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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김] 비주류음악 유통 개선을 위한 정책대안

조회 수 1356 추천 수 0 2003.07.16 14:39:52
비주류음악 유통 개선을 위한 정책대안

박준흠
2003/06/11  

지난 6월 10일 2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서 있었던 문화연대, 대중음악개혁을위한연대모임 주최의 "음반시장 정상화를 위한 유통구조 합리화 방안" 포럼에서 발표한 발제문입니다.

* '유통'을 얘기하는 자리에서 '홍보와 마케팅'도 같이 얘기하는 것은 서로 불가분의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Ⅰ. '비주류음악 유통'이 갖는 의미  

1. 먼저 비주류음악(인디뮤직, 언더그라운드뮤직)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 몇 가지

Q : 한국 인디뮤직에 왜 관심을 가져야 하나요?
A : 거기에는 '다양한' 음악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Q : 거기에 설령 다양한 음악이 존재한다고 한들 내가 굳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나요?
A : 당신이 왜 노래를 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스스로 해 보았다면, 그리고 만약 그게 당신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기를 원하는 종류의 것이라면 답은 이미 나와 있습니다. 인디씬에서는 창작자의 '진심'이 담긴 노래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주목을 하려는 것이지요. '진심'이 담긴 노래만이 우리를 감동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 그런가요. 하지만 나는 그런 노래들을 쉽게 들을 수가 없었어요.
A : 그건 당신의 잘못'만'은 아닙니다. 대중음악과 뮤지션에 대한 우리들의 평균적인 인식 수준과 그에 따른(또는 그것을 고착화하는) 부당한 시스템 때문에 원천적으로 인디뮤직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디뮤직에 대한 비평적인 옹호는 단순히 한 평론가 개인의 취향에 기반한 글쓰기를 넘어서서 매니아(수용자)들에게 다양한 음악을 들을 권리를 찾아주겠다는 것입니다. 또한 크게 음악산업적인 관점에서 보면 음반시장을 키우는 방법 제시라고도 할 수 있고, 이때는 언더그라운드/인디뮤직(비주류음악)에서 '산업적인 효용 가치'를 인식하자는 것이지요.


2. 비주류음악?

① 매니지먼트(마케팅) 측면에서 정의

(현재 한국에서) 음반을 발표하고 공중파방송을 중심으로 한 마케팅으로 이어지는 스타시스템의 산물이 주류음악이라면 그 반대 개념이 비주류음악이다. 한국에서 음반 홍보시 가장 강력한 '매체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공중파방송이다. 그리고 한국적인 상황에서는 '정상적인 음반 제작비'를 들였을 때, 공중파방송을 타지 않고 음반의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꼭 '스타시스템의 산물'이 아니더라도 음반마케팅에서만큼은 '주류음악 지향적'이 될 수밖에 없다. 만약 공중파방송을 중심으로 한 마케팅을 포기하는 '비주류음악 지향적'이 되려면 아주 적은 제작비로 음반을 만들어서 아주 소량만 유통할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모던락밴드 자우림과 코스모스가 있다고 한다면, 같은 '모던락밴드'일지라도 자우림은 공중파방송을 중심으로 한 마케팅을 하기 때문에 주류음악뮤지션이고, 코스모스는 가지고 있는 자본 여건상 그런 마케팅을 할 형편이 아니기 때문에 비주류음악뮤지션이 될 수 밖에 없다.

② 음악적 스타일 측면에서의 정의

일반인들이 갖는 음악장르에 대한 인지 수준에 근거한 분류이다. 통상적으로 부르는 발라드, 댄스, 트로트는 주류음악이고, 인디뮤지션들의 음악으로 알고 있는 하드코어, 모던록, 랩메틀, 인디팝/록에도 차이가 있다. 즉, 서태지 6집(2000/괴수대백과사전) 이후 '랩메틀'이나 '핌프락'은 더 이상 비주류음악'만'은 아니고, 인디팝/록은 아직도 음반 10,000장을 판 뮤지션이 없을 정도로 인지도가 미미하므로 비주류음악이다.

③ 제작 자본, 유통 측면에서의 정의

'인디뮤직'은 장르의 개념은 아니고, 정확히 말하면 '인디레이블'에서 발매된 음반에 수록된 음악을 가리킨다. 즉, 인디뮤직은 '독립적인 자본'으로 형성된 인디레이블(음반사)과 인디음반들이 유통 가능한 '독립적인 유통망(또는 대체적인 유통망)'이 있는 상태에서 존재 가능한 '음악 생산/유통 방식'을 말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결정적으로 '인디뮤직 유통망'(여기에는 음반유통망뿐만 아니라 인디뮤직이 소개되는 '음악전문 라디오방송국'도 포함된다)이 없기 때문에 온전한 의미의 인디뮤직씬은 존재하지 않는다.

④ 창작자/뮤지션의 애티튜드 측면에서의 정의

온전한 의미의 인디뮤직씬이 존재하지 않는 한국에서는 창작자/뮤지션의 애티튜드를 기준으로 인디뮤직 여부를 따지기도 한다. 즉, 창작자가 '상업적인 판매를 목적'으로 음악을 만들지 않는 '언더그라운드 애티튜드'를 가졌다면 보통 그를 인디뮤지션이라고 부르고 있다.(발표된 음반이 잘 팔리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그런데 매니지먼트측이나 매체에서 해당 뮤지션에게 '선명성'을 부여하고 싶을 때는 '자의적'으로 인디뮤지션이라 칭하고 있다. 전자는 80년대의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김현식, 신촌블루스, 어떤날, 시인과촌장, 따로 또 같이, 들국화 등)과 맥이 닿아 있기 때문에 '언더그라운드'의 90년대식 명칭으로 '인디'라고 부르는데 하자가 없어 보이지만, 후자는 지극히 조작된 이미지를 부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디'라고 부를 수는 없다.

⑤ 클럽씬에서 활동 여부 측면에서의 정의

또한 '클럽'에서 정기적으로 공연하는 지로 인디뮤지션 여부를 가리기도 한다.


3. 현재의 한국 음반산업

2002년 오프라인 음반시장은 약 2600억원 수준으로 2000년 4100억원, 2001년 3700억원에 이어 점점 낙폭이 커지고 있다. 2003년 1분기 실적도 전년대비 30% 감소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4. '비주류음악에 대한 활성화' = '음반시장을 키우는 방법'

① '다양성'의 부재는 20대 이상이 음반시장을 떠나게 만들었다

이미 한국의 음반시장에는 20대 이상이(머리가 깬 10대 후반 이상이) 들을 음반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적으로도 잘 알 것이다.(여기서 '보이지' 않는다고 얘기한 것은 언더그라운드/인디씬의 좋은 앨범들은 홍보가 되지 않아서 사기가 힘들다는 점 때문이다.) 서태지 출현 이후로 급속하게 10대 아이돌 스타 위주로 편향된 대중음악 시장 환경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20대 이상의 음반 소비자들이 떠나버렸다.

② 시장에 '다양성'을 부여하는 근본적인 방법 - 비주류음악 뮤지션들의 활동 기반 마련

한국 음반시장을 키우는 방법은 첫 번째로 '다양성'이 시장에 존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고, 이는 음반소비자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자는 취지의 발로이다. 그래서 시장에서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음악을 만들어 내는 비주류음악 뮤지션들이 존중받는 분위기가 되어야 하고, 그들이 활동할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되어야 한다. 즉, 음악컨텐츠를 다양화시켜서 음반시장을 키우는 것뿐만 아니라 문화의 다양성도 꾀하자는 것이다.

③ '다양한 음악' - 음반소비자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 주는 것

메이저 음반 중심의 독과점적 시장 논리와 기존 공중파방송 중심의 마케팅에 의존할 필요성이 없는 대중음악을 저예산으로 '다품종/소량 생산'해서 '유통'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 (공중파방송 마케팅이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니라, 현재로서는 '기존 공중파방송' 중심의 마케팅을 비주류음악뮤지션들은 여건상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공중파방송은 비주류음악에게도 역시나 가장 강력한 홍보 매체임에 틀림없고, 그래서 별로도 이들을 위해서 독립적인 '음악전문 FM라디오방송국'이 설립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④ '음악산업적인 관점'에서 비주류음악씬 바라보기

지금도 언더그라운드음악을 살리자는 얘기들을 많은 사람들이 표면적으로는 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 삼고 싶은 것은 앞서 얘기한 '산업적인 효용 가치'가 핵심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 음반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수단'으로 비주류음악씬을 키우자고 말하고 싶다. 비주류음악에는 '보호'라는 용어를 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음악산업 활성화'라는 용어를 쓰는 것이 타당하다. 그래서 음반유통을 비롯한 모든 제도 개선에는 '비주류음악'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Ⅱ. '비주류음악 유통'의 현실 : 유통, 마케팅 & 홍보


1. 비주류음악의 '해결 과제'인 유통 문제

한국에서 인디레이블 시스템이 처음으로 가동되었던 1998년부터 가장 난점으로 여겨진 것은 바로 '유통'의 문제였고, 이는 '아직도' 난점이자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부분이다. 즉, 홈레코딩시스템이 보편화되기 시작한 2000년 이후를 보면 헤비메틀과 같은 특수한 장르를 제외하고는 이제 음반 제작 자체는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헤비메틀과 같은 거대한 음원을 다루어야 하는 장르는 어쩔 수 없이 좋은 녹음 스튜디오와 장비가 음악 퀄리티에 상당 부분 영향을 준다.) 만약 뮤지션이 최소한의 홈레코딩 장비를 스스로 보유하고 있고, 레코딩/믹싱 프로그램을 직접 다룰 줄 안다면 음반 제작에 소요되는 직접 경비는 그리 많이 들지가 않는다. 그러니까 이제 몇몇 장르를 제외하고는 뮤지션들이 '돈이 없어서' 음반을 제작하지 못하는 경우는 점점 적어지고 있다.(물론 녹음에는 직접 경비만큼이나-이상으로- 간접 경비가 드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또한 홈레코딩으로 음반을 제작한다고 해서 퀄리티가 일반적으로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이는 델리 스파이스의 김민규가 운영하는 인디레이블 '문라이즈'에서 2000~2001년에 발표한 스위트피 1집, 전자양 1집, 토마스쿡 1집, 마이 언트 매리 2집, WTSE 1집이 그해의 한국 대중음악씬 베스트 앨범 목록에 낀 다는 사실을 상기한다면 그렇다.

한데 문제는, 그렇게 적은 제작비로 아무리 좋은 음반을 만들더라도 먼저 '홍보'의 문제에 일단 걸린다. 사람들이 그 음반을 들어보지 못했으므로 어떤 내용물의 음악을 담고 있는지 알 수 없는 것은 둘째치고라도 그 음반이 나왔는지조차도 알 수가 없다. 아시다시피 한국의 대중매체에서는 인디음반을 잘 다루어주지 않고 있고, 특히 인디뮤직이 나오는 공중파방송 프로그램은 거의 전무하다. 그리고 두 번째는 '유통'의 문제에 걸리므로 전국의 각 소매상에서 인디음반을 볼 수 없는 것은 둘째치고라도 서울의 일반 소매점에서조차도 보기가 어렵다. 이런 '유통'의 문제 때문에 초기 인디레이블 시스템을 일구려던 사람들은 거대 유통사/도매상의 벽을 넘기 위해서 직접 봉고차 타고 전국 방방곡곡의 음반소매점들을 직접 방문하면서 '인디 직거래' 시스템을 만들려고 무진 애를 썼으나, 결국은 투자대비 손실(인건비, 부대경비 등)이 더 크다는 것을 알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기존 유통사 시스템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로 유통의 장벽을 깨려고 시도했던 사람들은 인터넷에서 '문화강국' 등 일부에 지나지 않고, 지금은 그나마 유명무실한 상태이다.


2. 유통방식의 문제

<지난 2월 14일에 가진 '대중음악 유통 개선을 위한 합리적 방향 모색과 기타 산업적인 인프라 구축' 포럼에서 발표한 발제문의 일부를 가져 왔습니다.>

우리나라 음반 유통시스템은 일부 대형 음반제작사만 이로울 뿐 도매상은 도매상대로, 소매상은 소매상대로 피보고 있는 구조이다. 그 와중에 새롭고 참신한 음악들이 유통할 경로는 막혀 있다. 그 결과 대중들의 음악 선택권 역시 사실상 박탈당하고 있다. 정확한 음반 집계가 불가능하고 따라서 공신력 있는 차트가 만들어질 수도 없다.

① 선결제 방식
보통 메이저 음반사는 도매상에게 '선급급'을 요구하고 반품도 허용하지 않는 것이 관행화 되어 있다. 하지만 잘 팔리는 음반이다보니 도매상에서는 거절할 수 없고 음반사에 결재를 한다. 게다가 반품마저 안되니 도매상측에서는 음반사에 주문을 할 때 상당한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도매상에서 음반사로 반품이 안 된다는 말은 곧 소매상에서 도매상으로도 반품이 안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또 다시 어려운 것은 중소 기획사나 인디음반 제작사다. 그 나름대로도 영세한 도매상이 메이저 음반사의 물건값을 우선하여 치루는 과정을 겪다보니 몇 천장 안 되는 판매량으로 승부 하는 소규모 레이블 등은 우선 순위에 멀리 밀려나게 된다는 점이다. 즉, 음반의 유통과 대금 결제가 거의 막혀 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이 결제 문제와 관리비용 문제, 거기다가 언더그라운드 음반에 대한 정보 부족 문제가 결합되면서 "왜 소매점에서는 인디레이블 음반을 별로 주문하지 않을까?"라는 해답을 자연스럽게 알게 해준다.

② 반품 5% 이내로 허용
메이저 음반사들은 도매상에게 반품을 5% 이내로 제한한다. 그리고 이는 결국 도매상이 소매상에게 반품을 5% 이내로 제한하는 결과를 낳는다. 선결제방식과 반품율을 5% 이내로 제한 요소는 소매상들이 다양한 음반을 비치하지 않은 주요한 이유가 된다.

③ 독점과 불평등 구조의 문제
한국의 음반시장은 상위 10개의 기획사와 3개의 유통사가 거의 '독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불평등한 구조에서는 인디음반은 시장에 배포되기도 힘든 실정이다. 한마디로 현재 음반유통구조는 소비자가 다양한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한다고 볼 수 있다.

④ 음반사들의 '음반반품예치' 조항
이 조항은 대개 1년으로 정해지는 배급 계약기간 이후 도,소매상에서 돌아올 반품 수량을 음반사에서 임의로 예상하여 이것에 대한 인세는 그때가서나 정산을 하여 지급한다는 것이 그 내용인데, 문제는 그 수량이 CD와 테이프 각각 1,000~2,000장에 달한다는 거다. 간단히 말해 2천장분의 인세는 1년 동안은 못 받는다는 이야기로 받아들이면 된다. 이게 수십만장을 파는 댄스음반 기획사에는 별 타격이 있을 리 없지만 인디레이블 음반들의 경우에는 전체 판매량이 현재 불과 2-3천장에 머무른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1년 동안 음반 판매한 인세 전액을 한푼도 못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⑤ 홍보루트가 없음으로 인한 '인지도' 미약
현재 인디레이블의 음반은 그 레이블의 열악한 재정환경 때문에 유통과정시 다른 상품에 밀려 매장에 또는 매장 전면에 진열되지도 못하고 있다. 현재의 시장구조는 음악성과는 상관없이 소외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3. 마케팅의 문제

일반적인 형태의 인디레이블에서 나온 음반의 경우 실제로 음반 판매의 '손익분기점'이 불과 3천장 내외다. 그리고 차기 음반을 제작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금이 형성되는 '재생산구조'는 1만장이다. 그래서 '인디음반 1만장 판매 시대'를 인디레이블 관계자들이라면 꿈꾸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의 시장 상황은 '재생산구조'는 고사하고, '손익분기점'도 못 넘기는 음반이 대다수이다. 실제로 인디음반 마케팅을 해 본 사람들은 아는데, 1~2천장 팔기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3천장의 음반 수요조차 발생하지 않을 정도로 음악 매니아층이 엷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시장이 작은 것보다는 인디음악을 위한 유통 구조와 함께 '마케팅 수단'의 결여로 인해 공급되는 음반과 그것을 소비할 음악팬들이 적절히 연결되지 못한 탓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 또한 이에 동의한다.

열혈 매니아라면 모르지만 인디 계통 음악에 좀 관심 있는 일반인들의 경우는 막상 그런 음반들을 사고 싶어도 어디에서 파는 지도 잘 모를 뿐더러, 구입을 위한 음반의 정보도 많이 부족하다. 즉, 살 사람과 팔 물건이 따로 놀고 있는 것이다. 이건 홍보와 유통의 문제이자 동시에 마케팅의 문제다.


4. 홍보의 문제 - 음악전문 FM라디오 방송국 부재의 문제

앞서도 얘기했지만, 공중파방송은 비주류음악에게도 역시나 가장 강력한 홍보 매체임에 틀림없고, 그래서 별로도 이들을 위해서 독립적인 '음악전문 FM라디오방송국'이 설립되어야 한다는 것을 먼저 얘기하겠다.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에서 전문 음악방송으로 큰 역할을 해온 FM 라디오방송이 90년대에 들어오면서 TV쇼프로그램의 제작 방식을 닮아 가는 등 FM 본연의 기능 자체가 의문시되고 있다. 대중음악에 대한 전문적 식견을 갖춘 PD나 DJ보다는 유명 연예인들 중심의 프로그램을 앞세우고, 내용도 흥미 위주의 신변잡기에 치중해서 전문 음악방송의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한 마디로 TV에 라디오를 종속시키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이 편성되고 있어 각각의 독립적 기능이 상실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FM 방송이 200개를 넘는 데다가 전문 음악방송 중심이어서 공중파 TV, CA-TV, FM 방송이 각각의 전문성 위에서 상호 보완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반면 우리 사회의 FM방송은 KBS-1/2, MBC, SBS, 교통방송, 기독교방송, 원음방송, 불교방송, 평화방송, 극동방송 등 30여개가 채 안 되지만, 종합편성채널 성격으로 그 중에서 '오락적인 기능'과 '종교채널로서의 기능'만 수행할 뿐이지 문화산업진흥 내지는 문예진흥의 기능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뿐만 아니라 영미권 FM 라디오방송국들의 다수가 음악전문 방송국의 성격을 가짐으로써 자국내 음악산업을 성장시키는 밑바탕을 이루는 것을 본다면, 한국에서도 급격하게 침체되어 있는 한국 음악산업을 살리기 위하여 조속히 음악전문 FM 라디오방송국들의 설립이 필요하다.

현재 공중파 라디오 프로그램들의 대다수가 청소년층을 겨냥한 연예인들의 말장난 프로그램이던가, 주부들을 겨냥한 사연소개 프로그램, 버스/택시 기사들을 겨냥한 신변잡기 프로그램, 출퇴근자들을 겨냥한 한담 프로그램에 머물고 있어서 음악팬(음반소비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그래서 다수의 음악팬들은 차라리 AFKN을 듣는 실정이다. 현재와 같은 공중파 라디오 체제에서는 향후에도 '편성 방향성'이 바뀌지 않을 것이고, 결국에는 한국 음악산업 발전에 별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음악전문 라디오방송국'의 출현이 절실한 시점이다.


Ⅲ. '비주류음악 유통'의 정책 대안 : 유통, 마케팅 & 홍보


1. 오프라인 유통

<지난 2월 14일에 가진 '대중음악 유통 개선을 위한 합리적 방향 모색과 기타 산업적인 인프라 구축' 포럼에서 발표한 발제문의 일부를 가져 왔습니다.>

① 위탁제 판매 방식
소매상에 다양한 음반들이 비치되기 위해서는 '선결제' 방식에서 '위탁제' 방식으로 전환되어야한다.

② 반품율 조정
반품율을 적어도 10% 선으로 올릴 필요가 있다.

③ 인디레이블 지원책
근본적으로 시장에 다양한 음반이 유통될 수 있도록 인디레이블 지원책을 만든다.

지원안 1) 도매상과 소매상에 인센티브 제도 - 인디음반 유통 쿼터제
도매상과 소매상에서 일정 비율 이상으로 인디레이블 음반을 유통하면 세제 혜택을 준다.

지원안 2) 매년 일정 수의 인디레이블을 선정하여 음반에 "OOOO년 좋은 인디레이블"(가칭) 마크 부착.
- 창작지원금 차등 지원 : 전년도에 차기년도 예정 발매 수량이 담긴 제작계획안을 받아서 지원금 차등 지급 (1,000~2,000만원 정도) ==> 문예진흥기금 지원 방식을 도입하고, 약속 이행을 잘하면 계속 지원한다.
- 대형 온/오프라인 음반매장에 "OOOO년 좋은 인디레이블"(가칭) 코너를 만들도록 권장한다.

* 문화관광부(문화콘텐츠진흥원)에서는 2003년에 '창작활성화 사업'으로 29개의 인디레이블에 대하여 지원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 제도를 2004년부터는 소기의 성과를 낸 인디레이블에게 더욱 많은 지원금을 주는 상기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2. 온라인 유통 (스트리밍서비스 & MP3다운로드)

2-1. 새로운 음반 판매의 개념

① 오프라인/온라인 음반 판매
② 온라인 MP3 판매(다운로드)
* 여기서는 온라인 쇼핑몰(비지니스) 문제는 다루지 않겠습니다.


2-2. 스트리밍(Streaming) 서비스는 다운로드(Download)와 분리해서 생각해야 함

"2001년 국내 음반매출액은 3733억원으로 전년대비 10% 줄어들었고, 2002년도에는 2001년 보다 25% 정도 더 하락한 2600억원에 이른 것으로 추산된다. 음반시장의 침체는 편집음반의 열기, 불법복제 음반 유통 등에도 원인이 있겠지만 그보다는 인터넷을 통한 '불법 무료 음악서비스' 때문이라는 것은 이제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모 음악관계자)

위의 얘기에서 '불법 무료 음악서비스'는 '스트리밍서비스'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몇 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어 보인다. 먼저 스트리밍서비스를 '저작인접권' 차원으로 보는 것에는 동의함을 전제로 하고 얘기하겠다. 하지만 위 얘기에서의 근본적인 오류는 온라인에서의 음원 스트리밍서비스가 음반 판매를 정말로 감소시켰는지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는 데 있다. 음반업계에서 "매출 감소가 '불법 무료 음악서비스' 때문이다"라고 철석같이 믿고, 벅스뮤직 같은 곳을 공공의 적으로 보는 데에는 스트리밍서비스를 새로운 수익모델로 보는 관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즉, 오프라인 음반판매 감소를 온라인에서의 새로운 수익모델로 벌충하겠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주장'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만약 스트리밍서비스를 수익모델로 보지 않는다면 현재와 같이 '매출감소의 원인'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음반판매 지원 방안'으로 볼 공산이 크다.(절대로 벅스뮤직을 옹호하려는 의도는 없다.)

실제로 올해 들어 음제협이 음원신탁단체로 허가 받기 전인 2002년 11월 20일 헤럴드경제신문 기사를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 * * * *
[저작권 해결 '윈윈' 첫 사례]
메이저 음반사가 온라인상의 저작권 문제를 직접 나서 해결하고, 윈윈을 꾀하는 사례가 등장해 파장이 예상된다. 국내 최대 음반 유통사인 신나라뮤직은 최대 포털업체인 다음커뮤니케이션, 3대 실시간 음악감상(스트리밍)업체인 푸키닷컴과 자체 제작 간판급 음반에 대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허용하는 계약을 각각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중략)
또 온라인 음악사이트를 일률적으로 음반사의 수익을 저해하는 '불법사이트'로만 봐 오던 오프라인 음반업체가 스트리밍 서비스의 차별성을 인식하고 공조를 모색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중략)
신나라뮤직의 신영복 이사는 "이번 스트리밍 허용으로 네티즌들은 음반에 수록된 전곡을 미리 온라인상에서 들어보고 음반 구매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한두 개 타이틀곡만으로 승부하는 국내 음반계 풍토에 변화가 생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 * * * *

그렇다면 경우에 따라서는 스트리밍서비스를 '저작인접권 수익방안'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음반판매를 위한 '부가서비스 기능'으로 볼 필요도 있고, 특히 비주류음반 유통의 경우에는 그렇게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스트리밍서비스를 유료화할 것인지 말 것인지는 저작인접권을 소유한 음반사들이 결정할 문제이지만, 유료화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스트리밍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유료화 할 경우, 음반판매는 동일하거나 오히려 줄고 대신 온라인 수입만 늘어날 것으로 생각된다. 이것마저 예상했다면, "어차피 오프라인 음반판매는 줄어들게 되어 있으니까, 온라인 수입에만 집중하자"라는 발상으로 보인다.


2-3. 탁상행정? 탁상경영? - 어떻게 음반을 사라는 말인가?

일년 내내 지하철 한번 타지 않는 행정 관료가 지하철 정책안을 마련할 때, 우리는 이를 '탁상행정'이라고 부른다. 만약 회사 대표가 그런 일을 자행한다면 '탁상 경영'이라고 부를 것이다.

분명히 향후 음악산업의 패러다임은 다들 예측하는 데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갈지도 모르고, 당장 2002년 음악산업 수입 분포를 보더라도 이미 온라인/모바일 관련 수입이 음반판매 수입을 넘어섰다. 그렇기 때문에 모바일을 이용한 신규 음악서비스(벨소리 다운로드, 음악편지, 컬러링 등)를 활성화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고, 여기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모바일을 이용한 신규 음악서비스는 온라인에서의 스트리밍서비스와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적어도 음반판매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내가 스트리밍서비스 관련 정책을 만드는 행정 관료나 음악산업계 경영자들에게 제기하고 싶은 것은 '현실감각'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즉, 실제로 "음반을 돈주고 산 경험이 최근에 있는지?" 여부이다. 만약 그랬다면 그 때는 '어떤 정보를 기준'으로 살 음반을 '선택'해서 사는지를 묻고 싶다. 무슨 얘기냐면, 음반을 살 때 음악도 들어보지 않은 채로 가수 '이름'이나 가수 '얼굴'만 보고서 음반을 사지는 않는다는 얘기이다. 나 같은 경우도 주류음반을 살 때는 먼저 벅스뮤직을 종종 이용한다.(비주류음반은 벅스뮤직에 별로 없기 때문에 그 때는 이용하지 않는다.) 특히 전혀 모르는 뮤지션인 경우는 먼저 어느 정도 노래를 들어보고 음반을 산다는 얘기이다. 안 그러면 방송국에 신청곡엽서를 띄워서 듣는 방법 밖에는 없는데 어찌하란 말인가.

현재 맥스MP3·푸키·렛츠뮤직 등 온라인 음악서비스 9개사로 구성된 인터넷음악서비스업체협의회는 5월 29일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음원제작자협회(음제협)와 조인식을 갖고 오는 7월 1일부터 음악서비스를 전면 유료화하기로 했다고 한다.(여기에는 벅스뮤직이 제외됨.)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나 같은 사람들의 고민은 "그렇다고 음반을 사기 위해서 돈주고 스트리밍서비스를 이용하라는 말인가?"이다. 이건 세금에서의 '이중과세' 비슷한 것이 아닌가?

즉, 인터넷 스트리밍서비스는 음반을 팔기 위한 음원 '홍보' 개념보다는 소비자들이 음반을 사기 위한 '음원 확인' 작업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왜냐하면 공중파방송에서 음악이 나오는 것은 불특정다수에게 강제 배포의 의미가 있기 때문에 '홍보'의 개념이지만, 인터넷 음악듣기는 개인이 자발적으로 음원을 선택해서 음악듣기를 '클릭'해야 음악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음원 확인' 개념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물론 스트리밍서비스를 이용해서 단순히 음악듣기만을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런 종류의 사람들은 어차피 '실제 음반 구매자'는 아니고, 음반 사는데 돈을 들이지 않는 그런 사람들이 스트리밍서비스 이용료를 꼬박꼬박 내리라고는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이 부분에 대해서 모바일 관련 서비스와 자꾸만 헷갈리지 좀 않았으면 좋겠다.) 즉, 스트리밍서비스는 공급자 측면보다 소비자 측면에서 이해를 해야한다. 또한 스트리밍서비스는 MP3다운로드처럼 '소유'의 개념이 아니라는 점이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다.


2-4. 비쥬류음악에 대해서는 '벅스뮤직'과 같은 무료 스트리밍서비스 사이트 운영 지원을 해야함

그리고 특히나 비쥬류음악에 대해서는 오히려 '벅스뮤직'과 같은 무료 스트리밍서비스 사이트를 만들어서 운영해야 한다. 주류음반의 수록곡들은 그나마 방송을 통해서 들을 수나 있지만, 비주류음반의 수록곡들은 들을 방법이 여간해서는 없다. 인터넷에서 비주류음악 스트리밍서비스에 대해서도 전면 유료화를 추진한다면, 결국 이는 뮤지션들이 방송 홍보에 매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더욱 조장하는 것이고, 비주류 뮤지션들의 음반은 유통에서 더욱 소외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스트리밍서비스는 비주류음악에 대해서는 음반판매 도우미의 개념으로 보아야 한다. 즉, 스트리밍서비스 이용료를 받지 않는 대신 음악을 듣고 음반을 사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스트리밍서비스 이용료 개념은 특히 비주류음악에서는 오히려 음반 판매를 저해하는 요소로 자리잡을 수 있음을 얘기하고 싶다.


2-5. MP3 비지니스 모델 - 사용자 중심의 사고가 필요

온라인 음악의 미래는 음반사들이 얼마나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느냐에 달려있다. "공짜 MP3와 스트리밍 음원의 편리함을 맛본 네티즌들은 결코 온라인을 통한 음원 접근 기회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비현실적인 요금을 책정해놓고, 안 쓰면 오히려 더 좋다는 식으로 접근하면 네티즌 고객들을 끌어들일 수 없다. 진심으로 인터넷 공간을 음원 유통의 중요한 경로로 존중하고 소비자들의 선택을 인정할 때만, 음반시장도 다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라는 분석은 심히 타당하게 들린다.

세계 음반시장의 약 80%를 장악한 유니버설뮤직, 소니뮤직 등 5대 메이저 음반사들도 초기에는 냅스터 같은 사이트를 상대로 소송을 걸며 무료 음악 콘텐츠의 유통확산을 막는데 주력해왔다. 하지만 최근 이들은 냅스터 같은 음악사이트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소송이 아니라 음악 콘텐츠 시장을 살리는 길이라고 판단, 온라인 음악사이트와의 공생의 길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2-6. 'CD불법복제 방지기술'에 대한 문제점

'CD불법복제 방지기술'은 (1)CD에서 MP3 추출을 방지하는 기능과 (2)CD to CD 카피 방지기능을 의미한다. 한데 여기서는 (1)항목에 근본적인 문제점이 있고, 이는 소비자 측면을 무시한 발상이다.

현재 일반적인 음악매니아들이 음악을 듣는 방식은 다음과 같이 크게 3가지이다.
(1) 일반 오디오 CDP를 통해서 음악 듣기
(2) PC에 MP3를 저장해서 음악 듣기
(3) 포터블 CDP/MP3플레이어를 통해서 음악 듣기

그런데 'CD에서 MP3 추출을 방지하는 기능'을 일반화한다면, 자신이 산 음반에서 MP3를 추출해서 MP3플레이어나 PC에서 들으려고 할 때는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그리고 웨이브 파일을 추출해서 자작 컴필레이션 음반(예전의 녹음 테이프 형식)을 만들려고 할 때는? 이 때도 따로 돈주고 MP3를 다운로드해야 하는지.

그리고 아무리 음반에 'CD불법복제 방지기술'을 적용해봐야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MP3를 추출할 수가 있다. 사운드카드로 소리를 받은 후, Sound Forge 등의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MP3로 만들 수 있지 않는가? 좀 절차가 귀찮을 뿐이지.


3. 저작인접권 수익

산업화의 논리에 따라서 음악산업의 외형을 키우고, 논의의 주체가 된 저작인접권자(음반사)의 권리에 따른 수익을 극대화시키는 쪽으로 정책을 추진하지만, 정작 여기에는 음원을 만들어낸 창작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면할 길이 없다. 2007년에 1조원대라는 온라인/모바일 관련 시장에서 발생한 수익이 창작자에게는 어떻게 배분되는지가 궁금하다. 음악산업의 외형성장 결과가 음반사들만의 잔치로만 끝난다면 이는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을지라도 도덕적으로는 문제가 심각하다.


4. 한국 인디뮤직(비주류음악) DB

① '상품 구매 정보 역할'을 체계적으로 할 기초가 없다.
음악 데이터베이스는 표면적으로는 소비자들에게 각종 정보(바이오그라피, 디스코그라피, 음반평, 사진, 음원 등)를 제공하지만 이는 '상품 구매 정보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음반시장을 키우는 역할을 한다. 즉,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구매를 촉진시킨다는 말이다.
* 현재 웹진 가슴(www.gaseum.co.kr)은 문예진흥기금에서 '한국 인디뮤직 DB' 개발지원금을 받았다. 하지만 워낙 소액이라 DB 개발과 바이오그라피, 디스코그라피 정보 정도를 넣는 것 이상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② 데이터베이스 개발, 운영의 국책화를 꾀한다.
음악 데이터베이스는 분명히 한국의 음반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서 꼭 존재해야 할 당위성이 있지만, 한 개인이 개발/운영하기에는 데이터베이스 자체로는 수익모델이 불분명하다는 점에서 국책사업이라고 생각한다. 즉,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내에 데이터베이스 개발/운영부서를 만들거나 또는 '한국 음악데이터베이스 공사'(가칭)를 만들어서 데이터베이스를 개발/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명심할 것은, 데이터베이스는 만드는 것 자체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일단 완성을 시키더라도 컨텐츠를 수정, 보완하고 동시에 새로운 정보를 계속적으로 업데이트시켜야지 의미가 있다.


5. 대중음악전문 공중파(FM 채널) 라디오방송국 신설

① 음악전문 라디오방송국의 설립 목적은 '한국 음악산업(음반산업) 성장'이다
한국에서 음반시장을 키우는 방법은 상품(음반)들을 '다양화'시켜서 현재 10대 중심의 소비자층을 적어도 20~30대까지 확대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올바른 음반제작자 몇몇이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고, 매체와 정부의 지원 없이는 힘들다. 즉, 매체가 제기능을 해야 하고, 합당한 대중음악 관련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일본의 음반시장은 5조원 대인데, 여기서 인디음반 시장인 '인디즈'가 5,000억원 대라는 것이 현재 일본 음반시장의 성장을 얘기하는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적어도 한국에 (전국 네트워크를 가진) '음악전문 라디오방송국들'이 있다면, 많은 다양한 음악들이 '공정하게' 매체를 통해서 '홍보'될 것이고, 또한 인디씬에서 꿈꾸는 '인디 음반 1만장 판매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 인디 뮤지션들이 차기 음반 제작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뿐만아니라 궁극적으로 한국 음반시장이 커진다. 음반 시장이 커지려면 시장에 '다양성'이 있어야 하는데, 한국에서 '다양성'이 가장 잘 보장된 곳은 인디씬 밖에 없기 때문이다.

② '음악전문 라디오방송국'의 성격
- 지향점에서 '공익성'이 전제
- 공중파(지상파) 방송
- FM(초단파) 채널
- 음악 전문편성
- 일반 라디오 수신기 이용

③ 위성/인터넷 방송국으로는 왜 안 되는가?
위성체를 이용한 디지털방송인 DAB(Digital Audio Broadcasting)나 인터넷을 이용한 인터넷방송도 '음악전문 라디오방송' 형태로 생각해 볼 수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들은 현재로서 근본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

첫째, 이들은 공중파만큼 청취자들이 이용하기가 용이하지 않다는 점이다. 기존 공중파 방송의 개념인 "방송이라 함은 전기통신기술을 기반으로 하여 불특정 다수인에게 정보를 일방향적으로 보내주는 것을 말한다. 즉 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수신기'를 소유하고 있는 자는 누구든지 방송국에서 송출되는 정보를 수신할 수 있는 것이다"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기존의 공중파라디오는 이미 '수신기(라디오)'의 보급이 보편화되어서 언제, 어디서든지 공중파 방송을 들을 수 있다. 하지만 DAB는 2003년 자동차용 수신기 개발을 시작으로 2004년 이후에야 상용화될 전망이라 수신기 보급까지는 아직도 한참이 걸릴 전망이다. 그리고 인터넷은 현재로서 '유선'이라는 단점을 갖고 있어서, 일례로 이동하는 차 같은 데서 들을 수 없다는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FM 수준의 음질 퀄리티를 갖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빠른 인터넷망의 건설이 필요하다.

두 번째, 유료서비스 문제이다. DAB나 인터넷방송은 '방송'보다는 '통신'의 개념이 더 강한 측면이 있다. 즉, "방송(Broadcasting)은 공중에게 단방향으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라면, 통신(Telecommunication)은 정보를 주고받는 상호작용의 개념에서 출발한다. 공중의 관점에서 방송은 공익을 중시한다면, 통신은 '비즈니스 영역'이다. 그래서 방송은 무료서비스, 통신은 유료서비스를 원칙으로 한다"라는 원론대로 DAB나 인터넷방송은 '유료서비스'가 전제가 된다. 그래서 공중파방송처럼 '공익성'을 중시하는 프로그램 편성을 하기보다는 비즈니스 영역에서 컨텐츠 개발을 할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서비스 모델이 유한한 공중파 FM에 비해서 DAB나 인터넷방송은 '영상서비스, 쇼핑몰... 등등'까지 결합하여 거의 무한한 서비스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에 사업자들은 누구라도 비즈니스형 컨텐츠 개발에 매달릴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한국 음악산업을 키운다'는 취지의 '공익성'은 처음부터 배제될 뿐만 아니라, '무료서비스'인 FM방송보다 불리하다.


6. 한국 대중음악전문지 발간 지원

한국에는 이상하게도 한국 대중음악전문지가 단 1개도 없다. 시장은 작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음악전문지가 없고, 매체가 시장을 키우는 역할을 생각한다면 지금쯤은 한국 대중음악전문지 발간 사업을 지원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영화쪽의 '씨네21'이 바람직한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씨네21'은 한국에서는 드물게 창간 당시 정공법을 택한 매체였다. 기존에 있었던 영화 관련 매체의 기획과 가장 달랐던 점 두 가지는, 정보 제공자로써의 역할에 머물지 않고 '비평'을 소비자 문화의 영역으로 확장시켰다는 점과 한국 영화와 인력들을 전면에 부각시켰다는 점이다. 이는 적절하면서도 매체를 운영하는 입장으로서의 현실적인 판단이었다. 흔히들 생각할 때 '비평'을 단순히 고루하거나 딱딱하거나 매니아의 입장에서는 음악 듣는 데 별로 상관없는 그 무엇으로 여기겠지만, '비평'은 사실 해당 산업을 '내외적으로 키우는 수단'이기도 하다.


7. 공연

많은 사람들이 공연환경 개선에 집중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고 얘기하는 이유는, 우선 대중음악이 '방송과의 유착관계'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그만큼 그동안 '방송과의 유착관계'에서 비롯된 문제점들을 절실하게 겪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10대 편향의 쇼프로그램은 단지 TV 프로그램 편성상의 불균형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대중음악 시장의 불균형과 곧장 연결된다. 정확한 통계는 알 수 없지만 현재 우리 대중음악 시장의 적어도 80% 이상이 10대 취향 음악으로 채워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기적으로 대중음악 환경이 방송이 아닌 라이브공연 중심으로 개편돼야 하며, 공연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형태의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


8. 클럽

<지난 5월 6일,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2에서 있은 "공연문화활성화를 위한 라이브클럽 살리기 토론회 - 라이브클럽,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가" 포럼에서 발표한 발제문의 일부를 가져왔습니다.>

① 뮤지션들이 공연활동을 할 수 있는 '최소 단위'의 공간
라이브클럽은 뮤지션들이 공연활동을 할 수 있는 '최소 단위'의 장소이고, 인디뮤지션들에게는 실질적으로 유일하게 공연을 상시적으로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또한 500~1,000석 규모의 중형 공연장과 2,000~3,000석 규모 이상의 대형 공연장에서 공연을 할 수 없는 언더그라운드/인디 뮤지션들에게 200~300석 규모(스탠딩 기준)의 라이브클럽은 더없이 소중한 공간이다.

② 인디뮤지션들에게는 유일하게 상시 공연을 할 수 있는 공간
라이브클럽은 상업적인 음반을 발표하지 않은 뮤지션들이 현실적으로 팬들(수용자들)과 오프라인에서 정기적으로 만남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이다.

③ 인디뮤지션들의 음반 발매/판매에 도움을 주는 공간
인디뮤지션이 라이브클럽에서 공연을 하는 것은 그들에게 있어 가장 강력한 홍보 수단이다. 한국처럼 인디뮤지션들의 음악이 공중파방송을 통해서 거의 나오지 않고, 신문매체에서는 잘 다루어 주지 않고, 한국대중음악전문지가 없고, 유일하게 인터넷에서만 몇몇 음악전문 웹진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공연은 강력한 홍보 방법이다.

④ '다수의 다양한' 뮤지션들이 활동하는 공간
라이브클럽은 지명도는 떨어지지만 '다수의 다양한' 뮤지션들이 활동 가능한 공간이다. 음반산업이 성장하려면 시장에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을 가진 뮤지션들이 기본적으로 존재해야 하는데, 현재 이런 유형의 뮤지션들이 가장 광범위하게 포진한 공간이 바로 라이브클럽이다.

⑤ 한국 음반시장의 지형도를 바꿀 수 있는 준비된 공간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을 가진 뮤지션들이 포진한 공간이라는 점 때문에 현재 10대 아이돌스타 위주로 편향된 한국 음반시장의 지형도를 바꿀 수 있는 방안은 바로 인디레이블과 함께 라이브클럽을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방법은 인디레이블 지원, 방송매체 개선과 함께 이루어진다면 한국의 음반시장을 정상적으로 성장시키는데 가장 강력한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다.


Ⅳ. 결론


정책 대안의 핵심은 비주류음악씬을 성장시키는 것이므로, 안정적인 '재생산 구조'를 만들어주는 데에 있다. 즉, 궁극적으로는 '인디음반 1만장 판매시대'를 열어 가는 데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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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다음 두 단락이 눈에 띄는 군요.

* 문화관광부(문화콘텐츠진흥원)에서는 2003년에 '창작활성화 사업'으로 29개의 인디레이블에 대하여 지원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 현재 웹진 가슴(www.gaseum.co.kr)은 문예진흥기금에서 '한국 인디뮤직 DB' 개발지원금을 받았다.

한번 알아봅시다! =)


go-mama


은아리쏭

2003.07.17 00:4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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