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의 끝


문태준

조회 수 6025 추천 수 0 2008.09.02 15:41:49
가시가 박혔다고 우는 아이

가시가 박혔다고 우는 아이에게
새끼 오리 떼가 줄지어 가는 것을 보여주었다
고요한 연못을 보여주었다
휘파람으로 비행기를 불러주었다
손나팔을 불어주었다
쌍가락지를 끼워주었다
붉은 앵두를 한 줌 따다 주었다
나비춤을 마루에서 추어주었다
마루 끝까지 가도록 가도록 오늘은 그냥 두었다
가다 돌아서며 불쑥 울음을 터뜨렸다



조금씩 자꾸 웃는 아이

들키지 않도록 살금살금
아무도 없는 부뚜막에서
장독대 낮은 항아리 곁에서
쪼그리고 않자
토란잎에 춤추는 이슬처럼
생글생글 웃는 아이

비밀을 갖고 가
저곳서
혼자 조금씩 자꾸 웃는 아이

언제였던가,

간질간질하던 때가
고백을 하고 막 돌아서던 때가
소녀처럼,
샛말간 얼굴로 저고서 나를 바라보던 생의 순간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김중식 - 불더위에 달궈지고 달구어진 모래 속에 코를 처박은 낙타, 바로 그 낙타의 장딴지에서 불현듯 회오리바람 같은 힘이 솟구친 건

[패터슨] Love Poem file

정끝별 - 투신천국

이산하 - 나무 [1]

Louise Glück - "Snowdrops"

김수영 - 사랑의 변주곡

고정희 - 무너지는 것들 옆에서

이광웅 - 목숨을 걸고

김해자 - 이웃들

신동엽 - 좋은 언어, 봄의 소식(消息)

이백 - 행로난

박노해 - 살아서 돌아온 자

피천득 - 너는 이제

고정희 - 상한 영혼을 위하여

사상의 거처 - 김남주 [2]

시인은 모름지기 - 김남주

브레히트 시 몇편

지울 수 없는 낙서 - 베르톨트 브레히트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백석

김중식 - 떼

  • go
  • 2010-06-0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