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학구열


 

"어느샌가 이런 상황을 ‘당연’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다.

 

나와 ‘친한 사람’과 그밖의 사람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선을 긋는 것은 잘못이다. 모든 사람들, 특히 부조리한 역경을 강요당하고 있는 ... 사람들에게 평화가 찾아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모든 것이 천박해지고 비속해지고 있다고 느낀다. 나처럼 ‘인생의 가을’을 맞이하고 있는 사람이 그래도 한마디 충고를 한다면, 서두르지 말고 차분하게, 효율이나 속도보다 더 나은 다른 가치를 소중히 여겨 달라는 것이 될까. 말하자면 인문주의적 사고를 중히 여기고 인간미가 있는 사회를 만들자는 얘기다.

 

"그것은 거의 승산이 없었지만 그럼에도 진실을 계속 말하려는 의지의 문제였습니다." - 에드워드 사이드, <펜과 칼>

 

우리도 승산이 있든 없든 ‘진실’을 계속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엄혹한 시대가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용기를 잃지 말고, 얼굴을 들고, ‘진실’을 계속 얘기하자. 사이드만이 아니다. 세계 곳곳에서 천박함이나 비속함과는 거리가 먼, 진실을 계속 얘기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런 사람들이야말로 우리의 벗이다."

 

2023.7.6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09909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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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리듬을 믿고(この胸のリズムを信じて)", "우리는 걷는다 단지 그뿐(ぼくらは步く ただそんだ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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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캠프

2023.12.19 16:06:34
*.235.3.91

“그는 범행을 결행하기까지 휴대전화 사이트에 범행을 예고하는 많은 글을 남겼다. 거기에는 “친구를 사귈 수 없다”는 등 고독감을 호소하는 내용이 눈에 띄는데, 그중 가장 내 시선을 끈 것은 “고교를 졸업한 뒤 8년간, 연전연패”라는 글 한 줄이다. 고이즈미 정권하의 신자유주의 정책 결과 일본은 극단적인 격차(양극화)사회가 돼 방대한 수의 프리터(Free Arbeiter의 줄임말)를 양산해 왔다. ‘프리터’라는 건 안정된 취직이 불가능한 젊은이들을, 마치 그들 자신이 그렇게 살고 싶어서 비정규직을 택한 듯이 일컫는 일본 특유의 화법이다. 신자유주의 경쟁사회의 생존경쟁에서 이겨 상승하는 자는 ‘가치구미’(승리조), 몰락하는 자는 ‘마케구미’(패배조)이고 ‘마케구미’가 된 것은 당사자의 ‘자기책임’이므로 동정하거나 구원의 손길을 내밀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 팽대한 비정규직 젊은이들은 해고 불안과 격차사회에 대한 막연한 분노를 품지만 그 불안이나 분노를 서로 나눌 또래를 만날 수도 없어 자신한테 ‘마케구미’의 낙인을 찍을 수밖에 없도록 길들여지고 있다. 그중에서 방향성을 잃은 폭력을 폭발시키는 자가 나타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하다 할 것이다.” (서경식, “일본 문제만은 아닌 ‘묻지마 살인’”, 2008년 6월 20일자 한겨레 (출처: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294415.htm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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