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할 곳 없는 천사(free board)


공중캠프

2016.10.29 11:50

[사당의 후기]

긴 후기.
공중캠프, 스트레인지 프룻, 비행술 - 세 가게가 함께한 "삼각관계" 첫번째 공연이 무사히 끝났다. 모두가 많이 수고해주고 아낌없이 내어준 덕분에 많이 즐거울 수 있었습니다.

세 가게 사람들이 조우한 일이야 셀수 없을테지만, 내게 가장 인상적인 기억은 역시 2009년 하나레구미의 두번째 내한때인 것 같다.

하나레구미 일당들의 엄청나게 좋은 에너지(+ 후유증)를 잘알고 있었던 우리들은 2년만에 만난 그들을 향해 매일같이 삼켜버릴 기세로 달려들었었지. 비행술에서 마시던 새벽에 갑자기 안면도를 가기로 한 일. 그래서 목원이랑 지홍형이랑 작전을 막 짜가지고 차 두대로 낮팀 밤팀가서 게임하고 또 밤새고 아침에 다시 올라왔던 미친날도 있었지. 영범이가 초죽음이 되어 다시 회복될것 같지 않던 철의 7일간 구렁텅이...에 오하타 유이치도 같이 있었지요.
그때만해도 오하타 상은 기타를 섬세하게 잘치는 '친구의 친구' 같은 느낌이었는데. 어느덧 여러 해 조우하며 친한 친구 중의 한사람이 되어버렸다. ^^

세 가게의 사랑과 우정, 질투와 배신.. 보단 결국 술과 음악으로 모두를 용서하는 ㅋㅋㅋ 십시일반 공연기획 삼각관계여~ 앞으로도 1,2년에 한번쯤은 했으면 좋겠다요.
공중캠프 또한 내적으로 애증이랄지 감정의 찌꺼기는 깊숙이 묻은 채로.. 지금은 역시 음악으로 하나되어 악의 무리 토벌할 기세입니다. 어느덧 11월 10주년을 맞이하네요... 커뮤니티는 곧 14주년.. 영범과 나는 음악으로 18년..... 이제는 공연이 끝났다고 세상이 끝날 것 같은 기분을 느끼지 말자고. 조절하자고. 하면서도 멈추지를 못하지만 - 나아지고 있음도 느낀다.

이번 공연은 어느정도 예상된 적자라고들 했다. 오하타가 친구지만 인지도가 넓지는 않았기 때문에. 하지만 우리들이 체류경비를 들여 일본에서 뮤지션을 부른다는 것은 - 이미 수지타산에 의한 것이 아니다. 개런티를 거의 받지 않아주는 뮤지션들도 그렇다. 음악을 좋아하는 마음들이 절실하게 맞닿아 있을때, 아침이 밝아올때까지 함께 음악을 들으며 술을 꺼내고 각자의 지갑을 비워낼 수 있는 사람들. 간절한 마음과 행동들이 이어질때 파산을 면하는 기적이 일어난다. 그저 감사할 뿐이다.

세번의 공연 중에서 가장 빛났던 공연은 단연 비행술에서의 어쿠스틱 공연이었던 것 같다. 비행술은 기본적으로 너무나 예쁜 가게이고, 가까운 거리에서 장난감들의 속삭임까지 느낄 수 있는 아늑함. 조명이며 쓸쓸한 바깥 풍경. 완벽한 좁은 공간이다.
그래도 화려한 게스트(?)로 채워진 캠프에서의 화려한 공연도 신이 났던 건 물론이고, 멕시코행 고속열차나 '스트레인지 프룻'을 잔잔하게 들을 수 있었던(그 리프 아침에 막 들림..) 프룻 공연 역시 좋았다.. 그런데 오하타 트리오의 셋리스트 또한 비행술에서의 선곡/흐름이 최고였다는. (이게다 미안이 때문임. ?)

마지막으로 요시가키 야스히로상과 이가 와타루상 이야기.
어떤 의미에서 이들은 정말 최고다. 내가 좋아하는 비교적 대중적인 스타일의 음악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들은 최고의 실력을 지녔다고 들었다. 최고의 상황만을 세팅해서 우아한 위용만을 보이기 보다는. 그 어떤 상태에도 맞추어 최적의 힘을 발휘하게 하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 그간 내한했던 뮤지션들 가운데 '치명적 그 매력'을 아주 오랜만에 느꼈다. 이들에게 내가 알고 있는 서울의 풍경을 알려주는 것은 매우 큰 기쁨이었다.

요시가키 야스히로가 이끄는 빅밴드 'Orquesta Libre'의 앨범들을 왕창 사서 듣고 있는데. 아. 정말 신세계가 열려버렸다. ㅎㅎㅎ 앞으로 그를 통해 문외한인 '재즈'를 더욱 가까이할 일이 많아질지도 모르겠다. 숙취에서 깨어난 후에도 우울할 일이 없어 다행.
사진은 영범이가 찍은 비행술에서의 세사람. 빛이 참 좋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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