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학구열


(6/6) 카레토 사카나(가칭) 번역모임 #002

조회 수 2076 추천 수 0 2011.05.25 20:34:50

☆ 카레토 사카나(가칭) 번역모임 #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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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6/6(월) 오후 4시

장소: 공중캠프

할일: <시작하며>, <1장> 번역 세미나 & 뒷담화

 

* 번역에 함께 참여하지 못하거나 일본어를 전혀 못하셔도 참석 가능합니다.

* 번역 초고는 메일로 보낼 예정입니다.

* 참석 여부를 댓글로 남겨주세요.



1장 90년 12월 「오늘은, 신지는, 없습니다」(발췌)


"해변으로 계속 밀려오는 무수한 파도를 전부, 테니스 라켓으로 받아 쳐야하는 것처럼."


"가요곡도, 뉴 뮤직도, 어딘가로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려, 엔카나, 무드 뮤직은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지하로 잠행했고, 그저 「밴드」라고 이름 붙여진 것만이, 마치 들판에 붙은 큰불이 온 세상을 다 태워버리듯이, 레코드숍의 진열장이나, 록 음악 미디어의 우편함에서, 무한히 증식하고 있는 듯 했다."


"그리고 그것은, 완전히, 재밌지 않았다."


"...레게에서 유래한 리듬을 받아들이면서, 일본어 록의 정통한 문맥 위에, 자신의 디딤발을 두어 보는 것을 실험하고 있는 밴드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 알 수 없었던 것은, 「그것을 어떻게 취하고 싶은 걸까」에 관한 것이었다. / 춤추고 싶은 걸까. 같이 노래하고 싶은 걸까. 듣는 사람들의 감정을 뒤흔들어서 눈물을 쏟아내게 하고 싶은 걸까. 주먹을 치켜 올리고, 울분을 허공에 풀어놓는 계기로 삼고 싶은 걸까……. 받아들이는 측으로서 「알기 쉬운」단서가 되는 것과 같은 장치가, 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 그것을 아주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느꼈다. / 이해하기 어렵게 만드는 장본인이, 스테이지 중앙에 있는 「사토」라고 하는 남자인 것은 틀림없었다."


"스테이지에 등장한 뒤로 계속, 그 기묘한 엷은 웃음을 짓다가 말다가를 반복하면서, 쉴 새 없이 입언저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효과음으로 표현한다면, 「히죽히죽」거리는 느낌이랄까. 그런 웃음을 띠면서, 노래와 노래 사이에, 그는 이런 말을 했다.

“여러분, 즐기고 있습니까?”

“아냐 아냐 아냐. 즐겁게 해주려고 일부러 이러고 있는 거지.”

그런 걸, 그런 표정으로 들으면, 전혀 즐길 수 없게 된다.

그 때 쯤이었을까, 나는 점점, 기분이 나빠져 갔다. 라이브 하우스 안에서, 자신이 있을 만한 곳이 아무곳도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자연스럽게 가게를 나가,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기분이 되었다. 아무리 하드 코어한 펑크 밴드의 쇼를 보더라도, 그런 기분이 들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한번 들은 것만으로, 마음에 들었다」라고 말해도 상관없을 듯 하지만, 그렇게 말해서는 안 될 것 같은, 간단히, 안이하게 그런 식으로 말해 버리면, 본질적인 무언가를 놓쳐버리는/보고도 그냥 지나쳐버리는 것 같은, 그런 갈등을 나는 느끼고 있었다, 고 말하면 괜찮은 걸까. / 이쪽 편의 그런 심리를 꿰뚫어 보고, 스테이지 위의 저 묘한 남자는, 히죽히죽 거리며 계속해서 엷은 웃음을 띠고 있는 것 같은, 그런 기분조차 들었다. // 요컨대 나는, 혼란스러워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시기, 즉 밴드 붐 최말기의 이즈음은 「알기 쉬운」 것이야말로 지상 과제였고, 그것을 지향하는 것이 바로, 음악활동이라고 할 수 있는, 그런 무언의 압력이 세상을 뒤덮고 있었다. 그 밴드의 곡을 들으면, 「고조되는」 것인지. 그 밴드맨의 화술이 「재밌는」 것인지. 그 녀석들은 「멋쟁이」인 것인지. 「웃기는」 것인지. 「(좀처럼 울지 않는 남자가) 복받쳐 우는」 것인지. 「젊은 여자들에게 대인기」인 것인지……. 음악도, 인물도, 캐리커처 되어진 「알기 쉬움」이야말로, 무엇보다도 중요시되었다. / 물론 나도, 그러한 세상의 동향에는, 착실히 중독되어 있었다. 「어떤 밴드의」 라이브 평에서도 인터뷰에서도 양산할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어딘가 우수했기 때문이 아니다. 그저 단순히, 당시의 일본의 록 업계에서 전개되고 있던 「게임」의 「룰」을, 극히 보통의 척도로 이해하고 있었던 것에 지나지 않는다. 예를 들면 그것은, 투수가 던지면, 타자가 친다고 하는 것과 같다. 야구라는 것은 그러한 것이다, 라고 말하는 레벨에서의, 당연한/알기 쉬운 「룰」만이 그곳에는 있었다. / 그러나 '룰'이라고 하는 것은, 반드시 거기에, 억압의 메커니즘을 내포하게 된다. 이단자는, 굴복하던지, 머리부터 푹 후드를 뒤집어쓰고, 정체를 감추지 않으면, 그 곳에 있는 사람들에 의해, 가열한 수단으로 쫓겨나는 경우조차 있었다. 왜냐하면 그곳은 「구장」이고, 「게임」을 하기 위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 그러한 「룰」에서 벗어나 있는 부분은 내 안에도 있었다. 하지만 평소에는, 될 수 있는 한 그것이 바깥으로 나오지 않도록 했다. 「후드를 쓰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일본 음악을 대상으로, 프로의 라이터로서 매출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필요불가결한 일이었다."


"그때까지 내가 팬으로서, 혹은 일 때문에 보아왔던 어떤 밴드와도 달랐던 점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기분 나쁜 그 느낌, 그 「이해하기 어려움」이었다."


"돌아오는 길도 가는 길과 마찬가지로 어두웠다. 이노카시라선 옆의 급경사를 비추는 광원은 적었다. 아직 선로 위에 마크씨티가 없었기 때문이다. 사쿠라가오카에 세룰리언 타워도 없었다. 인포스 타워도 없었다. 센터 가의 입구에 <TSUTAYA>의 빌딩도 없었다. / 그 외에, 이즈음 「없었던」 것으로는, 우선, 인터넷이 없었다. 휴대전화는 어딘가에는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것, 누구도 본 적이 없었다. 포켓 벨이라고 불리는 통신기기를 모두 사용하고 있었다. 베를린 장벽은 이미 없었지만, 소비에트 연방은 아직 있었다. 이 해 3월에 대통령으로 취임한 고르바초프는 세계에서도 인기인으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헤이세이가 막 시작했고, 천황 즉위식이 11월에 행해졌다. 그와 같은 달, 시부야의 109 빌딩 안에 <HMV>의 일본 1호점이 진출했지만, 아직 그다지 존재감은 없었다. / 전년 89년 12월에 3만 8915엔의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닛케이평균주가는, 그 해 10월 1일에는 이미 2만 엔대에 머물러 있었다. 택시 드라이버는 「올해는 경기가 나쁘네요」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망년회 시즌이었는데도, 손님들의 발걸음이 끊겼다고 했다. 다음 해 연말에도, 역시 택시 드라이버는 「계속 경기가 안좋네요」라고 말했다. 그 다음 해는, 이쪽에서 묻지 않는 이상, 드라이버는 경기에 관한 화제를 입에 담지 않았다. 그들도 나도, 그것은 「경기가 나쁘다」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기 시작했다. 이것은 좋게 되거나, 나쁘게 되거나하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 즉 순환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이 대로 계속, 이 나라의 경제활동은 침체하는 것이 아닐까, 라는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예감은 적중했다. / ... / 이미 이라크는 같은 해 8월에 쿠웨이트를 침공했다. 그리고 다음해 91년 1월에 걸프 전쟁이 발발한다. 동서냉전의 종결이후, 세계는 점점 평화롭게 되어갈 거라고 확신했던 몽상가들은, 이 전쟁의 개시에 심대한 쇼크를 받았다. 하지만 그 개전직후, 세계정세의 긴박했던 분위기와 전혀 상관없이 해외로 레코딩을 하러 나가는, 정신 나간 밴드도 있었다. 누구일까, 그것이 휘시만즈였다."



* 번역 모임 관련 게시글(2011.4.28) : http://kuchu-camp.net/xe/?document_srl=32223

* 책 관련 게시글(2011.1.16) : http://kuchu-camp.net/xe/?document_srl=29511


go

2011.06.03 20:34:54
*.118.220.85

누가누가 참석하나요?;

hame

2011.06.04 13:09:28
*.205.231.140

답글이 늦었습니다.
저 갑니다.

ㅇㅈ

2011.06.04 17:32:27
*.151.205.83

갑니당

가연

2011.06.06 09:54:15
*.110.20.225

저도 갑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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