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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김] 모병제가 대안은 아니다. (약간 수정)

조회 수 1553 추천 수 0 2003.07.04 21:31:30
  이건 내 짧은 머리에서 나온 얄팍한 단상들.


군대는 한국 남성들의 가장 깊은 트라우마 중 하나인 것 같다.
내가 한국 남자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_-;) 군대를
기피하겠지만,
1. 군대 기피가 대부분 돈과 권력과 연줄을 통해 이루어지므로,
-주로 상류층에 의해- 그들에 대한 "보통" 남성들의 분노는
정당하고 이해할 만한 것이다.
2. (논란이 되는 얘기는 잠시 미뤄 두고) 군대 제도가 자신
(과 자신의 확장)을 지키기 위한 방위 제도라고 할 때, 한국
사회가 -전반적으로- 구성원들이 동의하고 긍정할 만한
사회였다면 군대를 가는 게 그렇게 억울한 일은 아닐 것이다.
보통 위에서 다 말아먹으니까 걔들 때문에 괜히 아까운
내 시간만 날리는 기분이 들 수 있다.
3. 아무리 대량 살인의 기술을 배우는 곳이 군대라고 해도
한국 군대가 유난히 전근대적이지 않았더라면 트라우마가
이렇게 크지는 않았을 것이다.
4. 트라우마가 커도 문제의 본질을 놓치고, 여성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부당하다.
5. (여성이 시민으로서의 모든 권리를 실질적으로 누린다는 것을
전제로 해서 -이건 동전의 양면일 수 있지만) 군복무 기간을
1년 6개월 정도로 줄이고 여성도 참여하는 것에 동의하는 편이다.
그러나, 군대에서 하는 일은 성별에 따라서가 아니라, 개개인의
능력과 적성(실질적인 차이)에 따라 분배되어야 한다.
6. 한반도의 생존 문제에 한반도가 개입할 여지가 별로 없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다.
현재 한국 군대는 방위보다는 위계 질서와 마초성 등
(더 구체적으로 분석해야 하지만)에 대한 사회적 훈련장으로
기능하는 것 같다.
7. 써먹지만 않으면 살인 기술을 배워두는 것도 괜찮을지
모른다... 방위력이 형편없으면 그 자체로 침략당하기 쉽다...
상대가 공격해 왔을 때는 어떻게 하느냐...를 포함해서
모든 것을 감안하더라도 전쟁이 났을 때 상대편의 무고한
민중(과 덩달아 희생되는 다른 생명체들)을 죽일 이유가
없으며, 이유 없는 살인과 폭력은 거부할 의무가 있다.
양 쪽에서 다들 무기를 버리고 도망가거나 모두 힘을 합해서
"우린 살인-및 동식물도 엄청 죽는다-하기 싫어~" 하는 수
밖에는... 이 때는 아무리 위에서 정치적/경제적 이유로 전쟁을
하려 해도 못할 테니까. 이를 위해서는 밥 먹는 틈틈히 시도
때도 없이 반전평화운동을 해서 반드시 전쟁을 막겠다는
의식이 "주말엔 술 한 잔"과 비슷한 수준으로 정착하게 하는
수 밖에 없겠지.... (물적 조건을 무시/배제하는 입장에서
하는 말이 아니다. 물적 조건이 바뀌는 것에도 사람들의 의식이
작용하니까. 안 그러면 운동을 하는 이유가 없다)
이런 점을 생각할 때, 굉장한 부담을 안고 양심적 병역 거부를 하는 분들은 존경스럽다. 병역의 의무를 무엇으로 규정하든 이 사람들에 대한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한다.
내가 양심적 병역 거부를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내가 전시에 살인을 하겠다는 뜻이 아니라(전쟁 나면 도망가거나 외국에서 평화 운동을 -.-; -도망갈 돈이 없군 -_-;), 방위력 자체가 전쟁을 막는 데 기여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살인 기술을 익히는 것 자체가 공격성이나 폭력성을 발달시키는가는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한 번 감수성을 이성을 죽이기 시작하면,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또한, (한 개인 차원에서의 자기 방어 훈련과는 달리) 폭력이 집단을 통해 이루어질 때는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이 부분은 다시 쓰겠음. 왜 이리 엉망이야~)
8. 전쟁만은 절대 안 된다는 생각으로 중재에 힘쓴다면
거기까지 안 갈 방법은 많다...(-잘 안 되지만) -6과 겹침
9. 어쨌든, 현실적으로는 누구 하나에 힘을 와장창 실어주지
않는 게 좋다.. 뭐 그렇다.. 미국은 정말 몰락의 길을 걸을까?
이렇든 저렇든 미국은 대체로 재미없다.

다음은 "한겨레 왜냐면"에서 퍼온 글.
대부분 동의하는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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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병제가 대안은 아니다


유승준씨,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자들, “꼭 가고 싶습니다”를 외치는 텔레비전 속 청년들, 그리고 돈도 없고 빽도 없어 눈물을 삼키며 훈련소 문을 들어서는 이 땅의 수많은 서민의 아들들과 그들을 비웃는 돈있고 빽있는 병역 면제자들, 군대에 가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람 대접 못 받고 사는 여성들과 장애인들, 수많은 사정을 가지고 병역문제와 얽혀 있는 사람들 …. 그들은 어찌 되었든 함께 살아가야 하는 ‘한국’ 사람들이다.

1997년의 ‘이회창씨 아들 병역문제’ 이후로 이 문제는 많은 사회적 갈등을 일으켜 왔다. 거기에는 시민권 취득과 뇌물 등을 통한 병역면제 같은 빈부갈등,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등 보혁갈등, 병역 가산점 문제와 같은 남녀갈등,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갈등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많이 이야기되는 병역 개혁안은 모병제인 듯하다. 전군의 직업 군인화를 통해 군대의 전문성 확보와 인권 문제를 모두 해결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모병제는 징병제에 대한 좋은 대안이 될 수 없다. 첫째, 한국 사회에서 계층 갈등을 가속화할 위험이 있다. 모병제로 바뀔 경우 군대는 기피 업종의 하나로 인식될 것이다. 그리고 모병제 아래 군대에 들어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저학력, 저소득층 사람들일 것이다. 이것은 나라를 계급구조로 양분하고, 장기적으로는 군대 자체의 질과 사기를 떨어뜨리게 된다.

둘째, 전문 집단화된 군대는 ‘살인 기계화’, ‘국가 노예화’가 될 것이다. 근대 산업사회가 낳은 현상의 하나는 전문 집단화다. 이것은 엄청난 효율성을 가져왔지만, 동시에 책임과 윤리를 뭉개는 구실을 하였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어떤 사람이 대량살상 무기 부품을 만드는 하청업체에서 일한다고 하자. 회사는 군 기밀을 지키기 위해서 노동자들이 만드는 부품이 어떤 것인지 비밀에 부친다. 노동자들은 돈을 벌기 위해, 보람있는 삶을 위해 열심히 일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들이 만드는 부품이 사람을 학살하는 데 쓰일 수도 있다. 또하나의 문제는 전문 집단화가 되면서 그 일이 공동체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진다는 것이다. 자기 자녀가 군대에 가는 것도 아니므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군대 자체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게 된다. 자국 군대가 제3세계에 가서 민간인을 학살하는 것도 영화를 보는 것과 별 다를 것 없이 방관하게 되는 것이다. 군인들 역시 상관의 명령이 그릇된 것인지, 어떤지는 생각할 이유가 없고, 책임질 필요도 없게 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군대는 국가의 노예가 되고, 살인 기계가 될 위험이 많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일까 나는 ‘병역’의 개념을 확장시켜서 현재의 징병제를 확대·개선하는 방향이 옳다고 생각한다. 곧, 병역을 단순하게 무기를 들고 나라를 지킨다는 소극적 개념에서, 국가 방위를 포함한 나라의 발전과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적극적인 개념으로 확장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젊은 ‘남녀’가 1년에서 1년6월 동안 사회를 위해 봉사하게 하는 것이다. 이것은 가난하든 부유하든, 많이 배운 사람이든 적게 배운 사람이든, 남녀·장애를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같은 기간 사회적 의무를 지게 만듦으로써 사회를 성숙하게 하는 제도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의무가 공평하게 부과될 때 나라를 지키기 위해 방위의 의무를 다하려는 사람들도 자발적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다. 이런 확대 징병제를 통해 모든 국민이 군대와 연관되어 나라의 잘못된 군대 동원 등에 대한 감시와 견제가 활발하게 일어나게 되고, 평화 유지와 군 범죄 예방에서 훨씬 더 좋은 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다. 또 군대 문제로 벌어지는 각종 차별과 사회적 갈등을 막을 수 있다. 여성들을 군대 안 간다고 이류 취급하는 마초들과, 돈이 없어서 언제나 서러운 일을 당하는 서민들은 사라질 것이며, 고학력·부유층 역시 같은 의무를 지고 타인들과 함께 생활하는 가운데 사회적 약자를 보는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단순히 집총 거부를 넘어서 이러한 징병제가 국가권력에 의한 인권 침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권을 인정하고 몇가지 권리를 제한하는 정도로 보호해야 한다. 이러한 조처들을 통해 대한민국은 누구도 희생시키지 않고 모든 사람을 지킬 수 있는 사회가 될 것이다.

김강기명/대학생

한겨레/왜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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