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극장 게시판


호러영화제 소개글

조회 수 1647 추천 수 0 2006.07.03 22:23:32

보물섬이었나, 소년중앙이었나, 여하튼 국민학교 시절의 어린이 만화잡지였습니다. 그 해의 여름도 지난 수 많았던 여름들처럼 납량특집을 내세우고 있었던 터라, 별책부록은 지구촌 곳곳의 공포스러운 이야기들을 모아둔 책이었지요. 그럴싸한 삽화와 사진(합성임이 분명했지만)까지 첨부한 이야기들은 당시의 저에게는 꽤나 큰 공포였습니다. 특히, 그 중에서도 ‘공포의 손’ 이야기. 어떤 한 가족이 누군가의 장례식 때문에 공동묘지에 다녀옵니다. 그리고 그날 밤 딸은, 자신을 천천히 쓰다듬어주는 손길에 문득 잠이 깼습니다. “엄마, 손이 왜 이렇게 차가워?” 라며 눈을 뜬 순간, 그녀는 기절하고 맙니다. 그것은 공동묘지에서 가족들 모르게 차에 올라탔던, 어느 시신의 일부 였음직한 손이었던 거죠. 이 이야기는 그 후 몇 년간의 밤을 무섭게 만든 주범이었습니다. 뭐랄까, 어두운 어느 구석에서 나옴직한 크기잖아요, 손이라는 것은. 차라리 덩치라도 크면 모를까, 나보다 더 작은 것이 태연하게 내 몸 위로 올라올 생각을 하면, 아아.. (그리고 이 공포는 영화 ‘아담스 패밀리’를 보게 되기 전까지 계속되었습니다)

지금이야 가위도 자주 눌리고 헛것을 보기도 하지만 그것에 대한 공포는 어린 시절만 하지 않습니다. 세상에는 더 무서운 것들이 잔뜩 진을 치고 있다는 걸 알아버렸으니까요. 차근차근 밀리고 있는 고지서들의 숫자들도 무섭고, 냉장고 안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형체로 썩어버린- 과거엔 분명 음식이었을 무언가도 무섭고, 어둑어둑한 밤의 골목들도 무섭고, 5월에 있었던 선거의 결과도 무섭고, 새벽에 서울역에서 마주쳤던 붉은 티셔츠의 물결들도 무섭습니다. 이렇듯 공포의 종류라는 것은 실로 방대하며 꽤나 상대적인 것 같아요.

공중극장이 7월에 준비한 ‘호러 영화제’는 그 상대적이며 다양한 공포를 보여드릴까 합니다. 무서운 영화는 혼자 볼 수 없어!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도 절호의 찬스! 어둡고 습한 지하에서 공포를 만끽하며 여름을 식히고 싶으신 분들에게도 절묘한 찬스! 애인의 손을 와락 잡을 기회를 노렸던 분들께도 환상의 찬스!

7월의 더위를 공중극장과 함께 이겨내주세요. 아악, 당신 뒤에..!!!! (풀썩)







많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그래도 거금을 들여서 피씨방왔으니 용서해주삼;

댓글 '2'

2006.07.04 03:24:39
*.149.156.92

거금들여 피씨방 가셨는데 자고 있어서 왕 미안 ㅠㅠ

2006.07.04 03:57:37
*.149.156.92

네이버 인디안, 네이트 영화 동호회 두 곳에 홍보해놓았고
다음카페도 뒤져봅시다.
그리고 브로셔가 나오면 아우라, 빵, 이리까페 등에 갖다 놓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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