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할 곳 없는 천사(free board)


[살롱] 후기

조회 수 1965 추천 수 0 2006.06.19 16:08:33
(주의) 틀린 글자 너무 많음. 일부러 안 고친 건 아니고. "아이고"소리가 먼저 나오길래 그냥 이렇게 한 사람 편해보자고.

아 뭐, 음감회 후기가 되겠습니다.
아이고. 이렇게 하지 말걸, 이라고 생각한 것은 여덟시가 넘어가면서부터였습니다.
예고편보니까, <하늘이시여> 다음회에 왕모가 왕마리아에게 놀라지 말라며 청심환을 미리 건네는 장면이 있던데요. 여덟시 넘으니까 가슴이 조여와서(정말이거든요?) 카스로 구급처방을 시작했습니다. 처음 마이크 앞에 나갔을 때, 네 병 상황이었던 것 같아요.

1. 엘자와 글렌 메데이로스의 뮤직비디오를 본 순간이 생각납니다. 아 음감회 당일날말고, 모레가 선곡해서 제가 뮤직비디오 파일을 찾은 날 말입니다. 세상에, 너무 좋잖아. 좋아도 너무 살인적으로 좋잖아. 그랬습니다. 여름이었고, 화면속은 ‘우리들의 여름날’이었어요.

2. 펫숍보이스의 새 앨범을 듣는데, 처음 귀에 들어온 노래가 ‘소돔 앤 고모라 쇼’였습니다. 아마 대부분 그러실 거라 추측합니다. 이 노래를 틀지 말지는 좀 고민했던 것 같아요. 너무 익숙한 선택 같았거든요. 확실히 선곡의 초반부에 넣기에 어울리는 노래로는 맞는데, 영상은 좀 헷갈렸습니다. 패션 쇼 영상을 어딘가에는 스고 싶었는데, 사실은 나중에 틀 노래인 이씨스터즈의 ‘서울의 아가씨’ 에 패션디자이너 송자인 쇼 영상을 넣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영상을 구하기가 웬지 번거로울 것 같아서, 주변에 뭐가 없나 생각해보니 얼마전에 구입한 빅터 앤 롤프의 dvd가 생각나서 틀어봤는데, 사실 그 dvd가 내용적으로도 굉장히 충실하고 좋거든요. 그래서 음감회는 잊고 그걸 모두 다시 봤는데, 음감회날 보신 장면에 ‘소돔 앤 고모라 쇼’가 딱 떠오르면서… 뭐 그렇게 된겁니다.

3. 영화음악 선곡은 원래 다른 곡이었습니다. <아비정전>, <아이다호>,<나의 즐거운 일기>가 원래 선택이었어요.
그때 메모해둔 노트를 잠시 보시죠.
(아비정전) Los Indios Tabajaras – Always in My Heart
(1:09:25 여자 우는 장면 시작 / 끝나고 밝아지면 음악 시작 ~ 재생 속도 조정 장국영 걸어가는 것 거의 끝날 즈음 엔딩되게)
(아이다호) Dwight Yokim – Cattle Call
(2:57 ~ 쓰러지면 음악 시작 ~ 재생 속도 조정 ‘씨애틀’ 화면 뜨기 전 호수에서 끝나도록)
(나의 즐거운 일기) David Sembello – Maniac
(15:15 ~ 대사 살리고, 대사 끝날 즈음(“윔지컬~”) 음악 시작)

이런식이었는데, 아이다호를 뺐어요. 연이어 듣기에 너무 늘어지게 들려서요. 그런데 그즈음 로버트 알트만의 <기나긴 이별>이라는 영화를 (음감회와는 상관없이) 보게되었고, 너무 좋아서 꼭 음감회때 틀고싶어졌습니다. 어렵게 데이비드 그루신 트리오가 부른 ‘The Long Goodbye’라는 곡을 파일로 구했죠. 다 준비가 되었는데, 당일날 취소했어요. 이유는 하나, 너무 늘어질까봐.

4. 포텟과 미드써머의 곡은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정말이지 요즘 록음악의 트렌든지 뭔지 그 스트록스류의 음악이라든가, 다니엘슨이나 베이루트니 선 럽다운이니 뭐 거진 들어봤지만 정말 싫었습니다. 울프 퍼레이드다 뭐다 너무너무 싫어요. (여기서 약간 자랑) 포텟은 출장차 LA에 갔을 때, 클럽에서 직접 공연을 봤습니다. 프레퓨즈73의 오프닝으로 나왔었는데, 거참 신기했어요. 비트가 이렇게 난리법석이고 소리가 완전 난장판인데, 어떻게 그렇게 귀에 쏙 들어올수가 있는지. 기억해두었고, 찾아 들었고, 완전히 미치도록 좋아하진 않지만 언제나 머리속에 있는 음악이 되었습니다. 미드써머는 예전에 꽃에서 이들의 음악을 틀었던 저에겐 참 각별한 밴드였고요.

5. 박재란과 이씨스터즈 얘기도 좀 할게요. 저 옛날 노래에 대한 애착과 편애가 심합니다. 세상에 우리 가요에서 이제 ‘정조’라는 건 사라진 것 같습니다. 총으로 쏴죽이는 류의 뮤직비디오가 저는 3년이면 땡일줄 알았답니다. 맙소사. 그게 무슨 노래더라? 김지수와 조재현이 나오는 최근 뮤직비디오 하나를 봤는데, 가사를 종이에 쓰고 반지에 새기고 그러면서 불구덩이 속에서 노래부르고 막 그러는데 있죠. 저것들을 다 죽이고 나만 살리라. 심정이 되었습니다. 문희준에 대한 살의는 어느새 추억이 되었건만, ‘오 필승 코리아’를 바이브레이션 왕차ㅇ 넣어서 부르는 버즈라는 남자애들을 보면서, 내가 너무 오래 사나 싶었습니다. 아이고. 박재란의 ‘밀짚모자 목장아가씨’는 w가 아주 어릴적 우연히 들은 노래입니다. 아마도 <가요무대>였을텐데요. 사우디 아니면 쿠웨이트 뭐 이런데 우리 노동자들 위문공연 같은 자리가 있었고, 거기서 주현미가 즉석에서 제비를 뽑아 노래를 하는 코너였는데, ‘밀짚모자 목장아가씨’를 뽑은 거예요. 천하의 주현미가 그 노래를 못부르더라고요. 첫소절만 간신히 하고 그 다음은 모르더라고요. 그런데 어린(아마 국민학교 한 4학년?) 저에게 그 노래가 왠일인지 머리에 박혔어요. 그러고는 오랫동안 그 노래를 말하자면 ‘지켜’왔던 거겠죠. 이씨스터즈는 <가요박물관>이라는 아세아레코드에서 나온 10장짜리 박스셋에서 알게되었습니다. 물론 노래야 들어본 거였죠. 특히 ‘화진포에서 맺은 사랑’ 같은 경우엔 ‘밀짚모자 목장아가씨’ 같은 특별한 사연이 있어요. 이건 아마 89년 아니면 90년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토토즐)>에서였을겁니다. 이상은과 박영미와 권성연은 강변가요제의 88년 89년 90년 대상수상자들이죠. 그녀들이 금은동메달 시상식대 같은 곳에 올라서니까 키가 딱 맞는 그런세트에서 노래를 불렀는데, 바로 셋이서 같이 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이노래의 특징인 ‘하하~’ 하는 코러스를 이상은이 했는데요. 당시 저의 영웅이었던 그녀가 부른 노래였기에 제가 기억을 못할 수가 없었습니다. 네. 그리고 ‘서울의 아가씨’는 너무너무너무 사랑스럽고요. 세상에 ‘남산에 꽃이 피면~ 라라라라랄라라’ 같은 가사는 말이죠. 왕가위식 표현이겠지만 ‘아름다운 것들은 지나가버렸다’고 저는 아주아주 사무칩니다.  
    
6. 속옷밴드의 ‘멕시코행 고속열차’는 원래 데이슬리퍼의 ‘유리병’과 노이즈가든의 ‘우주곷사슴’과 같은 조로 편성했던 노래였습니다. 제가 <GQ>에도 썼지만, 인디신 3대 명연주곡이라고. 그런데 다른 사람들도 아니고 공중캠프 음감회에서 굳이 틀어야하나 생각했죠. 하지만 틀어야했어요. 멕시코행 고속열차는 정말 좋아도 너무 좋은 겁니다. 노이즈가든과 데이슬리퍼는 늘엊ㄹ까봐 뺐고, 대신 그즈음 구입한 샤데이의 음반에서 한 곡. 전 얼마전까지 샤데이를 거의 모른채 살았드랬습니다.

7. 한혜숙과 고두심이 육탄전을 벌이는 장면은 <인어아가씨> 106회입니다. 109회에는 그 후폭풍격인 싸움이 한차례 더 나온답니다. 물론 육탄의 세기는 매우 약합니다. 음, 임성한을 지지하느냐고 묻는다면 좀 망설이겠지만, 좋아하냐고 묻는다면 네 뭐, 어쩔수가 없다, 고 대답할 것 같습니다. 그 여자의 엄청난 콤플렉스는 저와는 ‘다르게’ 극단적이고, 게다가 너무너무 촌스러워서 안좋아할 수가 없습니다. 연기 잘하는 배우를 무척 싫어하는 저에게 한혜숙의 연기는 정말 못해도 어떻게 저렇게 못하나 싶지만, 그녀가 나온 화면엔 너무나 완벽한 에너지가 초자력울트라 뭐 그런겁니다. 문제의 106회 격투씬은 사실 음악의 배경으로만 쓰기엔 너무 아까운 명대사들이 주옥처럼 쏟아지는데요. 특히 싸움을 시작하면서 그녀들이 애드리브로 내뱉는 “해봐해봐 오늘 둘 중 하나 죽어” 뭐 이런 대사는 말이죠. 거의 대한민국드라마사의 금자탑이 아닌가. 아 살색스타킹(한혜숙)이 검은색스타킹(고두심)을 바깥다리걸기로 자빠뜨릴 때, 카메라가 두 여자의 종아리를 잡은 건 대한민국 영상문화발달사의 한 페이지로서 손색이 없고….

8. 열 병쯤 마셨을 때, 마지막 곡을 소개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옷갈아입으러 창고에 들어가서 한혜숙과 고두심의 대사를 어렴풋이 들으며 낄낄댔습니다. 그러고는 마지막 타임을 소개하러 나갔는데, 사실은 그 전에 두곡이 더 있었는데 그만 제가 까먹은 거였습니다. 지금 생각으로 안 틀길 잘했지 싶어요. 실버스크린과 워크맨의 노래인데, 사실 그저 그랬는데, ‘있어보이는’ 노래가 너무 없진 않나 싶어서 넣어본 거라서요.

9. 이아립의 ‘그후론’은 언젠가 공중캠프에서 그녀가 라이브로 부르는 걸 본적이 있었어요. 이아립은 그 공연 전에 저에게 개인적으로 “우철 카피곡으로 부르기에 뭐 좋은 노래가 없을까?” 라고 물었고, 저는 박인희의 ‘사랑의 휴일’을 MP3로 건넸습니다. 그녀는 ‘그후론’을 불렀는데, 좋아도 너무좋아서.

10. DEEPER & DEEPER 는 모든 걸 잊어보자고 만든 시간이니까, 전 모든 걸 잊었다고 우기렵니다. 저 담다디 불렀죠? 기억이 나네요 글쎄. 못살아요. 모든 걸 잊었다고 생각할 겁니다. 더 이상 제게 그일로 아픔을 남가진마세요. 하수빈이 그랬죠? 노노노노노.

11. 고맙습니다. 좋은 시간이었어요. 다음날 파스를 여덟개 붙였고, 좋았으면 뭘해 그래도 외롭잖아? 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만, 아이고, 어떡해요. 뭐 이젠 음감회도 끝났으니 또 먹는거죠. 만세!

인조

2006.06.19 18:18:05

하하하 만세!

a

2006.06.19 22:03:49

으흐흐 만세!

에헴

2006.06.20 09:47:32

외로와 만세!

go

2006.06.20 11:01:17

바깥다리 만세!

midari

2006.06.20 13:49:08

먹는거죠 만세!

탈랄라

2006.06.26 03:59:00

왕모 만세!

작명가

2006.06.26 16:13:39

클 왕, 털 모, 은행이자 리, 아사라비아 아. 한국 메이크업 아티스트 계의 지각변동. 왕모리아. 곧 시작됩니다.

왕모리아

2006.07.03 21:13:20

위에 너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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