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극장 게시판


소설 원작과 함께 보는 영화제 소개글

조회 수 1737 추천 수 0 2006.08.15 22:46:09
오늘은 휴일이고 해서 뒹굴거리며 슬렁슬렁 잘 읽힐 것 같은 책을 집어들고 왔습니다. 연애시대. 얼마 전에 드라마로 만들어졌었는데, 다들 드라마가 너무너무 재미있다고 추천해주는지라. 집에는 티비도 없고, 그렇다고 열 몇시간을 들여 처음부터 끝까지 보는 건 생각하면 너무 길고,(사실 한 번 빠져들면 그렇지도 않다는 걸 잘 알면서도.) 그래서 시간단축 버전으로 책을 읽자,라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확실히 지나가면서 조금씩 봤던 드라마는 재미있었거든요. 아아, 그런데 책은 재미가 없었습니다. 몇 시간 내에 후딱 읽어버렸지만, 읽을수록 이건 좀 아냐.라는 생각이 휙.
피아니스트를 보고서 피아노 치는 여자를 읽어보려고도 했었는데, 책을 읽는 게 거의 영화를 그대로 다시보는 느낌이라 포기해버린 기억도 있어요. 결말까지 뻔히 알고 디테일도 영화와 거의 일치하는것 같은데 읽고 있기가 조금 지루했거든요.



반대의 경험도 물론 있어요. 오만과 편견을 읽고 BBC드라마를 보았을 때라던가(거의 콜린퍼스와 Mr.다시를 동일인물화하면서 보았던 기억이. 후후), 책 읽어주는 여자의 책과 영화를 읽고 보았을 때라던가. 문자로 입력되어 머리 속에서 흐릿하고 구체화되지 못한 배경이 부유하다가, 경쾌한 발걸음으로 눈 앞에 나타나는 겁니다. 책을 읽었을 때 느꼈던 감정을 다시 한 번 경험하게 해 주고, 책과 다른 점을 집어내면서 즐거워하고, 책에서는 마음에 들었지만 생략된 부분에 아쉬워하고.



어쨌든 같은 내용이 상이한 매체를 통해서 읽히고 보여진다는 것은 참 매혹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시는지? 내가 너무 좋아했던 영화에 대한 책이 존재하는 것, 혹은 내가 정신없이 읽었던 책이 영화화된다는 것은 왠지 불끈하거나 두근두근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어요. 책에서 어렴풋이 존재했던 사람의 얼굴, 배경이 되는 장소를 직접 보게 되는 순간이라던가, 혹은 반대로 영화에서 건너뛴 소소한 디테일과 등장인물의 감정들을 책에서 확인하게 되는 순간이라던가.



우리는 하나의 선 같은 시간을 살고 있으니까 영화와 소설을 동시에 보고 읽을 수는 없지요. 둘 다 하려면, 영화를 보고 소설을 읽거나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보거나 하는 시간적 순서를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영화를 먼저 보고 소설에게 기대하게 되는 것, 혹은 소설을 먼저 읽고 영화에게 기대하게 되는 것.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실런지? 그리고 영화와 원작소설 둘 중에 어떤 쪽에 손을 들어줄지? 이번 공중극장에서 경험해봅시다. 영화를 보기에도, 책을 읽기에도 좋은 가을이 다가오고 있어요-!

댓글 '1'

2006.08.15 22:55:12
*.60.78.117

와아 현경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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