유랑 대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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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리듬을 믿고(この胸のリズムを信じて)", "우리는 걷는다 단지 그뿐(ぼくらは步く ただそんだ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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