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학구열


시장의 파리 떼에 대하여

 

달아나라, 나의 벗이여, 그대의 고독 속으로. 나는 그대가 위인들(명성을 추구하는 저널리스트, 정치가 등)이 떠는 소리 때문에 귀머거리가 되고 소인들(근대의 야비한 군중. 이들이 파리 떼이다. 그러나 위인들도 이러한 군중에 아첨하고 기생하는 자들이므로 역시 파리 떼에 속한다.)의 침에 마구 찔리는 것을 본다.

 

숲과 바위는 그대와 함께 품위 있게 침묵할 줄 안다. 다시 그대가 사랑하는 나무(1산 위의 나무에 대하여’ 2, 14단 참조 )처럼, 넓은 가지를 펼치고 있는 나무처럼 되어라. 말없이 귀 기울이며 이 나무는 바다 위에 솟구쳐 있다.

 

고독이 끝나는 곳에서 시장(군중을 기반으로 하는 근대 사회)이 시작된다. 그리고 시장이 시작되는 곳에서 위대한 배우들(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명사들)의 소음과 독파리 떼들의 윙윙거리는 소리가 시작된다.

 

이 세상에서는 가장 좋은 사물들도 그것을 우선 상연하는 자가 없으면 쓸모가 없다. 이러한 연출자를 민중은 위인이라고 부른다.

 

민중은 위대한 것, 다시 말하면 창조적인 것(고독 가운데서 창조되는 새로운 가치)을 거의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민중은 위대한 일의 모든 연출자와 배우에 대해서는 감수성을 갖고 있다.

 

새로운 가치의 발명자를 중심으로 세계는 회전한다 눈에 띄지 않게 회전한다. 그러나 배우를 중심으로 민중과 명성은 회전한다. ‘세상의 움직임은 이와 같다.

 

배우는 정신을 갖고 있으나 정신의 양심(‘정신은 발명가의 발명의 재능. ‘정신의 양심은 이러한 재능을 창조적이고 현실적인 것으로 만드는 확고부동한 신념, 자기 자신에 대한 근원적 신념)은 거의 갖고 있지 않다. 그는 가장 강력한 신앙으로 이끌어 주는 것 - 자기 자신을 믿게 만드는 것을 항상 믿고 있다!

 

내일은 그는 새로운 신앙을 갖게 되고, 모레는 보다 새로운 신앙을 갖게 되리라. 그는 민첩한 감수성을 갖고 있다. 민중처럼 변하기 쉬운 날씨와 같이.

 

전도시키는 것, 그에게 있어서는 이것이 증명이다. 열광시키는 것, 그에게 있어서는 이것이 설득이다. (전도시키거나 열광시키는 것은 정치가나 명성을 추구하는 명사들의 수법) 그리고 피(비스마르크의 쇠와 피라는 말을 상기하라)야말로 그에게 있어서는 모든 근거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이다.

 

섬세한 귀에만 숨어드는 진리를 그는 거짓말, 혹은 허무라고 부른다. 정녕 그들은 이 세상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신들만을 믿는다!

 

시장은 거드름을 떠는 익살꾼들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민중은 그들의 위인들을 자랑하고 있다. 그들은 민중에게는 그 시각의 지배자들이다.

 

그러나 시각은 민중을 재촉한다. 그래서 민중은 그대를 재촉한다. 그리고 민중은 그대로부터도 또는 아니오를 듣고자 한다. 슬프다, 그대는 찬성과 반대 사이에 그대의 의자를 놓으려고 하는가?

 

이와 같이 무조건적이고 재촉하는 자들 대문에 질투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대 진리를 사랑하는 자여! 진리가 무조건적인 자의 팔에 매달린 적은 한 번도 없다.

 

이 성급한 자들을 피해서 그대의 피난처로 되돌아가라. 오직 시장에서만 사람들은 긍정이냐?’ 또는 부정이야?’ 하는 공격을 받는다.

 

모든 깊은 샘에 있어서 체험은 완만하다. 샘물의 밑바닥으로 무엇이 떨어지는가를 알려면 오랫동안 기다려야 한다. (위대한 사상은 고독 속에서 서서히 성숙한다.)

 

시장과 명성을 떠난 곳에서 모든 위대한 일이 일어난다. 옛날부터 시장과 명성을 떠난 곳에 새로운 가치의 발명자들이 살고 있었다.

 

달아나라, 나의 벗이여, 그대의 고독 속으로. 나는 그대가 독파리 떼에게 마구 쏘이는 것을 본다. 달아나라, 사납고 강한 바람이 부는 곳으로!

 

그대의 고독 속으로 달아나라! 그대는 왜소하고 가련한 자들과 너무 가깝게 살아 있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그들의 복수로부터 몸을 피하라! 그들은 그대에게 오직 복수를 획책하고 있을 뿐이다.

 

다시는 그들을 향해 손을 들지 마라! 그들은 무수하며, 파리채가 되는 것은 그대의 운명이 아니다.

 

이들 왜소하고 가련한 자들은 무수하다. 빗방울과 잡초 때문에 당당한 건물이 무너진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그대는 돌이 아니지만, 그대는 이미 많은 물방울 때문에 움푹 패였다. 앞으로도 많은 물방울 때문에 그대는 파괴되고 쪼개지리라.

 

나는 그대가 독파리 때문에 지치는 것을 본다. 나는 그대가 백 군데나 상처가 나서 피투성이가 된 것을 본다. 그런데 그대의 긍지는 화를 낸 적이 한 번도 없다.

 

독파리 떼는 아무런 악의도 없이 그대의 피를 탐낸다. 파리의 핏기 없는 영혼이 피를 요구한다. 따라서 파리 떼는 아무런 악의 없이 쏘는 것이다.

 

그러나 그대 심오한 자여, 그대는 작은 상처에 대해서도 너무 깊이 고뇌한다. 그래서 상처가 낫기도 전에 똑같은 독충이 그대의 손 위로 기어 다녔다.

 

이 훔쳐 먹는 자들을 죽이기에는 그대는 나에게는 너무나 자랑스러운 존재다. 그러나 그들의 유독한 모든 부정을 참고 견디는 것이 그대의 운명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라.

 

그들은 그대의 주위에서 찬양의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뻔뻔스러운 것이 그들의 찬양이다. 그들은 그대의 피부와 그대의 피 가까이에 있으려고 한다.

 

그들은 신이나 악마에게 아첨하듯 그대에게 아첨한다. 그들은 신이나 악마 앞에서 읍소하듯 그대 앞에서 읍소한다. 무슨 상관이 있는가? 그들은 아첨하는 자며 읍소하는 자일 뿐 그 이상은 아니다.

 

또한 그들은 때때로 그대에게 애교 있는 얼굴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비겁한 자의 재치였다. 그렇다, 비겁한 자는 영리하다!

 

 

그들은 그 편협한 영혼으로 그대에 대해 여러 가지로 생각한다. 그들에게는 그대는 언제나 의심스러운 것이다! 여러 가지로 생각되는 것은 모두 의심스러운 것이다.

그들은 그대의 모든 덕 때문에 그대를 처벌한다. 그들이 진심으로부터 용서하는 것은 오직 - 그대의 실책뿐이다.

 

그대는 온화하고 올바른 마음씨를 갖고 있으므로 그들은 그들의 왜소한 생존에 대해 죄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들의 편협한 영혼은 일체의 위대한 생존을 죄다라고 생각한다.

 

그대가 그들을 온화하게 대하더라도 그들은 그대에게 경멸을 받았다고 느낀다. 그래서 그들은 그대가 은밀한 가해로써 그대의 은혜에 보답한다. 그대의 무언의 긍지는 언제나 그들의 취미에 거슬린다. 가령 그대가 허영심이 강한 자가 될 만큼 겸손해진다면 그들은 기뻐 날뛰리라.

 

우리가 어떤 사람에 대해 인식하는 것은 우리가 그 사람을 그와 같이 점화하는 것이기도 한다. (예컨대 상대방을 교활하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대하면, 그는 더욱더 교활해진다. 따라서 소인들은 소인임이 인식될 때 더욱 비열해진다.) 따라서 소인을 조심하라!

 

그대 앞에서 그들은 왜소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그들의 비열함은 눈에 보이지 않는 복수로 변해 그대를 향해서 희미하게 또는 활활 타오른다.

 

그대가 그들 곁으로 가까이 갔을 때 그들은 자주 입을 다물고, 그리고 꺼져가는 불꽃의 연기처럼 그들의 힘이 그들로부터 사라져버리는 것을 그대는 알아차리지 못했는가?(안 보는 데서는 열심히 욕을 하지만 본인 앞에서는 아첨하는 것이 소인의 본성이다.)

 

그렇다, 나의 벗이여, 그대는 그대의 이웃에게는 양심의 가책이 된다. 그들은 그대에게는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들은 그대를 미워하고 그대의 피를 빨고 싶어 한다.

 

그대의 이웃은 언제나 독파리이리라. 그대의 위대한 점 - 그것은 반드시 그들을 더욱 유독하게 만들고 더욱더 파리처럼 만든다.

 

달아나라, 나의 벗이여. 그대의 고독 속으로, 사납고 강한 바람이 부는 곳으로! 파리채가 되는 것은 그대의 운명이 아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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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리듬을 믿고(この胸のリズムを信じて)", "우리는 걷는다 단지 그뿐(ぼくらは步く ただそんだ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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