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극장의 10월: <식욕 영화제>
식욕의 계절, 가을입니다.
먹는 것으로 관계가 돈독해지곤 하죠. 먹으면서 친해진다거나, 먹는걸로 함께 즐거워 진다거나, 하는 것들은 멋있어 보이진 않더라도 꽤 쓸모있는 처세술이랄까요. 여튼 먹는 것과 사람의 이야기는 끝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어가 제철이라는 10월, 전어를 먹으러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스크린에 맛있는 요리들을 가득 차려놓았습니다. 무엇인가 먹고싶게 만드는 영화, 무엇인가 먹고싶지 않게 만드는 영화, 두 가지 모두로 공중극장의 10월을 차려볼까 합니다.
10/11(수) - 바베트의 만찬
10/18(수) - 담뽀뽀
10/25(수) - 귀축대연회
* 매주 수요일 저녁 8:00~ @공중캠프 (http://kuchu-camp.net)
* 입장료 무료, 음료 별도 입니다.
* 식욕 영화제의 3주간 코스요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0/11(수)
<바베트의 만찬>(Babettes Gaestebud)
102분, 덴마크, 1987년
감독: 가브리엘 악셀
출연: 스테파니 오드런, 버짓 페더스피엘, 보딜 카이어
복권에 당첨된 바베트가 마련한 소박한 마을 사람들을 위한 최고의 만찬에 초대합니다.
10/18(수)
<담뽀뽀>(タンポポ)
일본, 1986년
감독: 이타미 주조
출연: 야마자키 츠토무, 미야모토 노부코, 야쿠쇼 코지
일본의 라멘집 담뽀뽀 사람들의 애로틱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들이 군침나오는 음식들과 함께 차려집니다.
10/25(수)
<귀축대연회(aka 키치쿠)>(鬼畜大宴會)
100분, 일본, 1997년
감독: 쿠마키리 카즈요시
출연: 보쿠다 시게루, 미카미 스미코, 사와다 스케
아이고, 미안. 신나게 프랑스/일본 요리를 구경하고 식욕 왕성한 상태에서 뭐라도 먹었다면, 이젠 불어난 배를 부여잡고 어떻게든 식욕을 떨어뜨리고 싶어지진 않을까요. "극한 상태의 집단 광기"로 인한 '식욕 떨어지는 장면'들이 가득한 이 영화, 끝까지 앉아 보시는 분께는 공중캠프의 치킨너겟이라도 사드리겠습니다.
* 이 영화는 공중캠프의 방태정님께서 번역/제공해주셨습니다.
5개월간 열심히 영화들을 쏘아주던 빔 프로젝터가 파업을 하는 바람에 공중극장엔 잠시 환절기의 휴식을 맞았었습니다. 그리고 금새 선선해진 날씨와 함께 가을의 식탁을 차려놓고 컴백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무엇인가 먹어도 좋고, 무엇인가 마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고즈넉한 가을의 수요일 밤에, 당신을 숨겨줄 공중극장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