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의 끝


문태준

조회 수 5913 추천 수 0 2008.09.02 15:41:49
가시가 박혔다고 우는 아이

가시가 박혔다고 우는 아이에게
새끼 오리 떼가 줄지어 가는 것을 보여주었다
고요한 연못을 보여주었다
휘파람으로 비행기를 불러주었다
손나팔을 불어주었다
쌍가락지를 끼워주었다
붉은 앵두를 한 줌 따다 주었다
나비춤을 마루에서 추어주었다
마루 끝까지 가도록 가도록 오늘은 그냥 두었다
가다 돌아서며 불쑥 울음을 터뜨렸다



조금씩 자꾸 웃는 아이

들키지 않도록 살금살금
아무도 없는 부뚜막에서
장독대 낮은 항아리 곁에서
쪼그리고 않자
토란잎에 춤추는 이슬처럼
생글생글 웃는 아이

비밀을 갖고 가
저곳서
혼자 조금씩 자꾸 웃는 아이

언제였던가,

간질간질하던 때가
고백을 하고 막 돌아서던 때가
소녀처럼,
샛말간 얼굴로 저고서 나를 바라보던 생의 순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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