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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김/아래글 반론] 모병제가 대안이다.

조회 수 1144 추천 수 0 2003.07.08 23:29:15
* 더 생각해 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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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왜냐면]

모병제가 대안이다


-김강기명씨의 ‘모병제가 대안은 아니다’에 대한 반론


또 다시 병역문제다. 병역문제와 관련된 과도한 담론의 생산은 우리 사회에 깊숙히 만연한 ‘박탈감’에 기인한다. 무엇인가를 빼앗겼다는 그 막연한 느낌은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같이 진 남성간에 끈끈한 연대감을 형성하기도 하지만 국방의 의무를 지지 않은 장애인, 여성,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병역특례자들에 대한 알레르기성 공격욕으로 변하기도 한다.

그 박탈감의 정체는 크게 네 가지라고 본다. 먼저, 한창 나이에 군대에서 시간을 때움으로써 갖게 되는 ‘잃어버린 시간’에 대한 박탈감, 민주주의적 가치의 핵심인 ‘평등 개념’이 ‘있는 사람’에게만 통한다는 사실이 주는 박탈감(병역특례자를 예로 들면 될 것이다), 군 생활을 하면서 겪게되는 ‘반인권적 경험’에 의한 인권의 박탈감,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은 인격을 지닌 고귀한 존재라는 자각은 허위이며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국가권력에 의해 동원되는 왜소한 ‘개인’일 뿐이라는 박탈감 혹은 소외감일 것이다.

문제는 이런 박탈감이 ‘나도 당했으니 너도 당해봐야 한다’라는 가학적 성향으로 변하여 문제의 본질을 여성에 대한 증오심, 유승준에 대한 과도한 미움, 병역특례자에 대한 분개라는 개인의 차원에서만 볼 뿐 구조적 차원에서 보지 못한다는 점에 있다. 물론, 권력을 지닌 사람들이 어떻게 불법적으로 자신의 책무를 유기하는지를 관찰하여 민주주의적 가치인 공공성, 공정성이 어떻게 유린되는지를 간파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국가가 군대를 통해 국민을 임의적으로 동원하고 군대라는 조직을 통해 어떻게 국가의 가치를 설파하고 어떻게 국가가 국민을 통제하고 있는지 그 구조적 문제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국가는 군대에서 박정희식 충, 효의 개념을 설파함으로써 국가에 대한 개인의 충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정신교육을 통해 반공주의를 아직도 주입시켜 개인의 사상의 자유를 유린하고 있다. 또한 상명하복이라는 군대의 규율은 대중의 자발성을 제지하고 권력에의 복종을 체화시킬 뿐만 아니라 ‘까라면 까라’에 익숙해진 개인은 명령에 단순히 복종하는 인간형으로 전락해 버린다. 게다가 군대는 검열이라는 낡은 수단으로 군인 개인의 사상을 재단하고 있으며 이런 군대의 검열, 통제의 문화는 개인이 해야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교육시켜서 ‘국가질서 안의 인간’을 양산하고 있다. 게다가 군대를 갔다 온 이후에도 동원훈련이다, 예비군 훈련이다 하며 동원하고 관리하면서 국가는 국민을 어느새 국가의 주체가 아니라 관리의 대상으로 전락시킨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모병제가 이런 문제를 일거에 해소시킬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런데 김강기명씨는 7월3일치 ‘왜냐면’ 기고문에서 모병제가 대안이 될 수 없으며 그 이유를 첫째, 계층 간의 갈등을 가속화시킬 우려가 있고 둘째, 군대가 전문집단화되고 국민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모병제가 아니라 확대된 병역개념-봉사의 개념-을 사용하여 장애인, 여성,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 모두가 봉사하는 쪽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한다. 일단, 김강기명씨는 모병제를 시행할 경우 군대에 지원할 사람이 없게 되어 군대가 하급집단이 되고 이는 또 다른 계층 갈등을 양산한다고 말하지만 기업에서 구조조정을 하고 모든 것이 경제적 가치로 환산되는 요즘, 군대의 환경개선, 처우개선만으로도 군을 안정된 직장으로 볼 사람은 많다. 둘째로 군대의 전문집단화가 결국, 군대를 국민 공동관심의 영역에서 벗어나게 할 것이라고 하는데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공동관심은 소속의 문제가 아니라 중요성의 문제에 따르는 것이다. 예컨대 나는 국회의원이 아니지만 신당창당에 관심이 많다. 이는 신당창당을 통한 이념정당의 등장과 지역구도의 타파는 현 한국사회에서 중요한 지점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당장 북핵을 둘러싼 한반도 정세는 국가방위의 문제와 연결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김강기명씨는 확대된 병역개념이 모두가 국가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공정한 기회를 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확대된 병역에는 쉬운 병역과 힘든 병역이 나눠질 것이고 지금과 같이 불법 병역 배분의 상황이 재연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을 제재할 장치를 또다시 고민해야한다.

현재 전쟁무기는 고도로 발전하여 무기를 다루는 데에도 고도의 숙련이 필요하며 군인의 수보다는 전문적 인력의 운영이 우선시되고 있다. 그런데, 한국군대는 약 2년 여의 군기간 후에 병력이 계속 교체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으로 전문인력의 양산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언제까지 머리수로 현대전을 치룰 생각을 해야하는지 모르겠다. 언제까지 국가동원을 통해서 개인의 무조건적 희생을 강요하고 대만 군인의 월급(약 20만원)을 가지고 1년을 생활하게 하는 ‘노동력 착취의 현실’에 눈감아야만 하는가 도대체 언제까지 인간의 가치를 외면하며 젊은이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이런 징병제를 용납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이동건/역사문화아카데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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