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학구열


☆ 공캠x자캠 present 알콜토크 vol.7.1-2
: <마루야마 마사오 읽기> 세미나

알콜토크vol7_마루야마마사오.jpeg



* 일시: 2016년 1월 6일(수/소한), 21일(목/대한) open 18:00 / start 20:00
* 장소: 공중캠프
* 참가비: 1만원 (알콜/음료 별도 구매)
* 참가신청방법: 세미나 참여를 원하시는 분은 참가신청양식 http://goo.gl/forms/eTpl76AKbn (2015년 12월 14일(월) 낮 12:00오픈 / 선착순 15명)을 작성하신 후, 해당 금액(1만원)을 [우리은행 1005-702-633835 (예금주: 경성수)]로 입금해 주세요.

* 세미나 진행: 김항
* 세미나 개요: 마루야마 마사오를 읽는 일은 일본 근현대 사상에 대한 급진적 비판과 근대성 자체에 대한 근본적 비판을 중첩시킨 시좌를 체험하는 일이다. 서양 이론의 적용이 아니라 비서구 사회로부터 근대성 자체를 비판적으로 가늠하고 전망하기 위해 <일본의 사상>을 두 번에 나눠서 독해한다.
* 주요 텍스트: 마루야마 마사오, 일본의 사상, 한길사, 2012
* 프로그램:
- (18:00~20:00) 충분한 알콜 섭취
- (20:00~22:00) 세미나 (1/6(수) 1장 "일본의 사상" / 1/21(목) 2장 "근대일본의 사상과 문학-하나의 사례연구" / 미리 책을 읽고 코멘트나 질문지를 작성해 오시면 더욱 좋습니다) 
- (22:00~24:00) 못다한 알콜 섭취

일본의사상J.jpg  일본의사상s.jpg




* 마루야마 마사오 (丸山眞男)

丸山 真男2.jpg


1914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1937년 도쿄대학 법학부 정치학과를 졸업했으며, 1940년 같은 대학의 조교수, 1950년에는 교수가 되었다. 대표작 <일본 정치사상사 연구>에서 에도 시대의 사상가 오규 소라이를 분석해 일본의 근대 의식이 형성되는 과정을 파헤쳤다. 1996년 타계할 때까지 일본 정치학계뿐만 아니라 지성계의 흐름을 주도했다. 주요 저서로 <현대 정치의 사상과 행동> <일본의 사상> <전중과 전후의 사이> <후위의 위치에서> <'문명론의 개략'을 읽는다> <충성과 반역>과 <마루야마 마사오 전집>(17권)이 있다.



* 김항 (Kim Hang)

김항.jpg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및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도쿄 대학 대학원에서 표상문화론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 HK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말하는 입과 먹는 입』 『제국일본의 사상』 등이, 옮긴 책으로 『미시마 유키오 對 동경대 전공투 1969~2000』 『근대초극론』 『예외상태』 『정치신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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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 Vino Veritas! (술 속에 진리가!)’ [(가칭) 공캠x자캠 present "알콜토크"]는 맥주 한잔 하면서, 느슨하고 흐릿한 기분으로 특정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비정기 프리 토크 이벤트입니다. 기본적으로 입과 귀가 분리된 강의/세미나, 형식적 일방적 토론, 학연/가방끈주의자들의 허세와 먹물질 등을 지양합니다.

 

[Brief History of 공캠x자캠 present "알콜토크"]

- vol.1 2013.03.09 - 후쿠시마와 우리
- vol.3 2013.11.15 - 맑스 재장전(Marx Reloaded)
- vol.4 2014.03.08 - 후쿠시마와 밀양
- vol.5 2015.05.02 - 세월호와 우리


공중캠프

2015.12.15 12:46:30
*.54.47.87

페이스북 이벤트
1/06(수) 7.1 https://www.facebook.com/events/195457617461079/
1/21(목) 7.2 https://www.facebook.com/events/951389394936706/

공중캠프

2015.12.17 10:52:44
*.54.214.113

[(예매 양식 중) <마루야마 마사오 읽기> 세미나에 대해 한말씀 Comment to Seminar (이번 세미나에 참가한 이유 혹은 기대하는 점, 세미나 텍스트에 대한 질문 및 제안 등)]

"교수님 개멋, 교수님 섹시함"
(ㄱㅇㅁ 님)

"김항 선생님의 책 <제국 일본의 사상>을 읽고 마루야마 마사오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는데, 이번에 직접 글을 읽고 얘기 나눌 시간이 생겨 기쁩니다."
(ㄱㄷㅎ 님)

"여행"
(ㅂㅇㅈ 님)

"제국 일본의 사상 알콜 토크 때에도 갔어요. 알콜토크 포함 선생님 강의 올해 총 네 번 들었어요. 철학과 사상 공부에 관심 많아요."
(ㅎㅅㅎ 님)

"1900년대 초~해방기 한국과 일본의 문화,미술계를 공부하다가 관심이 생겨 신청."
(ㅅㄷㅅ 님)

"세상에 '한말씀' 이 필수항목 이라니...."
(ㄱㅇㅈ 님)

"짱~ "
(ㅇㅈㅇ 님)

"항라인 만들기 밑작업을 위하여.."
(ㄱㅈㅇ 님)

"김항 선생님과 마루야마 마사오에 취하고 싶어요"
(ㅈㅎㅇ 님)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ㅇㅇㅂ 님)

"수고가 많으십니다."
(ㄱㅅㅇ 님)

"."
(ㅇㅇㅎ 님)

"기대됩니다"
(ㅈㅎㅅ 님)

"마루야마 마사오 예전에도 힘들여서 읽었는데 또 공부하고 싶네요 근데 1월21일밖에 참가 못하고 또 선착순15명이라 가능할지??"
(ㅊㅁㅎ 님)

"한국의 근대 문학을 읽으면서 그 근본이 일본의 근대화 과정에 있음을 깨닫고 일본문화와 사상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ㅈㅇㅅ 님)

"응원합니다~^^"
(ㅊㅊㅇ 님)

"평소에 전혀 관심없는 분야라 더 설렘*"
(ㄱㄴㅇ 님)

"참가이유 : 일본의 정치사상에 대한 호기심"
(ㅇㅅㅎ 님)

"선생님과 주최측 이름만으로도 기대가 됩니다 The Love..."
(ㅇㅈㅇ 님)

"마루야마 마사오에 대한 관심이 있었는데, 이번 세미나를 통해 그 관심을 관점으로 바꿔보고 싶습니다."
(ㅊㅁㅎ 님)

"마루야마 마사오와 레이 황의 근대론 비교가 흥미로울 것 같아요(최근의 개인적 관심)."
(ㅎㅅㅇ 님)

"교수님 수업을 학교에서 듣고 원래 어려워서 손놓고 있던 일본 사상에 다시 관심이 생겼습니다"
(ㅂㅈㅁ 님)

"전공자로서 흥미가 생겨서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ㄱㅇㅎ 님)

"김항선생님 강의라서 들어보고 싶습니다."
(ㅇㅇㅅ 님)

"김항교수님 강의"
(ㅈㅈㅇ 님)

공중캠프

2015.12.17 10:54:07
*.54.214.113

[(예매 양식 중) 알콜토크에 대해 한말씀 Comment to Alcohol Talk (알콜토크 주제/형식 제안, 진행자/참가자/주최측에 하고 싶은 말 등)]

"항라인 따봉"
(ㄱㅇㅁ 님)

"늘 감사합니다."
(ㄱㄷㅎ 님)

"조용히 듣고 갈 겁니다..."
(ㅎㅅㅎ 님)

"가 본 적은 없지만 재미있겠다. 취하지 않도록 조심해야지."
(ㅅㄷㅅ 님)

"좋아요~"
(ㅇㅈㅇ 님)

"항샘의 천꽐토크 넘나 기대되요 꺄"
(ㄱㅈㅇ 님)

"알콜토크 십년만년 열어주세요"
(ㅈㅎㅇ 님)

"좋네요"
(ㅇㅇㅂ 님)

"책 읽고 갈게요."
(ㄱㅅㅇ 님)

"."
(ㅇㅇㅎ 님)

"더욱 기대됩니다"
(ㅈㅎㅅ 님)

"선착순이면 벌써 마감이 되었나요>>ㅠㅠ 참가하고싶습니다"
(ㅈㅇㅅ 님)

"에...화이팅?"
(ㅊㅊㅇ 님)

"1,2부 시간적 여유가 책읽는 기간을 주는듯해서 고마와요* 꼭 읽어가겠다는 의지를 활활:-)"
(ㄱㄴㅇ 님)

"기대됩니다"
(ㅇㅅㅎ 님)

"항상 참여하고 싶었는데 이번엔 기회가 됐어요! 항상 20분은 늦겠지만..."
(ㅊㅁㅎ 님)

"좋은 세미나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ㅈㅁ 님)

"처음 참가신청하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ㅇㅇㅅ 님)

공중캠프

2015.12.21 16:11:03
*.54.57.129

[오늘의 쓴웃음]

그렇지만 내가 <일본의 사상>에서 어쨌거나 시도해본 것은, 일본에 다양한 개별적 사상의 좌표축 역할을 수행하는 그런 사상적 전통이 형성되지 않았다는 문제와, 거의 천년이나 떨어져 있는 옛날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세계의 중요한 사상적 산물은 거의 대부분 일본사상사 속에 저장물(stock)로서 있다는 사실을 같은 과정으로 파악하고, 거기서부터 나오는 다양한 사상사적 문제의 구조연관을 가능한 한 분명히 하려는 데 있었다.
그것이 아무리 자기 분수를 모르고 한 기도였다 하더라도, 나 자신으로서는 그렇게 해서 현재로부터 일본의 사상적 과거의 구조화를 시도해본 것으로, 비로소 예전보다 '몸이 가벼워지게' 되었으며, 지금까지 이른바 등뒤에 질질 끌리고 있던 '전통'을 앞으로 끌어내어 장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그 안에서 '자유롭게' 찾아낼 수 있는 지점에 선 것으로 생각되었다. (42-43)

<일본의 사상>은 이렇게 해서 우리의 현재에 직접 이어지는 일본제국의 사상사적 구조를 가능한 한 전체적으로 파악하고, 현재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 - 지식인과 대중・세대・사상의 '평화공존'・전통과 근대・전향・조직과 인간・반역이나 저항의 형태・책임의식・사회과학적 사고와 문학적 사고 등 - 가 그 속에서 발효하고 궤도 위를 달려가려는 글자 그대로 하나의 시도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그것을 가지고 그저 다양한 문제를 근대화의 문맥 속에서 '요령있게 해석'했을 뿐이라든가, 실천에의 지침이 없다든가 하는 그런 비평에는 저자로서는 그저 쓴웃음을 지으면서 마음대로 하시라고 하는 수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그대로 일본인의 총체적인 자기인식의 '모범'으로 통용시키려했던 헤겔류의 자만으로부터는 저자 자신은 좀더 멀리 떨어져 있고자 한다.
저자가 바라는 것은, 위와 같은 다양한 문제의 논리적인 그리고 역사적인 관련지음의 방식에 대해서 활발한 비판이 나오고, 또 그것에 자극받아서 개인의 발상이라는 레벨에서 정치제도와 사회기구의 레벨에 이르는 근대일본의 사상적 조감도가 저자와 다른 각도에서 여기저기서 제출되었으면 하는 것밖에 없다. 혹은 이 책 안에 잡다하게 던져져서 충분히 정리되지 못하고, 더구나 전개되어 있지 않은 문제를 독자 여러분들이 자유롭게 끄집어내어 토론의 소재로 삼기만 하더라도 저자로서는 만족하 것이며, 또 그 경우 토의의 문제점 같은 것을 알려준다면 저자가 앞으로 고찰을 더 진행시키는 데 한층 더 고마운 일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44-45)

일본의 진화(=서구화)와 입신출세주의는 다양한 의미에서 평행관계에 있다. 시골 서생의 '진화'의 목표는, 바로 '일본 안의 서양'인 도쿄에 나아가 대신・대장으로의 '단계'를 오르는 데 있었다. 서구화는 일본의 '입신출세'이며, 입신출세는 서생의 '서구화'이다. 두 상징은 '양행(洋行)'에서 문자 그대로 합일하게 된다. 일본의 '진보'의 가치규준이 유럽의 역사적 단계의 선후로 일원화된다고 한다면, '훌륭한' 사람의 규준은 관료제 계층의 높낮이로 일원화된다. 일본의 경이적 진보가 '탈아시아' 아니 나아가 아시아대륙의 '정체성'을 힐끗보고, 오히려 짓밟으면서 이루어진 것처럼, 수재의 출세는 '마음'로부터의(게다가 가끔 위로부터의 발탁에 의한) 탈출이었으며, 후쿠자와 유키치가 일찍이 타이코(太合)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출세'를 예로 들어 지적한 것처럼 '비유하자면 땅이 낮고 습한 곳을 피하여 높고 마른 땅으로 옮긴 것과도 같으며, 자기 한 몸을 위해서는 형편이 나아졌다고 해야겠지만 본래 그 습한 땅에 스스로 홁을 쌓아 높고 마른 지위를 만든 것이 아니며, 때문에 습지는 옛날 그대로의 습지이며…"라는 반면(反面)도 가지고 있었다. (77)

그리하여 "일본에서 기축으로 삼아야 할 것은 오로지 황실뿐입니다. 그러므로 이 헌법초안에서는 오로지 뜻을 그 점에 모아 군주의 권한을 존중하여 가능한 한 그것을 속박하지 않는 데 힘썼습니다. (중략) 다시 말해서 이 초안에서는 군주의 권한을 기축으로 하고, 한결같이 그것을 훼손시키지 않을 것을 기약했으며, 감히 저 유럽의 주권분할의 정신에 의거하지 않았습니다."(이토 히로부미) (85)

공중캠프

2015.12.23 17:4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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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밑줄]

“근대국가는 교회와의 투쟁에서 자신의 세속적 권력에 대해 예리하게 명확한 의식을 배운 국가지만, 그와 동시에 삶(生)의 충일함을 지배할 수 없으며, 또 해서는 안된다는 감각을 가지고 있었다” 트뢸치(E. Troeltsch) (101)

따라서 이론가의 눈은 한편으로는 엄밀한 추상의 조작에 쏟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자기 대상의 주위에서 무한한 광야를 이루면서, 그 끝은 희미한 빛 속에 사라져가는 현실에 대한 어떤 단념과(“이론은 회색이며 현실은 초록색이다” 괴테), 조작과정에서 흘러 떨어지는 소재에 대한 애착이 거기에 끊임없이 수반되고 있다. …
그런데 실천(실감!)에 대한 콤플렉스의 형태든, 이론의 물신화 형태든 이론이 현실과 같은 차원에 서서 경쟁하는 지적 풍토에서는, 앞에서 말한 헤겔→마르크스적 사고방식은 자칫하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낳게 된다. 즉 한편으로는 자신이 의거하는 이론적 입장이 본래 현실을 총체적으로 파악하며, 또 파악할 수 있는 것이라는 사실로 인해 책임의 한계가 없어지고, 무한한 현실에 대한 무한한 책임이라는 원칙은 실제로는 거꾸로 자신의 학설에 대한 이론적 무책임으로 나타난다. 게다가 더 나쁜 경우에는 그것이 애매한 휴머니즘 감정에 의해 중화되어 날카롭게 의식에 떠오르지 않는다는 사정에 곤혹스러워진다.
무엇보다도 마르크스주의에서는 총체적인(total) 이론화에 의해 축적된 현실에 대한 부채는 현실의 총체적인 혁명적 변혁으로 되갚아주는 구조로 되어 있는데, 그런 구조는 총체적인 변혁이 현실의 일정에 올라 있거나, 그렇지 않으면 조직론이 자연성장성과 목적의식성의 결합을, 일상생활 면에서 톱 레벨의 문제까지 각각의 차원에서 유효하게 밀고 나가는 한에서만 실현된다. 이들 조건이 결여되어 이론의 물신화만이 진행되면, 사회과학이나 역사학 안에서 혁명이 자위를 행한다는 일종의 혁명아카데미즘 경향으로 나타나든가, 아니면 경전(<자본론>)의 훈고주석학으로 나타나든가, 그 어느 쪽엔가로 전화하는 것을 거의 피할 수 없게 된다. (121-123)

이론은 아무리 ‘구체적’인 이론이라 하더라도 일반적=개괄적인 성격을 지니기 때문에, 이론과 개별적 차원 사이에는 언제나 갭이 있으며, 그 갭을 뛰어넘는 마지막 자리에는 그야말로 ‘아무래도 벗어날 수 없는’ 결단밖에 남아 있지 않다.

총체적인 이론이 총체적인 현실과 대응하고, 따라서 ‘올바른 실천’이 이론으로부터 이른바 내재적∙필연적으로 나오게 된다는 상정이 작용하고 있는 곳에서는, 인격적 결단은 언제나 일반적=보편적인 것 – 프롤레타리아트라든가 인민대중이라든가 세계관이라든가 – 으로 환원되기 때문에 그만큼 정치적 책임의식은 퇴행하며, 상황을 자신의 책임 하에 조작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잃어버리는 것이다. (164-165)

유럽의 근대사상사에서 체계와 개념조직과 ‘역사의 합리성’을 대표하고 있던 사람은 말할 것도 없이 헤겔이었다. 마르크스와 키에르케고르의 작업은 바로 그런 전형적인 ‘체계’의 물신숭배성을 파괴하는 것이었다. … 그런데 일본에서는 바로 체계와 개념조직을 대표하고 있던 것은 헤겔이 아니라 마르크스였다. 그렇기 때문에 고바야시 히데오는 ‘의장(意匠)’에 의해 무장된 ‘사상의 제도’로서의 마르크스주의와 주의자를 격렬히 적대시하면서 통화(通貨) 형태를 취하기 이전의 마르크스나 엥겔스의 개성적 사고와 ‘문체(文體)’ 앞에 모자를 벗고, 또 코토바(말, 언어)가 되어버린 변증법을 극도로 싫어한 반면에, 이를테면 말하기 어려운 구극(究極)의 것에 말이 막혀버린 나머지 뿜어져나온 역설로서 변증법을 인정했던 것이다. (192-193)

어떤 조직이나 그 조직 내에서 통용되고 있는 말(언어)이나 외부의 상황에 대한 이미지 같은 것이 조직 바깥에서 어느 정도 통용되는가 하는 데 대한 반성이 결여되기 쉽습니다. 그리고 조직 내에서 통용되고 있는 말(언어)을 조직의 바깥에서 그 유효성을 시험해간다는 노력이 잊히고, 다시 말해서 이미지의 층이 얼마나 두터우며, 또 얼마나 어긋나 있는가 하는 현실이 잊히고, 단순히 조직 대 미조직(조직되지 않은 것)이라는 문제, 혹은 단순히 그것은 아직 조직 바깥의 사람이 ‘진리’에 도달해 있지 않다는 문제로 귀착됩니다. 따라서 자신들이 가진 이미지와 서로 다른 이미지는 모두 오류이므로 ‘계몽’해서 자신들의 이미지를 보편화하면 된다는 생각에 빠지게 됩니다. 그것이 전체 상황에 대한 판단을 그르치게 만들고, 설득으로서도 아주 유효하지 않다는 결과를 부르게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극단적인 경우에는 그 조직의 힘, 혹은 그 조직의 진보성이라는 것은 조금도 손상되지 않고 그 주변에서 완전히 분리되어 막막한 바다의 외딴섬처럼 떠올라버리게 되는 그런 사태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것입니다. 그 조직 안에 있는 사람은 자신들의 이미지에 의거해서, 자신들 사이에서 자명한 것이라 여겨 take for granted(당연한 것)로서 통용되는 말(언어)에 의거해서 안심하고 있으면, 어느 날 아침 깨어나 보니 주위의 풍경이 완전히 변해 있는 그런 식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230-231)

다시 말해서 이것이 참된 ‘진리’다 그 나머지는 모두 환상(illusion)이라 말하면서 속 편하게 있으면, 환상이 점점 더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가서 ‘진리’ 쪽을 내버려두고 현실이 진행되어버린다는, 그런 상황 속에 우리가 처하게 되는 것입니다. 열 겹 스무 겹의 이미지의 벽 속에서 홀로 ‘진리’의 깃발을 지킨다는 것만으로는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오히려 어떻게 해서든 사람들의 이미지를 합성해가든가, 조직 내의 언어의 침전을 타파하고 자주적인 커뮤니케이션의 폭을 넓혀가든가 하는 것이 지금부터 사회과학이 해나가야 할 문제가 아니겠습니까.
마치 범인을 찾을 때, 범인을 보았다는 사람들의 인상으로 몽타주 사진을 작성하는 것과 같은 조작을 학문의 방법에서도 생각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원리원칙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이른바 영화의 수법처럼 현실에 있는 다양한 이미지를 소재로 하여 그것을 겹쳐놓으면서 관객들에게 하나의 논리나 아이디어를 느껴서 얻게 만드는 방법을 좀더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 문제를 여러분들과 같이 지금부터 생각해가고 싶기 때문에, 그 전제로서 조직의 문어항아리화 문제와 이미지의 혼자걷기라는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말씀 드린 것입니다.(233-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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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효. 권리 위에 오래 잠자고 있는 사람은 민법의 보호를 받을 가치가 없다 (237-238)

“이 헌법이 국민에게 보장해 주는 자유 및 권리는, 국민의 부단한 노력에 의해 그것을 보존∙유지해나가지 않으면 안된다”(일본국 헌법 12조) (238)

기본적 인권이 “인류의 오랜 기간에 걸쳐 자유를 획득하려는 노력의 성과” (97조) (238)

“국민은 바야흐로 주권자가 되었다. 그러나 주권자이다라는 것에 안주해서 그 권리의 행사를 게을리하고 있으면, 어느 날 아침 깨어나 보니 이미 주권자가 아닌 것으로 되어 있는 사태가 일어날 것이다” (238)

“자유를 축복하는 것은 쉽다. 거기에 비해 자유를 옹호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자유를 옹호하는 것에 비해서 자유를 시민이 매일매일 행사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239)

민주주의도 끊임없는 민주화에 의해 간신히 민주주의일 수 있다. (240)

우리의 생활과 경험을 통해서 일정한 법이나 제도의 설립을 요구하거나 그것을 바꾸어나간다는 발상(257)

민주주의는 비정치적인 시민의 정치적 관심에 의해, 그리고 ‘정계’ 이외의 영역으로부터의 정치적 발언과 행동에 의해 비로소 지탱될 수 있다. (258-259)

래디컬한 정신적 귀족주의가 래디컬한 민주주의와 내면적으로 결합되는 것. “카를 마르크스가 프리드리히 휠덜린을 읽는” 그런 세계. (266)

공중캠프

2015.12.23 17:49:43
*.55.215.45

[마루마사 센세가 알콜토크에 대해 한말씀]

문학자와 사회과학자가 공통된 언어를 말한다는 것은 현재에도 매우 어려운 일이며, 사회과학자라든가 문학자라든가 하는 간판을 내리고 한 잔 같이 마신다거나 하지 않으면 좀처럼 이야기가 통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214)


다만 일본의 특수성은 어디에 있느냐 하면, 유럽에서라면 그런 기능집단의 다원적인 분화가 일어나더라도 다른 한편에서는 그것과 다른 별개의 디멘션(차원)에서 인간을 이어주는 전통적인 집단이나 조직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교회, 혹은 클럽이라든가 살롱이라든가 하는 것이 전통적으로 큰 힘을 가지고 있어서, 그것이 서로 다른 직능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횡적으로 이어주어 그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의 통로가 되어 있는 것입니다. (218)

go

2015.12.25 14:23:58
*.1.197.192

<현대정치의 사상과 행동> (1957/1964)

“나는 마루야마 마사오 선생이 일본의 다양한 전문분야의 지식인들에게 ‘공통의 언어’를 제공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 오에 겐자부로 (21)

“그런데 (제3장) 본론의 전주(前奏)에 지나지 않는 토쿠가와 시대 부분을 한참 쓰고 있는 도중에, 1944년 7월 초 갑작스레 나에게 소집 영장이 날아들었으며, 신병 훈련을 받기 위해서 나는 아득히 먼 한국의 평양으로 가게 되었다. 이 논문의 서술이 바쿠후 말기까지 다루고 거기서 중단되어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소집 영장을 받고서 신쥬쿠역을 출발하기까지 아직 일주인간의 여유가 있었으므로, 나는 집을 나서기 직전까지 원고를 정리하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내가 펜을 휘갈기고 있던 방의 창밖에서는 나의 ‘출정’을 전송하기 위해서 니로마루 기를 손에 들고 잇달아 찾아오는 이웃사람들에게 나의 돌아가신 어머님과 결혼한 지 겨우 3개월밖에 안된 아내가 세키한을 만들어 대접하고 있었다. 그 광경은 지금까지도 마치 어제 있었던 일처럼 뇌리에 떠오른다. 만약 이 논문의 어조에 어딘지 감상적인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그런 긴박한 상황 하에서 씌어졌다는 점과 전혀 관계가 없지는 않을 것이다. 1944년 7월이라는 시기에 군대에 들어간다는 것은 살아서 다시 학구적인 생활로 되돌아오리라는 기대를 거의 가질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나는 이 논문을 마치 ‘유서’라도 되듯이 남겨두고서 떠났다.”

1945년 8월 15일! … 당시 히로시마에서 이등병으로 복무하고 있던 그는 원자폭탄이 떨어진 지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엄밀히 말해서 그 역시 원폭피해자였다.) 다행히 그는 살아서 다시금 캠퍼스로 돌아올 수 있었다(1945년 9월). (25-26)

“이 책이 예상 외로 넓은 독자들에게 읽혀서, 특히 학계와 ‘논단’에 인연이 없는, 다양한 계층의 열성적인 독자들을 갖게 된 것보다 더 나의 마음을 격려해준 것은 없었다” (30)

“나는 이 책 속에서, 시민의 일상적인 정치적 관심과 행동의 의미를 ‘재가불교’주의에 비견했는데, 같은 비유를 학문, 특히 사회과학에 대해서도 언제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나를 포함하여 학문을 직업으로 하는 학자∙연구자들은 이른바 학문 세계의 ‘승려’들이다. 학문을 고도로 발전시키기 위해서, 승려는 점점 더 승려로서의 수련을 쌓아가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종교와 마찬가지로, 한 국가의 학문을 짊어지는 힘은, 즉 학문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것은 오히려 학문을 직업으로 하지 않는 ‘속인’의 학문 활동이 아닐까. 내가 부족하면서도, 이 책에 실린 논문에서 의도했던 것은 때때로 오해되고 있듯이 학계와 저널리즘의 ‘다리놓기’가 아니라, 학문적 사고를 ‘승려’들의 독점으로부터 조금이라도 해방시키는 데 있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로서는 앞으로도 특히 학문을 사랑하는 비직업학자들로부터의 편달과 솔직한 비판을 기대하고 또 바라 마지않는 바이다.” (32-33)

그가 의도했던 것은 “보다 넓은 의미에서의 일본 문화의 성격을 검토하고, 일본인의 일상의 행동과 사고과정 – 의식적으로 품고 있던 이데올로기만이 아니라, 나아가 특히 일상생활의 행위 속에서 단편적인 방식으로 나타나는 무의식적인 제 전제가 제 가치도 포함하여 – 을 분석하는 것”이었다. (34)

나에게 르네상스와 종교개혁 이래의 세계는, 인간의 자연에 대한, 가난한 사람의 특권자에 대한, ‘저개발측’(undeveloped)의 ‘서방측’(West)에 대한 반항의 이야기이며, 그것들이 순차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각각 서로 다른 것을 불러내어, 현대 세계에서 최대규모로 협화음과 불협화음이 뒤섞여 있는 곡을 만들어내고 있는 한가운데 서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들의 혁명적 흐름을 추진하는 ‘진보적’ 역할을, 어떤 하나의 정치적 진영에 선험적으로 귀속시키는 경향에 대해서 경계를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또 무언가 신비한 실체적인 ‘힘들’의 전개로 역사를 해석하려는 시도에도 마음을 써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언어의 선동(propaganda)적 사용에 싫증이 난 나머지, 인간 능력의 한층 더 높은 성장을 배태하고 있는 그런 사건과, 인간의 역사의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리는’ 의미밖에 가지지 않는 사건을 분별하는 일체의 모든 시도를 체념해버린다면, 그것은 정말 덧정없는 일이 아닐까. (35)

1996년 8월 15일, 일본이 패배한 지 만 51년째 되는 날, 마루야마 마사오는 세상을 떴다. 그 날은 그의 어머니의 기일이기도 했다. (1945년 8월 15일, 그녀는 군대에 있는 아들을 그리워하면서 조용히 눈을 감았다.) (36)

공중캠프

2016.01.04 17:57:35
*.54.170.35

참가 신청이 모두 종료되었습니다. 세미나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이 많아 애초 15명보다 조금 더 신청을 받았습니다. 고맙습니다.

공중캠프

2016.01.05 18:01:10
*.54.219.203

참고로, 세미나는 1/6(수) 1장 "일본의 사상" / 1/21(목) 2장 "근대일본의 사상과 문학-하나의 사례연구"를 강독형태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3장 "사상의 존재양태에 대하여"와 4장 "'이다'라는 것과 '하다'라는 것"은강연체의 비교적 평이한 글인 관계로 세미나 전후에 따로 읽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1/6(수) 첫번째 세미나 발제문과 1/21(목) 두번째 세미나 참고자료(김항, "말기의 눈과 변경의 땅 - 1930년대 고바야시 히데오의 비평과 만주 기행문")를 첨부합니다.

공중캠프

2016.01.18 20:59:43
*.1.197.192

1/6(수) 공캠x자캠 present 알콜토크 vol.7.1 - <마루야마 마사오 읽기> 세미나 : 제1장 일본의 사상 발제문 - 김항 (첨부파일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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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야마 마사오, <일본의 사상>

제1장 일본의 사상

* 세 가지 사고회로의 중첩
1) ‘일본’ 사상사가 아니라 일본 ‘사상’사의 가능성 타진 : 근대 일본의 정신사적 특수성
2) 1930-40년대 일본사회로부터 근대일본을 총괄 : 초국가주의(ultra-nationalism)와 천황제 비판
3) ‘서양의 몰락’과 전체주의로부터 근대를 조망 : 근대의 끝에서 다시 근대를 평가

1) 일본사상사 연구
1930년대 중반 ‘정치사상사’ 전공을 원했던 마루야마는 스승 난바라 시게루(南原繁)의 ‘명’에 따라 일본정치사상사 담당 조교수로 도쿄대 법학부에 임용됨(1940). 전체주의적 통치 체제 속 ‘일본주의’가 대학과 공론장을 지배함에 따라 새로이 개설된 강좌에 마루야마 마사오를 ‘전략적’으로 배치한 결과. 일본 근세유교에서 통치/제도를 탈자연화하는 계기를 오규 소라이(徂来)의 ‘성인론’에서 찾는 획기적 논문 발표. 이후 ‘본점(本店)’은 일본정치사상사 연구. 「일본의 사상」은 마루야마 일본사상사 연구의 근본적이고 현재적인 문제의식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작품.

2) 초국가주의-천황제 비판
1946년 「초국가주의의 논리와 심리」를 발표함으로써 논단의 총아가 됨. 패전 직후의 젊은 세대들은 마르크스주의와 다른 형태의 ‘사회과학적’ 현실 분석을 처음으로 경험했다고 술회. 「일본의 사상」은 「초국가주의」에서 해부된 패전 전 일본의 전체주의를 근대 일본의 귀결로 파악. 이는 천황제 파시즘을 ‘일탈’이 아니라 근대 일본의 기저를 이루는 정신적 태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간주하는 방법적 시좌. 천황제 파시즘은 예외가 아니라 규칙. 특히 대공황 이후의 개혁담론, 코뮤니즘 탄압, 전향, 민간우익, 혁신관료, 황도파 군인, 쿠데타, 일본주의, 그리고 근대초극론에 이르는 1930년대의 결정적 국면들을 ‘근대 일본의 사상사’의 외적 맥락이 아니라, 그것을 관통하는 사상적 태도를 추출함으로써 근대 일본에 대한 종합적인 시좌 아래에서 파악 가능케 함.

3) 서양 근현대사상사 조망
마루야마는 칼 슈미트의 「국가, 운동, 국민」(1933)을 학생 시절에 번역. 이 글은 슈미트가 나치즘의 발흥을 눈앞에 목도하면서 쓴 글로, 이른바 ‘근대’적인 자유주의, 민주주의, 의회주의, 법치주의의 종언을 선언하고, 그것을 넘어서는 정치원리를 천명한 ‘탈근대’적인 정치 선언서. 마루야마는 이 글을 번역하면서 유럽의 파시즘과 나치즘이 근대의 정치원리를 무화시키고 있음을 지적하고, 당대 일본의 현실도 ‘근대의 종언’이라는 움직임 속에서 파악되어야 함을 주장. 또한 ‘포스트 헤겔리안’이라 불리던 1930년대 독일의 국가주의자들에 주목함으로써 ‘공/사’의 구분을 원리로 하는 근대적 정치원리가 약화되어 가던 움직임에도 민감. 즉 니체, 슈팽글러, 발레리, 슈미트, 하이데거 등 ‘유럽의 종언’을 주창한 ‘최신’ 사상과 파시즘/나치즘/소비에트라는 근대 유럽을 비판하고 초극하려는 정치운동 속에서 ‘서양 근현대사상사’를 조망한 셈. 「일본의 사상」은 이런 유럽 사상사와의 대비 속에서 근대 일본의 사상사를 조망.

● 개념 구분 : 추상적(abstract)과 관념적(ideal) => 전자는 범주적이고 논리적인 조작, 후자는 자의적이고 공상적인 조작 => 사탕(구상)/단 것(추상), 추상은 명사 차원에선 보편, 동사 차원에선 종합 / 관념은 ‘이랬으면’ 혹은 ‘반드시 이럴 것’이라는 소망/추측/공상/상상


본문 내용


머리말

- 일본에서의 ‘지성사/사상사 intellectual history’의 부재 : 좌표축의 부재, 전통 없는 전통
=> 기독교와 세속화(합리화/주체화)라는 ‘정통/이단’의 부재
=> 구조화/전통화를 저해한 요인이 무엇인가라는 물음 : 부재를 부정하거나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탐구의 출발점으로

- 근대 이전의 ‘전통’ 사상은 근대 이후의 ‘외래’와 구분된다는 의미에서 ‘전통’이지, 그것을 기준으로 외래/신규 사상이 가늠되고 비판되고 접목된다는 의미에서의 ‘전통’이 아님

- ‘개국’ : ‘내부/외부’의 구분이 유럽적 기준에 따라 ‘갱신’된 사태
=> 그 전까지 내부/외부의 구분이 없었다기보다는 내부/외부를 가르는 시좌 자체가 유럽화됨
=> 15세기에 태동하는 글로벌 자본주의와 17세기에 탄생한 주권국가 체제 속으로
* 이 흐름에 ‘자주적’으로 대처한 것은 일본뿐 in Asia
=> 여기서의 ‘자주’란 무엇인가? 만약 ‘내부/외부’의 구분이 있어야 ‘자주’가 가능하다면 ‘자주적’으로 사태에 대처했다는 것은 도착적 서술 아닌가?
=> 마루야마의 딜레마 : ‘일본’을 실체화하지 않으려 하지만 ‘일본’이라는 주체/대상이 존재
=> 연구대상으로서의 ‘일본’과 운동체로서의 ‘일본’ : 국가를 주어로 하는 언술의 딜레마


1.

- 무구조의 ‘전통’ : 1) 사상계기의 패턴
=> 역사적 구조의 결여(좌표축의 결여) = 과거를 과거로 자각적으로 마주함 없이 ‘상기 想起’됨

- 무구조의 ‘전통’ : 2) 사상수용의 패턴
=> 원본의 맥락 결여 => 일상생활의 습속에 ‘부품화’되어 부착 => 실용주의가 상인의 개똥철학과, 말라르메가 바쇼와.... => 一如(--와 같이)
=> 기독교와 마르크스주의 : 위와 같이 수용되면 정신혁명의 의미 상실, 원리 강조하면 수용 안됨

- 역설과 반어의 기능전환
=> 니체나 오스카 와일드의 염세주의가 일상감각의 ‘덧없음’과 결합 => 기독교와 기존 문명에 대한 회의라는 긴장 없이 그 ‘내용’만 섭취 => 현실에 대한 비판과 회의라기보다는 순응

- 이데올로기 폭로
=> 사상의 내적 논리와 맥락보다는 ‘자기’ 입장에서 본 ‘속마음’에 관심 => 원리에 입각한 비판이 아님
* 칼 만하임(K. Manheim), 이데올로기와 유토피아 : 지식사회학의 고전 => 마루야마의 방법적 시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침 => 지식 체계의 사회적 성격 탐구 => 지금에서야 ‘당연한’ 이야기지만 1920년대 유럽 지성계에서는 지식 자체가 아니라 지식을 둘러싼 다양한 사회적 맥락을 다루는 작업은(마르크스주의뿐만이 아니라 정치/경제/역사...의 맥락) 만하임으로부터 시작

- 무구조의 전통, 원형으로서의 고유신앙
=> 노리나가의 ‘신도’ => 궁극적인 신앙 대상의 부재 => 모든 원리를 포용하는 범일본주의 (이후 ‘천황제’에서의 천황으로)
=> 사회과학에 대한 ‘서민적’ 비평가의 혐오/반감 : 원리에 대한 반감
* 여기서 ‘서민적’ 비평가 = 고바야시 히데오

- 사상평가에서의 ‘진화론’
=> ‘새것’의 물신론 => 가치의 역사적 축적 부재 => 근대초극론=세계사의 최첨단으로서의 일본이란 의식으로 => 고우야마 이와오의 사례 : 자유/인권을 보편적 원리가 아니라 이미 지나간 과거의 ‘유행’으로 치부


2.

- 근대일본의 기축으로서의 ‘국체’
=> 이토 히로부미 => 헌법 제정을 위한 ‘기축’ = 황실 => 유사 종교적 중심 요청

- ‘국체’에서의 신민의 무한책임
=> 도라노몽 사건, 어진영을 태운 교장 => 책임과 권한이 아니라 ‘도의’

- ‘국체’의 정신내면으로의 삼투
=> 외적 행위와 내면의 구분 : 근대의 전제 => ‘국체’는 내/외의 구분 무화 => 법/통치와 도덕의 중심으로서의 ‘국체’=천황


3.

- 천황제에서의 무책임 체계
=> 통치체제는 인식론 체제와 analogy => 천황제 통치는 위의 사상적 전통과 유비 => 책임/권한의 인격적 확정이 아니라 ‘보필’ => 원로, 의회, 내각, 군부.... 천황을 보필 => 천황의 책임도 보필의 책임도 아닌, 무책임의 체계
* 이는 패전 후 ‘도쿄재판’에서 천황이 불기소 처분된 것으로부터 소급하여 해석

- 메이지헌법체제에서의 최종 판정권 문제
=> 흠정헌법으로서의 메이지 헌법 => 주권이 천황에 귀속 => 이토 vs. 모리 => 법률적 자유냐 자연권적 자유냐 => 천황 주권 및 헌법 체제의 궁극적 정당성을 묻는 권한의 부재

- 픽션으로서의 제도와 그 한계의 자각
=> 근대 유럽의 전제 : 세계/자연으로부터 주체의 독립 및 제작/이론을 통한 세계/자연의 변형/창출 => fiction < fictio < facere (fiat, face...) => 제도와 삶의 구분 및 그 구분의 엄중함 => 권력의 정당성을 묻는 근본적 자리
* 4장, 「인」 것과 「하는」 것

- 근대일본에서의 제도와 공동체
=> 근대 일본 국가형성에서의 중간계급의 부재(베버 및 독일 공법학/사회학의 관점) => 통치제도의 근대화에 저항하는 사회문화적 방어막의 부재 => 관료적 위계화와 공동체적 상하의 식별불가능한 동일화 => 아비/지주의 권위가 그대로 법적이고 공식적인 권위로 교환 가능 => ‘국체’와 가족의 동일화 => 권위구조의 동심적 확대/축소

- 합리화의 하강과 공동체적 심정의 상승
=> 기능적 합리화(근대)와 가부장적 인간관계(공동체)의 복합체 => 공산당(합리-원리) vs. 우익 내셔널리스트(공동체-심성)를 모두 복합체 관점에서 ‘물정 모르는 서생 혹은 낭만주의’로 배제 => 타협과 협상과 관습으로 이뤄진 ‘어른’의 세계

- 제도화의 진전과 ‘인정’의 모순
=> 제도화의 진전과 그에 따른 ‘인정’의 쇠퇴 => 항구적 위기 요소 => ‘실정’과 ‘합리’의 상충 = ‘법대로 하자’와 ‘좋은 게 좋은 것’의 상충 => 실정이 원칙에, 원칙이 실정에 개입하는 가운데 관료제가 가부장제라는 윤활유로 굴러감 => ‘근대초극’이라는 세계사의 최첨단으로서의 일본이란 의식 태동
* 천황을 정점으로 한 ‘정’과 ‘덕’과 ‘인륜’의 공동체 => 통치와 도덕의 합일로서의 천황


4.

- 두 가지 사고양식의 대립
=> 한계의식을 모르는 제도의 물신화와 규범화되지 못하는 자연상태(실정,실감) => 조직과 인간을 사유하는 일본적 패턴
* 전자는 어디까지가 제도의 영역인지를 망각(실정과 합리의 삼투), 후자는 관습을 어떻게 일반적 규칙으로 만들지에 무지(제도와 관습의 비식별, 가부장인지 관료인지?)

- 실감신앙 문제
=> 1-4까지의 특성 => 추상성에 대한 생리적 거부 => 2x2=4냐 문체냐(고바야시 히데오) => 원리/합리와 실감 사이의 변증법적 교차 혹은 매개 없음
* ‘문학’을 실감신앙의 전형 : 고바야시 히데오를 정점으로 하는 문학자 비판(1930년대라는 맥락)

- 일본에서의 마르크스주의의 사상적 의의
=> 1) 종합적 지식(경제/정치/사회/문화/역사), 2) 가치 지향적 지식(해석이 아니라 변혁), 3) 유럽 근대를 대변하는 지식(주체적 지식)

- 이론신앙 문제
=> ‘원리/합리 혹은 추상에 대한 생리적 혐오’와 전면적으로 마주한 마르크스주의 => 이와 동시에 이론의 물신숭배화(생리적 혐오에 대한 혐오가 교조주의(공식주의)로) => 현실로부터의 추상화보다는 추상화의 결과물만을 중시 => 현실과 이론을 같은 평면에서 인식(현실에서 추상화하는 것이 아니라 추상화 결과로서의 이론을 현실과 대비하여 재단) => 실감과 이론의 괴리 및 이론신앙의 발생 => * 이론에 맞춰 현실을 예정조화적으로 파악하는 ‘정신승리’

- 이론에서의 무한책임과 무책임
=> 한계의식 없는 이론 => 현실과 등가이기 때문 => 무한책임이 무책임으로

공중캠프

2016.01.21 14: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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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야마 마사오의 "초국가주의의 논리와 심리(1946)"를 첨부합니다. 날은 춥고, 잠도 안오고, 오랜만에 타자 연습을 해보았습니다. 70년전 글인데, 지금 읽어도 전혀 위화감(?)이 없습니다.

공중캠프

2016.01.21 14:33:48
*.55.173.168

세미나 참가자이신 최민혁 님께서, "코멘트 페이퍼를 제출하오니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메일과 아래 코멘트를 보내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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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 공중캠프 “일본의 사상” 강독 세미나 코멘트 페이퍼
최민혁

하나
P137에서 문학이 정치에 뒤쳐지고 있다는 실감을 마루야마는 도가와 슈코쓰의 입을 빌려 이야기한다. 미야케 세쓰레이가 당시의 문학을 메이지초년의 군사학에 비견한 것에 대해서, ‘지금 최고의 문학-이라는 것은 아마도 자연주의 문학일 것이다-이라 하더라도 외국문학의 모방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마루야마 본인이 첨언하고 있다. 마루야마 본인 또한 문학이 뒤쳐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물론 마루야마는 학문적으로서 정치학과 문학은 비등비등한 수준으로 아직 일본에서는 미숙한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고 생각한 듯하다. 그러나 p139에서 이야기하듯 현실에서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하느냐에 있어서는 일본이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을 거치며 國勢가 旭日昇天하던 당시로서는 문학은 정치에 비하면 새발의 피였을 것이다.
후쿠자와 유키치가 문명론의 개략에서도 이야기하지만 문명에는 有形의 것과 無形의 것이 있는데 진실로 취하기 어려운 것은 무형의 것이다. 유형이라는 것은 서양의 기술이나 의복, 음식과 같은 것이다. 무형의 것은 예컨대 ‘자유’라는 정신인 것이다. 꼭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국세라는 것은 굳이 말하자면 유형에 가까울 것이다. 그러나 문학이라는 것이 발달하여 전세계를 압도한다는 것은 당시 일본인의 입장에서는 상상하기도 힘들 정도로 힘든 것이었을 것이다. 일본이 러시아군은 무찔렀으나 톨스토이를 무찌를 수는 없던 것이다. 오히려 당시 일본에서는 러시아문학은 큰 유행이었다.(카루베 타다시, ‘政治学をつかむ’)


P141에서 마루야마는 이런 상황에서 일어난 변화를 지적한다. 바로 마르크스주의, 코뮤니즘과 함께 등장한 국가에 대립하는 개념으로서의 ‘사회’라는 것이었다. 마루야마는 이때 비로소 정치학이 ‘국가학’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이런 인식은 全集에서 제외되었던 논문 중 1949년 이전의 논문이 실린 마루야마 마사오 별권 1권에 실린 ‘政治とは何ぞや’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마루야마는 이 논문에서 Harold Joseph Laski를 비롯한 정치사회학자들이 정치가 국가기구에서만이 아니라 사회 도처에 존재하는 ‘기능(ファンクション)’이라는 관점을 취하였던 덕분에 정치학은 국가라는 ‘실체’에서 독립되어 인식될 수 있었다고 논한다.
마루야마는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달함에 따라 사회 전체가 고도로 조직화되는 것을 지적한다. 즉 이처럼 전에 없던 수준으로 사회 전체가 조직화되는데 이는 결국 ‘정치화’라는 문제로 이어진다. 위 논문 ‘정치란 무엇인가’에서 마루야마 마사오는 정치를 인간을 조직화하며 특정한 이념을 갖고 지도하는 것이라고 정의내리는데, 즉 중일전쟁 시기에는 군국주의에 의해서, 또한 패전 직후에는 좌파 정치세력에 의해서 領導되는 것처럼 사회 전체가 ‘정치화’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국가정치에서 사회정치가 전면에 등장했다는 P142의 마루야마의 지적은, 이처럼 마을, 농촌, 직업군, 가족, 노동조합 등을 조직화하여 특정한 정치적 이념을 위해 동원하는 것으로서 정치가 새롭게 등장하기 시작한 것을 일컫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사회정치의 등장을 마루야마가 그 당시의 ‘문학’이 어떻게 대응했냐는 관점에서 바라보았단 것이다. 왜일까?
마루야마는 이처럼 사회정치가 등장하여 일본의 군국주의와 마르크스주의가 대립하는 광경을 지켜보았다. 아까 얘기했던 마루야마 마사오의 별권에 게재되어 있는 글이기도 하지만 마루야마는 고교시절에 사회주의 경향의 長谷川如是閑의 강연회에 참석했다가 체포된 적도 있다. 학생들이 어떤 책을 읽냐 어떤 생각을 하느냐를 둘러싸고 좌파와 정부의 갈등이 극심했던 시대이다. 마루야마는 스스로가 분석하고 있는 시대를 몸으로 살았고 그 시대의 살벌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 시기에 문학은 어떤 역할을 했던 것일까? 나로서는 상상하기 힘들지만 마루야마에게 있어서 문학은 그런 살벌한 시기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고 생각될지도 모른다.
또는 문학을 국가권력에 맞서서 사회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였을지도 모른다. 알 수는 없으나 프롤레타리아 문학계에서 벌어진 논쟁을 이토록 열심히 분석한 그의 문제의식은 오래되었다고 할까 어쨌든 내게는 쉽게 이해 가지 않는다.
카루베 타다시著 마루야마 마사오-리베럴리스트의 초상에서는 마루야마가 사실은 동경대 법학부가 아니라 문학부를 진학하려고 했었다고 써져 있기도 하다. 그러나 국가공무원이 되라는 아버지 바람에 따라서 법학부에 진학했다고 되어 있다. 마루야마는 어렸을 때부터 문학을 좋아했던 모양이고 학창시절에 발표한 시도 남아있다.
어쩌면 이토록 프롤레타리아 문학에 대한 길고 긴 비판을 전개한 것은, 그만큼 마루야마가 문학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 글의 제2장에서 프로 문학이론의 목적의식성, 토털리즘, 도식적인 것, 관료제합리주의(?)을 비판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사실은 문학이 실제로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한 큰 기대 때문일지도 모른다.


P167 일본에는 주자학의 전통 때문에 관료제합리주의의 성격이 강하고 이것이 마르크스주의 이론의 과도한 합리성, 또는 토털리즘으로 정착했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동시에 P146에서는 일본문학은 단편소설밖에 없으며 논리 또는 사상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며 ‘일본의 사상’에서 주장하는 ‘무구조의 전통’과 비슷한 얘기를 한다. 일본은 무구조의 전통이면서 동시에 ‘합리적=규범적’이라는 말인가? 전체적으로는 무구조인 가운데 일부 志士들은 합리성을 추구하며 서로가 대립하는 커뮤니케이션의 不在를 이야기하는 것인가? 본논문의 맺음말에서는 결국 커뮤니케이션의 필요가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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