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학구열


ALGORITHMS TO LIVE BY: THE COMPUTER SCIENCE OF HUMAN DECISIONS (2016)


/ Brian Christian, Tom Griffi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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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수의 딜레마에서, 우리는 배신이 어떻게 ‘우월’ 전략임이 드러나는지를 알았다. 당신의 공범자가 배신하든 협력하든 상관없이 최선의 행동이라는 것이다. 반면에 비크리Vickrey 경매에서는 정직이 우월 전략이다. 메커니즘 설계자의 성배다. 전략을 짜거나 재귀에 빠질 필요가 없다. (468)

프랑스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는 “타인이 바로 지옥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타인이 본래 사악하거나 불쾌한 존재라는 의미가 아니라, 우리 자신의 생각과 믿음을 복잡하게 만드는 존재라는 뜻이다.

자기 자신을 생각할 때, 자신을 알고자 애쓸 때 우리는 타인이 이미 알고 있는 우리 자신에 관한 지식을 이용한다. 우리는 타인이 지니고 있으면서 우리 자신을 판단할 때 쓰라고 우리에게 준 수단들을 갖고 우리 자신을 판단한다. 내가 내 자신을 뭐라고 하든 간에 누군가의 판단이 언제나 끼어들게 마련이다. 내가 스스로를 어떻게 느끼든 상관없이 타인의 판단이 끼어든다. 그렇다고 해서 타인과 관계를 맺을 수 없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그저 우리 각자에게 타인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 장에서 살펴본 것들을 고려할 때, 아마 우리는 사르트르의 말을 수정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타인과의 상호 작용이 반드시 악몽일 필요는 없다. 비록 잘못된 게임에서는 확실히 그럴 수 있긴 하지만 말이다. 케인즈가 간파했듯이 대중은 복합적이고, 어렵고, 재귀적인 거울의 방이다. 하지만 아름다움, 보는 이의 눈에 달려 있는 아름다움은 그렇지 않다. 남의 전술을 예견하거나, 예측하거나, 읽어 내거나, 그 때문에 방향을 바꿀 것을 요구하지 않는 전략을 채택하는 것이야말로 고르곤의 재귀 매듭을 자르는 한 방법이다. 그리고 때로 그 전략은 단순히 쉬운 차원의 것만이 아니라 최적 전략이 된다.

전략을 바꾸어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게임 자체를 바꾸려 시도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하지 않다면, 적어도 자신이 할 게임을 선택할 때 얼마간 통제권을 발휘할 수는 있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처치 곤란한 재귀, 나쁜 균형, 정보 폭포를 통해 닦인다. 정직이 우월 전략인 게임을 찾아라. 그런 뒤, 자기 자신으로 살아라. (471-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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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리듬을 믿고(この胸のリズムを信じて)", "우리는 걷는다 단지 그뿐(ぼくらは步く ただそんだ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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