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612
살다살다 어제 꿈엔 휘시만즈가 나왔다.
14년 동안 휘시만즈만 들어왔지만, 꿈에 나오기는 처음이었다.
이제 드디어(?) 추억할 수 있게 된 걸까...
사토와 오지켄, 하카세가 있는 92~93년 무렵의 휘시만즈였다.
체인지 타임이 되자 기둥 뒤에 웅크리고 있던 캡을 눌러 쓴 사토가 부스스 일어나 무대 위로 (기어) 올라 갔다.
그리고 20대 초중반의 유주루와 킨짱이 나오고, 이어서 하카세와 오지켄이 세팅을 했다.
한쪽 구석에 코구레가 있었던 것도 같다.
(혼지와 다츠를 못 만난 것이 아쉽다.)
무대는 캠프 정도의 낮은 높이로 바닥은 맨질맨질하게 잘 다듬어진 나무로 되어 있었다.
tower 혹은 HMV의 인스토어 쇼케이스 정도의 분위기였다.
멤버들은 모두 20년 전의 모습이었지만, 참여자인 우리들은 현재 시점이었다.
모두 휘시만즈의 마음씨 좋은 오랜 팬들처럼 보였는데, 대부분 마루 바닥에 앉거나 드러 누워서 공연을 보았다.
사토는 공연 내내 그 특유의 쿵푸 딴스를 추거나 물총을 쏘면서 무대를 뒹굴러 다녔고, 오지켄은 한곡 한곡 끝날 때마다 재치있는 MC를 주고 받으며 분위기를 더욱 즐겁게 만들었다.
멤버들과 우리들 모두 사랑과 웃음 가득한 얼굴이었다.
그 행복하고 그리운 표정들과, 기타 소리, 키보드 소리, 하이햇 소리, 베이스 소리가 너무 또렷하고 생생하게 기억난다.
그렇게 모두 함께, "워킹"과 "피아노", "토요비노 요루"와 "이카레타 베이비", "무라사키노 소라까라"를 열창했다.
"사무이~ 요루와네~ 다레니모 아와나이요~ (추운 밤에는 아무도 만나지 않아요)
마루데 신~다 효우노 요우니네~ (마치 죽은 표범처럼)
네무리 쯔즈케떼~" (계속 잠만 잡니다)"
잠꼬대를 한 걸까, 기분이 너무 좋아서였을까,
그렇게 노래를 부르다가 뜨거운 장판 위의 현실로 돌아왔다...
sigh...
2013.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