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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캠프

2017.10.16 19:21

[빛이 아닌 결론을 찢는]은 미래의 일기라 불러도 좋겠다. 인간에게서 인간을 소멸해 버린 세계, 그 상태의 말, 그 말의 자동기술이라 해도 되겠다. 인간에게서 인간을 소멸한다는 것은 시인이 시 안에서 인간에게 역진화를 경험하게 한다거나 진화를 멈춘 세상에 있게 하는 것이다. 시인의 시간에 대한 의식이 그렇게 움직이자 '로보트, 인형, 복제, 외계인'의 심박수가 더 도드라지게 등장한다. 마치 소포클레스가 [필록테테스]에서 '더 이상 인간들과 함께 하지 않으니 자신을 더욱 잘 표현할 수 있게 되는구나' 라고 말한 것처럼 '흐려진, 투명해진, 잃어버린, 얇은' 존재 상태에서 더욱 분명하고도 당위적으로 미래에의 기투를 가시화할 수 있게 된다.
시인은 섬멸된 세계나 소멸된 인간을 시에 불러옴으로써 돌부리에 걸려 엎어진 진화의 길목들을 보여주는데, 이 자리가 시적 화자가 일기를 쓰는 자리다. 시인 스스로가 말한 것처럼 '사라진 일기를 찾는 방법은 모레의 일기'를 미리 쓰는 것이니까.

/ 김혜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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